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항산(德項山)은 강원도, 삼척시에 위치한 높이 1,071m의 산이다. 북쪽에 두타산, 남동쪽에 응봉산이 있고 지극산과 능선을 나란히 하고 있다. 산 중턱에 환선굴(천연기념물 제178호)이 있고, 동굴 일대는 군립공원으로 지정되었다. 덕항산이라는 이름은 “가파른 산을 넘으면 화전을 일구기 좋은 평평한 땅이 있어 덕을 볼 수 있다.”고 하여 덕메기산이라 불렀으며, 이를 한자로 표기한 것이 덕항산(德項山)이라고 한다.

산행코스 : 등산로 입구 – 동산고뎅이 – 환선굴 전망대 – 쉼터 – 덕항산 정상 – 쉼터 – 지각산(환선봉) – 장 암목 – 장암재 – 제2전망대 – 제1전망대 – 천연동굴 전망대 – 환선굴 – 선녀폭포 – 등산로 입구(6시간)
덕항산(德項山)을 가기 위해 새벽 일찍 집을 나섰다. 경부 고속 터미널에서 삼척행 고속버스(06:20)를 타고 삼척에서 내려 마을버스(10:30)로 갈아타고 환선굴 입구에 도착했다. 왼쪽으로 흘러내리는 무릉천과 나란한 도로를 따라 산을 향해 걸어 올랐다. 대금굴 가는 길을 지나쳐 조금 오르니 삼척 대이리 통방아가 나왔다. 굴피 지붕의 원뿔 모양을 한 방앗간 건물과 수로에서 끌어들인 방아 시설물에서 물이 쉴새없이 흘러내리는 모습이 고풍스럽다. 다리를 건너 왼쪽 등산로 입구에서 산으로 진입했다. 적송, 활엽수 등이 빽빽하게 우거진 가파른 등산로에서 하늘만 보일 뿐 도무지 전망이 없는 산길이다.
환선굴 전망대에 이르니 환선굴로 이어지는 모노레일이 보인다. 산을 오르다 우거진 나무들 사이로 이따금 환선굴 주차장과 건물들이 내려다보일 정도로 숲이 우거져 있다. 장암목에 도착했다. 926개 철 계단을 따라 계속해서 가파른 산길을 가다 보니, 건너편 지극산에 설치된 여러 대의 풍력 발전기들이 눈에 들어온다. 계단 주변에서 털개회나무, 산조팝나무 꽃들이 향기를 진동하고 있고, 눈개승마, 큰 앵초 같은 야생화들이 산객을 반갑게 맞이하고 있다.


수많은 철 계단을 지나 쉼터 삼거리에 도착했다. 덕항산 정상이 0.4km이다. 정상으로 가는 능선길 왼편은 낭떠러지이고, 경고판이 걸린 밧줄이 안전을 담보해 줄 정도로 경사가 심해 보인다. 곧 덕항산 정상(1,071m)에 도착했다. 나무에 둘러싸여 있는 정상은 등산길만큼이나 전망이 없었다. 쉼터로 돌아와 지각산을 향해 걸었다. 낭떠러지 능선길을 걷다 보니 노란 산괴불주머니 꽃 군락과 벌깨덩굴 꽃들이 많이 피어있었다. 모처럼 환선굴 관리동이 내려다보이는 전망이 좋은 곳에서 혼자서 점심을 먹었다. 산 아래 절벽 사이 틈틈이 피어있는 산조팝나무 꽃들이 때마침 불어오는 계곡 바람에 흔들린다. 흔들거리는 모습이 산객을 반갑게 맞아 몸을 흔들어대고 있다는 생각을 해보았다. 조금 계곡 아래쪽으로 몸을 기울이고 목을 길게 빼서 내려다보니, 또 바람에 흔들리는 수많은 흰 꽃나무들이 보인다. 내가 의도적인 노력이 없었다면 영영 못 보고 지나쳤을 꽃들이었다. 내가 꽃을 본 것일까. 꽃이 나를 부른 것일까. 꽃들은 누구도 기다리지 않고, 아무것도 바라지 않으며, 무심하게 그저 한 자리에서 피었다 지는 것을 운명으로 알고 살아가는 것처럼 보였다.
지각산 정상 (환선봉,1,071m)에 도착했다. 조금 뒤편으로 이동하니 전망이 좋은 곳이 나왔다. 멀리 동해 바다도 보이고, 지각산 능선은 물론 아래쪽 계곡과 두 산 사이로 흐르는 무릉천과 그 옆의 도로까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명당이다.
이제 환선굴을 향해 하산을 서둘렀다. 미나리냉이꽃이 지천으로 흐드러지게 피어있어 혼자 걷는 길이지만 외롭지 않았다. 헬기장을 지나 자암재에 이르렀다. 오른쪽으로 육산 길을 지그재그로 내려오다 샘터를 만나 목을 축였다. 제2전망대까지 내려왔다. 계곡을 경계로 양쪽을 늘어선 산세가 내려다보이고, 거대한 암벽, 병풍바위, 칼로 자른 듯한 절벽 등이 위로 옆으로 이어진다. 아래쪽의 촛대바위까지는 보이지 않았지만, 전망이 아주 좋았다. 제1전망대를 지나 환선굴 천연동굴 전망대에 도착했다. 동굴 끝에 생긴 구멍 너머로 밝은 빛이 보이고, 푸른 나뭇가지들이 보인다. 동굴을 통과하여 낙엽이 많은 산길을 걸어 환선굴 가까운 곳까지 내려와 계단을 걸어 오르니 환선굴 입구에 도착했다. 모노레일 승강장을 지나 환선굴로 들어갔다. 환선굴은 총길이 8km, 폭 14.2km, 높이 10m에 이르는 동양 최대의 석회암 동굴로 알려져 있다. 동굴 안에 계곡, 폭포, 광장이 있고, 여러 모양의 종유석과 석순들이 발달해 있다. 동굴 안은 년 중 섭씨 10∽15도를 유지한다고 한다. 산속은 무더웠지만 동굴 안은 시원하기 그지없었다. 환선굴 안은 신비로운 모습이 펼쳐진 또 다른 별천지였다.




동굴을 한 바퀴 빙 둘러본 뒤 걸어서 내려왔다. 내려오다 독사 한 마리을 만나 피해서 내려왔다. 흐드러지게 피어있는 층층나무 하얀 꽃이 산행으로 지친 산객에게 미소를 짓고, 무릉천을 재잘거리며 흘러내리는 맑은 물소리가 산객의 발걸음을 가볍게 해주었다. 덕항산을 오르고 환선굴을 탐험한 1석 2조의 산행이었다.
덕항산에서
조성연
덕항산 오르는 가파른 산길에
적송, 참나무, 주목들이 빽빽이 우거져
하늘을 가리고 있고
계곡 아래에서 울려 퍼지는 물소리가
산속에서 바람 소리, 새소리와 공명하고 있다.
철 계단 사이로 얼굴을 내민 앵초꽃,
길가의 벌깨덩굴, 노란 군락을 이룬 산괴불 주머니가
산객에게 미소짓고
절벽 사이에 매달린 흰 산조팝나무 꽃들이
몸을 흔들며 산객을 부르고 있다
계곡 아래 후미진 곳의 흰 층층나무 꽃들이
고개를 내밀어 산객을 반기고 있다
덕항산 주인들이 힘을 합하여
산객을 환대하며 잔치를 벌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