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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연의 한국산 하이킹 제57편] 대구, 비슬산(琵瑟山) 군립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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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슬산(琵瑟山)은 대구, 달성군·경북, 청도군·경남, 창녕군 사이에 위치한 1,084m의 산이다. 산 정상 바위 모양이 신선이 거문고를 타는 모습을 닮았다 하여 ‘비슬’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남쪽으로 강우 레이더기지가 설치되어 있는 조화봉(1,058m), 관기봉(990m)이 이어진다. 봄철에 철쭉, 진달래 가을철에 억새가 유명하다. 1986년 군립공원으로 지정되었다.
-산행 코스 : 유가사-상급자 코스-비슬산 정상,
천왕봉-도통바위-도성암-수도암-유가사
(산행시간 (4시간 30분)
필자는 대중교통으로 비슬산을 가기 위해 새벽 일찍 집을 나섰다. 서울역에서 K.T.X.첫차(05시 58분)를 타고 서대구역(07시45분)에 하차했다. 버스를 두 번 갈아타고, 비슬산 입구 버스 주차장에 도착했다.(10시 30분)
유가사 일주문을 통과하여 아스팔트 길을 따라 유가사 쪽으로 걸어 올랐다. 왼쪽으로 계곡이 보인다. 군데군데 얼음이 얼어있고, 그 사이로 물이 흘러내리고 있다. 돌로 된 극락교를 지나 유가사(瑜伽寺)에 이르렀다. 절 입구 여기저기 원추형 돌탑들이 쌓여있고, 자연석으로 쌓아 올린 축대 위에 층층이 건물들이 세워져 있다. 유가사 건물 뒤쪽으로 비슬산 능선이 보이고, 정상 부근의 바위들도 뚜렷하게 보인다. 경내 오른쪽 길 양쪽에 돌탑들이 줄지어 쌓여있고, 돌로 된 시비들이 눈에 띈다. 애인(이광수), 님의 침묵(한용운), 가지 않는 길(로버트 프로스트), 진달래꽃(김소월), 다 다(권대자)를 비롯한 시들이 돌에 새겨져 있었다.

능선 근처의 바위 봉우리(사진 조성연)
정상 부근의 이정표(사진 조성연)

시비를 지나 본격적인 산길에 접어들었다. 활엽수 나목들 사이로 난 돌이 많은 트레일이다.오른쪽 수성골에서 물 흐르는 소리가 계곡을 타고 위로 울려 퍼지고 있다. 24절기에 해당하는 대한 다음날이지만, 날씨가 온화하고 햇볕이 따사로워 초봄처럼 느껴지는 날이다. 삼거리 쉼터를 지나 우회로 대신 상급자 코스(1.4km)를 선택하여 올랐다. 왼쪽으로 너덜겅이 보인다. 바위들이 마치 강물처럼 계곡을 따라 흘러내린 모습이라 ‘돌강’, ‘바위강’이라고도 부른다. 쭉쭉 벋은 적송들이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고 있다.
가파른 트레일에 이정표가 세우져 있다. 해발 875m, 천왕봉 0.63km이다.

숨 가쁘게 산길을 오르고 있는데 왼쪽으로 우뚝 솟은 바위 봉우리가 나타난다. 트레일을 벗어나 바위 바로 밑에서 위를 올려다보니 웅장하기 그지없다. 조금 더 나무 계단을 따라 오르니 그 바위 봉우리 오른쪽으로 뾰족뾰족하게 솟은 바위 봉우리가 연달아 이어진다.

마침내 능선에 이르렀고 바위 봉우리 상단에 올랐다. 남쪽을 바라보니 강우 레이더기지가 설치되어 있는 조화봉, 그 오른쪽으로 관기봉등 비슬산 산줄기들이 뻗어나가고 있다. 병풍을 펼쳐 겹겹이 쌓아 놓은 듯한 산들의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능선을 걸어 오르니 비슬산 정상이 멀리 건너다보인다. 관목들과 소나무 사이로 난 길을 걸어 정상에 도착했다. 정상 부위는 갈색 갈대밭이 펼쳐져 있고, 그 사이로 조그만 정자가 2개 세워져 있다. 억새밭 끝자락에 위치한 정상은 일단(一団)의 바위 덩어리로 이루어져 있다.
정상 바위가 신선이 거문고를 타고 있는 형상을 닮아 비슬산이라 했다는데……신선과 거문고 모습은 찾을 길 없고, 무심한 까마귀 몇 마리만 정상 주위를 맴돌고 있다.

산 아래 남쪽 방향에서 보았을 때 모습을 일컫는 것이라. 비슬산 휴양림 방향으로 하산하면 볼 수 있으련만……평일에는 그곳으로 다니는 버스가 없어 비슬산 휴양림쪽 대신 유가사쪽으로 되돌아 올 수밖에 없어 아쉬움이 컸다.
정상에서 유장하게 흘러가는 낙동강을 볼 수 있다는 데 오늘은 미세먼지가 끼어 볼 수가 없다.
산에 다니다 보면 오른 산을 한 번에 다 체험하지 못해 아쉬울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트레일을 다 가보지 못해 아쉽고, 안개가 끼거나 구름이 끼면 전망이 나빠 아쉽고, 계절에 따라 달라지는 산 모습을 다 볼 수 없어 아쉽고…..
봄철에 참꽃(진달래)이 피는 비슬산과 가을철에 억새가 아름다운 비슬산을 내가 또 와서 거닐어 볼 날이 있을 것인가.
인생길에서 가보지 못한 길에 대해 미련이 남는 것처럼, 비슬산에서도 가보지 못한 트레일에 대한 미련이 많이 남는다.
북쪽으로 완만하게 이어지는 능선을 따라 하산을 시작했다. 북쪽 사면은 잔설이 남아있고, 관목과 키 작은 소나무 사이를 걷는 길이다. 도성암이 1.4km이다.
참나무 잎사귀, 솔잎이 나뒹구는 길을 내려오며 몇 개 인상적인 바위들을 지나왔다. 두 개 큰 바위로 이루어진 도통 바위를 지나게 되었다. 신라 시대 도성 국사가 수도하여 성도(成道)했다는 설화가 서려 있는 유서 깊은 바위이다.
내리막 나무 계단을 내려오니 도성암(道成庵)이다. 300년 된 느티나무가 서 있는 고즈넉한 암자이다. 아스팔트 길을 따라 내려오니 수도암(修道庵)이다. 수도암을 지나 조금 더 걸어 내려와 유가사에 이르러 산행을 마무리했다.
참꽃(진달래)이 피는 봄철의 비슬산, 억새가 우는 가을철의 비슬산을 그려본다.

비슬산, 바위 거문고를 찾아서
– 조성연-

정상 바위가
신선이 거문고를 타는 형상이라서
비슬산이 되었다고 전해지는데

정상에 올라 보니
메마른 갈대밭에 두 정자 서 있고
일단의 바위들 우뚝 솟았구나

신선과 거문고 자취 찾을 길 없고
무심한 까마귀 몇마리
정상을 선회하고 있구나

산객은 홀로
능선을 스치는 바람이 되고
계곡을 흐르는 물이 되어

비슬산을 유산(遊山)하고 있구나
뚝 갈라져 늘어선
여섯 줄 바위 거문고를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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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연 작가
조성연 작가
진정으로 느낀다면 진정으로 생각할 것이고, 진정으로 생각한다면 진정으로 행동할 것이다. 1978 영암 신북 초중고 · 1981 서울 교육 대학 · 1986 한국외대 영어과 · 1989 한국외대 대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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