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운산(禪雲山)은 전북, 고창군에 위치한 높이 336m의 산이다. 그리 높지 않은 산이지만, 울창한 수림, 계곡, 암릉이 있고 선운사라는 사찰이 있어 유명한 관광지가 되었다. 원래 이름은 도솔산이며, 백제 때 창건한 선운사가 있어 선운산이라 불리게 되었다.1979년 도립공원으로 지정되었다.
산행 코스: 선운사 주차장-선운사-석상암-마이재-수리봉 정상-포갠바위-참당암-낙조대-천마봉-용문굴-마애불상-도솔암-진흥굴-선운사 주차장(4시간)
선운산을 가기위해 중학교 동창생들과 신도림역(07:00)을 출발했다. 친구가 차를 4시간 운전하여 선운사 주차장에 도착했다.
차에서 내리니 드넓은 주차장에 차들이 빼곡하게 차있고, 도로 위는 관광객들로 넘쳐나고 있었다.

왼쪽 계곡을 낀 도로를 따라 가니 선운사 일주문이 나왔다. 벚나무, 단풍나무를 비롯한 길 주변의 나무들이 단풍으로 물들기 시작했고, 길가에 푸른 상사화 잎사귀들도 눈에 띈다. 한참 걸어올라 선운사 우측으로 난 도로를 따라 산을 오르니 차나무들이 눈에 띄었다.

이제 본격적인 등산로에 진입했다. 수리봉이 1.4km이다. 완만한 등산로 주변에 조릿대, 단풍나무 등이 보이고, 윤기 나는 짙은 초록색 잎을 지닌 마삭굴도 많이 보인다.
돌이 많은 길을 걸어 석상암을 지나 마이재에 도착했다. 왼쪽 능선을 따라 조금 올라 수리봉(336m)에 이르렀다. 수리봉은 전망이 없지만 조금 아래 바위에서 고창 앞 바다를 조망할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 처음에는 안개가 낀 줄 알았는데 자세히 보니 바다였다! 야트막한 산과 벌판 사이를 침식해 들어온 바다가 서쪽에서 동쪽으로 길게 이어지고 있다. 바닷가에 발달한 넓은 갯벌도 보인다.

능선을 계속 걸으니 전망대가 나왔다. 산자락에 포근하게 안긴 선운사가 내려다보이고, 그 뒤로 넓은 주차장도 보인다. 참당암을 들렀다가 조릿대가 우거진 산속으로 다시 진입하여 소리재에 이르렀다.
낙조대를 향하여 가는 길목에서 내려다본 선운산의 남쪽 모습이 절경이다. 울긋불긋 단풍 숲가운데 기암괴석들이 조그만 협곡을 이루고 있다. 산 아래는 넘쳐나는 인파들로 번잡하지만, 숲속은 적막감이 흐른다. 적막한 숲 속에서 시끄러운 세상에서 들을 수 없었던 내 마음의 소리를 듣곤 한다. 일종의 ‘고독의 힘’이라고나 할까. 아리스토텔레스와 그의 제자들은 숲속을 거닐며 철학을 했고, 슈베르트의 ‘보리수’, 베토벤의 ‘전원 교향곡’, 요한스트라우스의 ‘빈 숲속의 이야기’, 쇼스타크비치의 ‘숲의 노래’가 숲과 관련이 있다고 한다. 헤르만 헤세, 괴테, 퇴계 이황, 율곡 이이 같은 문학가와 사상가들도 숲에서 영감을 얻고 사상을 발전시켰다고 전해진다.

낙조대에 도착했다. 커다란 두 바위 봉우리 사이에 낙조대가 있다. 저수지, 벌판, 능선 너머로 떨어지는 붉은 해가 절경이라고 하지만, 오늘은 날씨가 흐려 낙조를 볼 수 없어 아쉬웠다.
낙조대 바로 왼쪽에 말이 하늘로 뛰어오르는 형상을 하고 있는 천마봉이 있다. 천마봉은 높이 100m의 암봉이다. 두 손과 두발을 이용하여 암봉에 오르니 남쪽 능선위에 솟은 수려한 암릉들이 보인다. 나는 오금이 저려 천마봉에 오래 머물지 못하고 빨리 암봉을 내려와 큰 바위들이 만들어낸 용문굴로 향했다.


용문굴을 통과하여 내려오니 갑자기 큰 바위가 만들어 놓은 협곡이 나왔다. 더 내려와 마애여래 불상이 있는 도솔암에 도착했다. 마애여래 불상은 높이 15.7m,너비 8.5m로 연꽃무늬를 새긴 받침에 가부좌하고 있는 부처의 모습을 바위에 새겨놓은 것이다.
도솔암을 지나 큰 도로에 이르니 비가 조금씩 내리기 시작한다. 우의를 입고 발걸음을 재촉하며 서둘러 산을 내려왔다. 신라 진흥왕이 수도했다는 진흥굴과 그 앞에 자라고 있는 장사송*, 주차장 근처 수직 암벽에 붙어 자라고 있는 송악*을 지나 주차장으로 회귀하여 산행을 마무리했다. 가을 산사 선운사를 둘러보고, 낮은 산이지만 전망이 좋은 선운산을 오르내리며 깊어가는 가을을 만끽한 산행이었다.
*장사송-높이 23m,둘레 3m의 수령 600년으로 추정되는 소나무. 천연 기념물 제 354호
*송악-두릅나무과의 덩굴식물. 높이 15m, 둘레 0.8m로 수령이 수백년으로 추정됨. 천연 기념물 제367호
선운사에서
-최영미
꽃이
피는 건 힘들어도
지는 건 잠깐이더군
골고루 쳐다볼 틈 없이
님 한번 생각할 틈 없이
아주 잠깐이더군
그대가 처음
내 속에 피어날 때처럼
잊는 것 또한 그렇게
순간이면 좋겠네
멀리서 웃는 그대여
산 넘어 가는 그대여
꽃이
지는 건 쉬워도
잊는 건 한참이더군
영영 한참이더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