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 7일 콜로라도 주를 직접 방문해 주 역사상 최악의 산불로 피해를 입은 이재민들의 타는 가슴을 위로했다. 그는 질 바이든 여사와 함께 산불 피해 지역을 찾아 주민들과 대화하며 “지구 온난화로 산불이 더욱 강력해졌다는 현실을 무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기후 변화에 대한 대처 필요성 또한 거듭 강조했으며 이재민들에게 연방 정부 차원의 지원을 약속하고 떠났다.
지난해 12월 30일 오전부터 덴버 외곽에서 시작된 ‘마셜 화재(Marshall Fire)’는 최대 시속 169 킬로미터에 달하는 겨울 강풍을 타고 빠르게 번져나가 몇 시간 만에 주택 천여 채를 불태웠다. 바이든 대통령은 신속히 콜로라도 주를 재난지역으로 선포하고 복구 지원에 들어갔지만, 바로 다음 날이 새해 첫 날 20 센티미터가 넘는 폭설이 내려 눈에 뒤덮인 건물 잔해 속에서 수색 작업은 매우 더디게 진행되었다. 게다가 영하 10도 아래로 떨어진 강추위 속에 하루 아침에 집을 잃은 이재민들의 고통은 가중되었다.



지금까지 여러 보도를 종합하면 이번 마셜 화재가 충격적인 이유는 봄도 아닌 가을도 아닌 한 겨울에 갑자기 산불이 났다는 점, 그리고 인적 없는 곳에서 발생하던 산불이 이번에는 주택가와 호텔 및 쇼핑센터를 포함한 편의시설들까지 덮쳤다는 점이다. 이 지역은 총 3만 4,000여명의 주민들이 살고 있는 지역이다.
콜로라도 기후센터의 과학자들은 최근 기후변화와 악화되는 가뭄으로 인해 대규모 산불 재난이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다는 점을 알고 있었지만, 그 시기가 12월일 줄은 몰랐다고 입을 모은다.
하지만 올해 콜로라도의 이상 고온과 가뭄 때문에 봄철에 무성하게 자라난 풀들은 비가 오지 않은 여름과 가을을 지나며 바짝 말라붙어 있었고 실제로 지난 해 6월과 12월 사이 콜로라도 주는 기록 상 가장 따뜻했으며 덴버 지역 관측 역사상 1960년대 초반 이후 가장 건조한 기간 중 하나였다. 볼더 카운티의 약 90 퍼센트 가량의 지역은 지난 1년 동안 극도의 가뭄에 시달렸고 지난 해 여름 이후로는 예년 강우량만큼의 비조차 오지 않았다.
덴버시도 예년과 달리 12월 10일 잠깐의 폭풍우를 제외하고는 1년 내내 눈비가 내린 적이 없다가 이번 산불까지 맞이하게 되었다. 과학자들은 기후변화로 날씨가 극한적으로 변할수록 산불은 더욱 더 자주 일어나고, 파괴적인 위력을 갖게 될 것이라고 예고해 왔으나 이번 마셜 화재는 주민들에게 매우 큰 충격과 상처를 안겼다.
백악관은 성명을 통해 “콜로라도 주에 대한 이번 지원에는 임시 주택과 수리를 위한 연방 정부 보조금, 비보험 재산에 대한 대출 등이 포함될 수 있다”며 “연방 기금은 주정부와 일부 지방정부 및 볼더 카운티에서 자체적으로 비상 업무를 수행 중인 민간 비영리 단체에 대한 자금과 함께 주 전역의 위험 완화 조치를 위해 사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