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2월 24,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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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연의 한국산 하이킹 제8편] 장흥,천관산(天冠山)

장흥,천관산(天冠山)은 전남 장흥군 관산읍과 대덕읍의 경계에 위치하며 높이 723m의 산이다. 1998년 도립공원으로 지정되었으며, 내장산, 월출산,변산, 두륜산과 더불어 호남의 5대 명산으로 불리운다.
산에 오르면 지리산, 월출산, 무등산, 팔영산과 다도해 해상국립공원이 보이고 날씨가 좋을 때는 제주도의 한라산까지 조망할 수 있다.
연대봉에서 환희대까지 132만여m²(약40만평)에 이르는 억새평원이 형성되어 가을이면 은빛 물결의 장관을 이루며 매년 10월에 천관산 억새제가 열린다.
정상 부근에 뾰족뾰족하게 솟은 바위가 천자(天子)의 면류관같이 솟아있어 천관산(天冠山)이라 이름지어졌다.

산행코스 : 영월정(육각정)-장천재–선인봉–금강굴-구정봉-환희대–연대봉-정원석–양근암–영월정
필자는 산행 예정일에 비가 온다는 예보에 따라 산행지를 갑자기 전남의 장흥, 천관산으로 변경했다. 예보에 남쪽 산이 더 일찍 갠다고 했기 때문이다. 아침 일찍 사진 작가 노종선씨와 함께 담양에 있는 그의 집을 나섰는데, 밤사이에 비가 조금 왔고 지금도 하늘에 온통 구름이 가득차있고 비가 또 올 것같은 기세이다.

선인봉 주변의 바위들(사진 조성연)

2시간 운전 끝에 천관산 주차장에 도착했다.
동백나무가 양옆으로 늘어서 있고 단풍나무가 숲 터널을 이룬 아스팔트길을 걸어오르니 비에 젖은 노랗고 붉은 단풍잎들이 길 위에 수북히 떨어져있다. 한 때는 나뭇가지에 매달려 아름답게 빛났을 단풍잎들도 이제는 길에 떨어져 아무렇게 나뒹굴고 있고 등산객들의 발에 밟히고 있으니…..
영월정(육각정)을 통과하고 노송과 맑은 계곡의 경치가 아름다운 장천재를 지나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되었다.

월출산을 배경으로 한 천관산 바위들(사진 노종선)

동백나무, 편백, 대나무, 활엽수, 산죽이 우거진 나무계단을 걸어오르니 이름모를 산새들의 지저귐이 발걸음을 재촉한다. 드디어 능선에 올라 왼쪽으로 방향을 잡고 산죽, 단풍나무, 키작은 활엽수가 우거진 완만한 산길을 걸어 내려가 조그만 계곡을 건너게 된다. 남쪽 지방의 40년만의 기록적인 가뭄으로 계곡물은 흐르지 않고 군데 군데 물이고여 있을 뿐이다.
조금 오르막 길이 시작되고 가드레일이 있는 가파른 길을 걸어오르니 북쪽에서 구름을 실은 스산한 바람이 강하게 불어온다. 더 올라 바위가 솟아있는 전망대에 이르렀다. 구름이 끼어 흐릿하지만 관산읍과 바다로 흘러가는 구불구불한 강, 장흥 앞바다가 보인다.

가파른 돌길을 걷고 나무계단을 걸어 오르니 왼쪽에 큰 바위가 나오고 정면에 뾰족뾰족하게 솟은 바위군(群)들이 나타난다. 바위의 모양과 규모가 예사롭지않게 느껴진다. 첫번째 바위들의 집합-선인봉이다. 드디어 금강굴에 도착했다. 오른쪽 큰 바위와 왼쪽으로 갈라진 바위틈 사이로 한 사람이 겨우 통과할 만큼 공간이 있고 바로 그 오른쪽 바위 밑에 조그만 금강굴이 있다.

그 다음은 석선봉(石仙峯)이다. 거석이 깎은 듯이 서서 기둥같고, 그 옆의 바위는 멀리서 보면 허리굽은 노승같이 보인다는.또 가파른 계단을 차례로 걸어올라 큰 벽이 기둥처럼 서서 하늘을 찌를 듯이 서있는 대세봉이 나왔다. 대세봉 주변에도 크고 작은 바위들이 모여있고 구름실은 바람이 구름을 몰고 왔다 갔다를 반복하고 있다.

그 다음은 당번, 천주봉(幢幡, 天柱峯)이다. 천주(天柱)를 깎아 기둥을 만들어 구름에 꽂아 세운 듯한. 곧 이어 환희대(歡喜臺)대가 나왔다. 책바위가 네모나게 깎아져 서로 겹쳐져있어 만권의 책이 쌓여있는 것 같다는.
이제 바위들의 향연은 끝이 나고 관목, 키작은 활엽수, 억새가 어우러진 억새능선이다.
헬기장이 나오고 곳곳에 데크가 놓여있는 억새 평원을 걸어 나아가니 하얀 억새꽃은 이미 다 날아가 없어지고 억새꽃이 붙어있던 꽃대와 말라버린 억새 몸통만이 스산한 바람에 사운대고 있을 뿐이다.
억새꽃없는 억새란? 불과 한 달전만 해도 천관산 억새제가 열려 등산객들로 붐볐을 이곳은 지금은 적막감이 감돌고 이따금씩 오가는 등산객과 세차게 불어오는 바람만이 억새들을 뒤흔들고 지나갈 뿐이다.
드디어 정상, 연대봉(723m)에 도착했다.
옛 이름은 옥정봉이며, 봉화대를 설치하여 교통수단으로 이용하였다. 이후로는 봉수봉(烽遂峯), 연대봉(煙臺峯)이라 불렀다.

천관산 정상의 필자(사진 노종선)

여기에서 동쪽으로 고흥의 팔영산, 남쪽으로 다도해의 섬들, 남서쪽의 해남의 대둔산, 영암의 월출산, 담양의 추월산이 맑은 날에는 한라산까지 보인다고 하는데, 오늘은 구름이 끼어 장흥 앞바다와 가까이 있는 다도해의 섬들만 희미하게 보여 아쉬움이 크게 남았다.
내리막 길은 참나무,산죽,억새가 우거진 길이다. 제 1 코스 능선에서 멀리 올려다 보는 제 3코스 능선위의 바위들이 마치 머리에 관(冠)을 쓰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하산길의 정원석(사진 조성연)

한참 내려가 정원석을 만났다.자연적으로 생긴 것이지만 정원에 갖다 놓은 돌 모양이다. 또 한참 내려오다 양근암(陽根巖)을 만났다.높이 15척의 남근(男根)을 꼭 닮은 바위이다.
소나무, 상록수, 활엽수, 참나무 숲을 지나 영월정 원점으로 회귀했다.
20여년 만에 다시 찾은 천관산- 날씨가 흐려 전망이 좋지 않았지만 여러 모양의 기암괴석을 감상하고,억새능선을 걷고,장흥 앞바다,다도해를 내려다 볼 수 있어 그나마 다행이었다.

천관산 오르는 길에는                                                                   

위선환

천관산 오르는 길에는
이마가 서늘하리
그 이마 서늘해지며 하늘빛에 물들으리
놀빛 비낀 억새밭 자욱하고
억새잎들 부딪치며 서걱대는 소리
흐느끼리
그 밤에 등성이로 별들이 내려와서
별 빛 한 망태기 주워 어깨에 둘러메고
남쪽 바다로 내려가는 하룻날은
날 빛 든 물바다에 하늘 비쳐 있으리
나는 눈물나리
억새풀 풀풀 날아서 자꾸 쌓여서
어느새
내 어깨를 묻고 말리

조성연 작가
진정으로 느낀다면 진정으로 생각할 것이고, 진정으로 생각한다면 진정으로 행동할 것이다. 1978 영암 신북 초중고 · 1981 서울 교육 대학 · 1986 한국외대 영어과 · 1989 한국외대 대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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