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학생·취업비자·E-2 투자자 가정까지 영향권…합법 체류 가정 자녀도 쟁점
미국에서 태어나면 미국 시민이 된다는 출생시민권(Birthright Citizenship) 원칙이 연방대법원(Supreme Court) 판결로 다시 확인됐다. 연방의회 트라이코커스(Congressional Tri-Caucus) 의장단은 6월 30일 공동성명을 내고, 트럼프 행정부의 출생시민권 제한 행정명령(Executive Order)이 위헌이라는 대법원 판단을 환영했다. 이번 성명에는 아시아태평양계 미국인 코커스(CAPAC) 의장 그레이스 멩(Grace Meng) 연방하원의원, 흑인 코커스(CBC) 의장 이베트 클라크(Yvette Clarke) 의원, 히스패닉 코커스(CHC) 의장 아드리아노 에스파이야트(Adriano Espaillat) 의원이 함께했다.
의장단은 “오늘의 결정은 미국에서 태어난 모든 아이는 미국 시민이라는 근본적인 헌법 원칙을 확인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 원칙은 수정헌법 14조(Fourteenth Amendment)에 의해 확립됐고, 1898년 연방대법원의 웡 김 아크 사건(United States v. Wong Kim Ark)을 통해 재확인됐으며, 연방법에도 반영됐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한인연구소(Korean American Institute)의 정책 브리프(Policy Brief)도 출생시민권이 128년 동안 유지돼 온 수정헌법 14조의 확립된 해석이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2025년 1월 20일 서명한 행정명령 14160호(Executive Order 14160)는 두 갈래로 출생시민권을 제한하려 했다. 하나는 불법 체류 산모(Undocumented Mother)의 자녀에게 시민권을 주지 않는 내용이고, 다른 하나는 학생비자(Student Visa), 교환방문자비자(Exchange Visitor Visa), 취업비자(Work Visa), 투자비자(Investor Visa), 관광비자(Tourist Visa) 등 합법적이지만 임시 체류 신분(Lawful but Temporary Status)의 부모에게서 태어난 아이도 시민권을 받지 못하게 하는 내용이었다.
한인사회가 특히 주목해야 할 부분은 두 번째 조항이다. 한인 이민은 유학생, 교환학자, 박사후연구원(Postdoctoral Researcher), H-1B 취업비자(H-1B Work Visa), E-2 조약투자비자(E-2 Treaty Investor Visa)와 깊이 연결돼 있다. 자료에 따르면 한국은 인도와 중국에 이어 미국 내 국제학생(International Student) 송출국 3위이며, 2023~2024학년도 기준 약 4만3천 명의 한국 학생이 미국 교육기관에 등록돼 있었다. 또 2024회계연도에는 한국 국적자에게 약 6,800건의 E-2 비자가 발급돼 일본 다음으로 많았다.
이 행정명령이 시행됐다면 2025년부터 2050년 사이 미국에서 태어나는 약 640만 명의 아이가 시민권을 받지 못할 수 있다는 분석도 제시됐다. 이 가운데 아시아계 아이는 약 75만7천 명으로 추산됐고, 약 80%는 부모가 불법체류자가 아니라 합법적 임시 체류 신분이라는 이유로 영향을 받을 수 있었다.
트라이코커스 의장단은 공동성명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헌법을 무시하고 한 번의 서명으로 권리를 빼앗을 수 없다는 점을 이번 판결이 보여줬다”고 밝혔다. 또 “누가 미국인이 될 수 있는지를 다시 정의하려는 시도는 실패했다”며, 미국 건국 250주년을 앞두고 배제적인 미국관을 거부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번 판결은 한인사회에도 분명한 의미를 남긴다. 미국에서 공부하고, 일하고, 사업을 운영하며 세금을 내는 한인 가정의 자녀들이 태어난 땅에서 시민으로 인정받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출생시민권 논쟁은 더 이상 먼 정치 이슈가 아니다. 한인 가정의 미래, 자녀의 신분, 그리고 미국 사회에서 아시아계가 온전한 구성원으로 인정받는 문제와 맞닿아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