Home뉴스건강 뉴스치매, 운명일까 습관일까…“최대 45%는 늦추거나 줄일 수 있다”

치매, 운명일까 습관일까…“최대 45%는 늦추거나 줄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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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들면 치매는 피할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최신 연구들은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다. 치매가 모두 운명처럼 찾아오는 것은 아니며, 생활습관과 건강관리, 사회적 관계를 바꾸면 상당수는 늦추거나 위험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호주 커틴대학교 연구진이 국제학술지 ‘랜싯 헬시 롱제비티(The Lancet Healthy Longevity)’에 7월1일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신체활동 부족, 흡연, 낮은 교육 수준, 수면 문제, 사회적 고립 등 바꿀 수 있는 위험요인을 관리하면 치매 위험을 낮출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8개국에서 진행된 치매 예방 캠페인과 프로그램을 검토한 결과, 단순히 “운동하세요”, “담배 끊으세요”라고 알리는 홍보만으로는 실제 행동 변화가 크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문제는 사람들이 몰라서만 안 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대부분은 운동이 좋고, 담배가 나쁘고, 사람을 만나는 것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안다. 그러나 아는 것과 실천하는 것은 다르다. 연구진은 치매 예방도 이제는 포스터 한 장, 강의 한 번으로 끝날 일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개인별 위험평가, 온라인 교육, 지역사회 모임, 보건요원과 커뮤니티 리더가 함께하는 실천형 프로그램이 훨씬 효과적이었다.

쉽게 말해 치매 예방은 “정보 전달”보다 “습관 설계”가 중요하다는 뜻이다. 혼자 결심하는 운동보다 친구와 함께 걷는 모임이 오래가고, 막연한 건강 강의보다 자신의 혈압, 수면, 운동량, 사회활동을 직접 확인하는 프로그램이 행동을 더 잘 바꾼다. 한인사회에서도 교회, 마켓 게시판, 지역 신문이 함께 참여하면 치매 예방 정보가 훨씬 생활 속으로 들어갈 수 있다.

특히 이번 연구와 관련해 주목할 부분은 근육이다. 커틴대가 참여한 또 다른 연구는 약 50만 명의 성인을 10년 이상 추적한 결과, 근력이 낮고 체지방이 많은 ‘근감소성 비만’ 상태의 사람들이 치매 위험이 더 높았다고 밝혔다. 흥미로운 점은 비만 자체보다 근력 저하가 함께 있을 때 위험이 두드러졌다는 것이다. 체중계 숫자만 볼 것이 아니라, 다리 힘, 악력, 균형감각, 꾸준한 근력운동을 함께 챙겨야 한다는 의미다.

기존 국제 보고서도 같은 방향을 가리킨다. 2024년 랜싯 치매위원회 보고서는 낮은 교육 수준, 청력 손실, 고혈압, 흡연, 비만, 우울증, 신체활동 부족, 당뇨, 과음, 머리 외상, 대기오염, 사회적 고립에 더해 고콜레스테롤과 시력 손상을 새 위험요인으로 추가했다. 이 14가지 요인을 사회 전체에서 줄이면 치매 사례의 약 45%를 예방하거나 지연시킬 수 있다는 분석이다.

물론 이것이 개인에게 “이것만 하면 절대 치매에 걸리지 않는다”는 뜻은 아니다. 나이와 유전, 기존 질환처럼 바꿀 수 없는 요인도 있다. 또 이미 치매를 앓는 사람이나 가족에게 책임을 돌리는 식으로 해석해서도 안 된다. 다만 지금 걷고, 담배를 끊고, 혈압과 당뇨를 관리하고, 귀와 눈을 치료하고, 사람들과 연결되는 일은 뇌 건강을 지키는 가장 현실적인 출발점이다.

치매 예방은 거창한 의학 프로젝트가 아니라 일상의 재정비에 가깝다. 오늘 20분 걷기, 계단 오르기, 단백질 챙기기, 친구에게 전화하기, 잠을 조금 더 잘 자기 같은 작은 선택이 뇌를 지키는 첫걸음이 될 수 있다. 치매와의 싸움은 병원에서만 시작되는 것이 아니다. 식탁에서, 운동화 끈을 묶는 순간에, 사람을 다시 만나는 자리에서 이미 시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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