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룡산(鷄龍山) 은 충남 공주시,계룡시,대전 광역시에 걸쳐있는 산으로 높이는 845m이며, 우리나라에서 2번째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었다. 계룡산 정상인 천황봉(845m)을 중심으로 16개에 달하는 봉우리와 10개의 계곡이 형성되어 있다. 천황봉,연천봉,삼불봉을 잇는 능선이 닭의 벼슬을 쓴 용의 모습을 닮아 계룡산(鷄龍山)으로 불리게 되었다고 한다.
계룡산은 산세가 아늑하면서도 변화무쌍하다. 다양한 야생 동‧식물과 국보, 보물, 지방 문화재가 곳곳에 분포하고 있으며 동학사, 갑사, 신원사등의 고찰이 자리잡고 있다.
산행코스 : 동학사 주차장-세진정-은선폭포-관음봉-삼불봉-남매탑-큰배재-신선봉-작은배재-지석골-학림사



필자는 계룡산,관음봉에서 일출을 맞을 계획을 하고 절친 노종선씨와 담양을 출발했다. 계룡시에서 1박을 하고, 다음 날 새벽 4시30분에 동학사 주차장에 도착했다. 주차장은 어두움과 적막감에 휩싸여 있고 시커먼 하늘에는 수많은 별들이 총총 빛을 발하고 있었다.
곧 동학사로 이어지는 아스팔트길을 걸어 산행을 시작했다.길 왼쪽으로 동학 계곡이 있지만 오랜 가뭄으로 큰 돌이 많이 드러나 있고 흐르는 물의 양은 그리 많지 않다. 한참 걸어오르니 마음의 티끌을 씻어낸다는 세진정(洗塵亭)이 나왔다.조금 걸어 동학사 앞길을 걷게 되었다. 이른 새벽이지만 스님들의 목탁 소리와 염불 소리가 새벽 어두움을 가르며 청아하게 울려퍼지고 있다.
동학사를 지나쳐 조그만 다리를 건너 본격적인 등산로에 접어들었다.
어두컴컴한 숲속의 돌멩이가 많은 길을 해드랜턴을 비추며 오르는데, 간밤에 내린 비로 돌길이 미끄럽기 그지없다. 긴 철제계단을 걸어 오르니 전망대가 나왔다. 아래 쪽으로 가로등들이 환하게 켜져 어둠을 밝히고 있는 동학계곡, 그 너머 멀리 칠흑같은 어둠속에서 밝은 불빛을 발하고 있는 학봉리가 내려다 보인다.
표지판에 따르면 갑하산, 봉래산, 향적봉, 천황봉을 조망할 수 있다고 하는데 지금은 빛이 없어 어두운 하늘을 배경으로 한 시커먼 산들의 실루엣만 보일 따름이다. 나무 가드레일이 있는 돌길을 걸어올라 데크계단을 통과하니 오솔길이 나왔다.
내리막 길이 시작되고 또 데크계단을 걸어 은선폭포(隱仙瀑布)에 도착했다. 신선이 숨어서 놀았다는 은선폭포-높이 46m,폭 10m,경사60도의 폭포라고 하지만, 지금은 오랜 가뭄으로 흐르는 물이 거의 없어 아쉽기만 하다.가파른 돌길과 널다란 돌길을 걸어 은선폭포 상단에 도착했다.



이제부터는 가파른 돌길이 연달아 이어진다. 낙석주의 표지판를 지나 걸으니 길 양옆으로 돌들을 쌓아 올린 모습이 보인다. 돌들의 호위를 받으며 산을 이리 저리 오르는 기분이다. 또 긴 데크계단을 걸어올라 안부에 도착했다. 오른쪽으로 가파른 길이 시작되고 철제 난간이 있는 데크계단을 걸어 관음봉에 도착했다. 그 옆에 서 있는 정자를 바람막이 삼아 정자 밑에서 일출을 기다렸다. 차갑고 스산한 바람이 불어와 땀이 식은 몸을 스쳐 지나가니 추위가 몸 속 깊숙이 파고든다.



어제 밤에 비가 조금 내려 운무가 산에 깔리는 멋진 일출을 기대했지만, 먼 산 위로 두꺼운 구름이 짙게 드리워져 일출을 볼 수가 없었다. 하지만 산을 조망하기에는 부족함이 없는 날씨이다.
동쪽 방향 왼쪽으로부터 세 부처를 닮았다는 삼불봉(三佛峯),장군처럼 위엄있다는 장군봉(將軍峯), 여유있게 푸르름을 자랑하는 도덕봉,노적가리를 쌓아놓은 듯한 향적봉, 디딜방아 받침대, 쌀개 모양의 쌀개봉, 계룡산의 최고봉 천황봉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져 있다. 서쪽으로는 문필봉과 연천봉이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고 있다.



일출을 기다리다 포기하고 발걸음을 삼불봉쪽으로 향했다.
철제계단 내리막 길을 걸어 삼불봉에 도착했다. 삼불봉쪽에서 관음봉쪽을 바라다보니 작은 산 봉우리들이 이어지는 능선을 따라 기암괴석이 늘어서서 장관을 이루고 있다.그 바위 틈바구니에서 자라고 있는 소나무들은 천연 분재라고나 할까. 바위, 소나무, 인공계단들이 어울려 독특하면서도 멋진 풍경을 연출하고 있다. 멀리서 보면 영락없이 닭의 벼슬 모양이다.
삼불봉 능선을 걸어 내려와 상원암,남매탑에 도착했다.고등학교 교과서에서 대했던 스님,처녀,호랑이 설화가 어려 있는 그 유명한 남매탑을 직접 보니 감회가 새로워졌다.비스듬히 이어지는 내리막 길을 걷고 능선을 우회하는 길을 걸어 큰 배재에 도착했다.
작은 배재에서 본격적인 하산이 시작되었다. 큰 활엽수 사이로 난 하산길에는 활엽수의 낙옆들이 수북히 쌓여있다.
조그만 계곡을 건너고 그 계곡을 따라 형성된 길을 따라 내려와 조그만 콘크리트 다리를 건너니 학림사가 나왔다. 웅장하고 크게 자리잡은 설법전 건물이 인상적이다. 학림사 탐방지원센터에 도착해 한참을 걸어 동학사 주차장까지 되돌아 왔다.






계룡산 동학사, 관음봉, 삼불봉, 신선봉, 학림사 코스-계룡산 등산코스중 가장 난이도가 높고 비교적 긴 등산코스이다. 안부까지 오르는 길이 경사가 심하고 데크계단이 많아 조금 힘이 들었다. 능선을 오르락 내리락 하는 길도 쉽지는 않았지만, 멋진 산 봉우리들과 기기묘묘한 바위들을 감상할 수 있는 의미있는 산행이었다.
겨울
조병화
침묵이다
침묵으로 침묵으로 이어지는 세월,
세월 위로 바람이 분다.
바람은 지나가면서
적막한 노래를 부른다
듣는 사람도 없는 세월 위에
노래만 남아 쌓인다
남아 쌓인 노래 위에 눈이 내린다
내린 눈은,기쁨과 슬픔,
인간이 살다 간
자리를 하얗게 덮는다
덮은 눈 속에서
겨울은 기쁨과 슬픔을 가려내어
인간이 남긴 기쁨과
슬픔으로 봄을 준비한다
묵묵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