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일, 6월 20,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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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연의 한국산 하이킹 제5편] 지리산(智異山) 국립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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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智異山) 국립공원 – 지리산(智異山)은 경남 하동군,함양군,산청군,전남 구례군,전북 남원시등 3개 도, 5개의 시군에 걸쳐있는 산이다. 1967년 최초의 대한민국의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었으며 대한민국에서는 483,022km²의 가장 넓은 면적을 지닌 산악형 국립공원이다.
둘레가 320km나 되는 지리산은 셀 수 없는 많은 봉우리가 천왕봉(1,915m),반야봉(1,712m),노고단(1,507m)를 중심으로 병풍처럼 펼쳐져 있으며, 20여개의 능선사이로 계곡들이 자리하고 있다.

지리산의 뜻은 다름을 아는 것, 차이를 아는 것, 그리고 그 다름과 차이를 인정하는 것을 의미한다. 또 다른 뜻으로는 어리석은 사람이 머물면 지혜로운 사람이 된다는 뜻이다. 또 백두산의 맥이 흘러내려왔다 하여 두류산(頭流山)이라고도 불렸다. 지리산은 예로부터 영산으로 추앙받아 왔으며, 이에 따른 고찰이 많고 근/현대 문화재도 많이 남아있는 중요한 산이다.


-지리산 3대 종주 코스: -태극 종주(동부능선-주능선-서북능선 90.5km)
-화대 종주(구례 화엄사-산청 대원사 44.7km)
-주능선 종주(성삼재-중산리(백무동)33.4km)
-종주 코스 : 성삼재-노고단-임걸령-노루목-토끼봉-연하천 산장-벽소령-덕평봉-세석산장-촛대봉-연하봉-장터목 산장-제석봉-천왕봉-백무동

필자는 개천절이 낀 10월 첫 연휴에 지리산 주능선 종주(성삼재-백무동)를 비박(bivouac,야영 장비없이 산위에서 밤을 지새우는 것)으로 시도해보기로 했다. 필자의 절친이자 사진작가로서 지리산 종주를 10번이나 했다는 노종선씨의 제안에 따른 결정이었다. 비박을 하면서 산행을 해 본 경험이 없어 조금 망설임이 없지 않았지만,색다른 체험이 될 것 같아 한 번 시도해보기로 했다. 장터목 산장에서 숙박예약을 할 수 없었고, 산에 텐트를 치는 것을 허용하지 않아 편법이지만 달리 선택할 방도가 없었다.
필자와 친구는 구례에서 만나 승용차로 861번 도로를 타고 성삼재를 지나 뱀사골에 도착하여 여장을 풀었다.

다음 날 새벽 3시에 승용차편으로 성삼재로 향했다. 주변이 어두컴컴한 이른 새벽 시간이지만 이곳은 지리산을 종주하려는 산꾼들로 벌써부터 붐비고 있었다. 헤드랜턴을 켜고 삼삼오오 무리를 지어 산을 오르는 불빛들의 일원이 되어 넓은 콘크리트 길을 걸어 올랐다.
이정표가 있는 곳에서 인공 계단을 걸어올라 노고단 도로를 만나 조금 걸으니 오른 쪽에서 물소리가 들리고 곧 숲속 길로 접어들어 본격적인 등산이 시작되었다.

돌들이 빽빽이 박혀있는 길을 한참 걸어 노고단에 도착했다. 사방이 칠흑같이 어둡기만 하지만 구례쪽의 밝은 불빛들은 어두운 밤을 환하게 밝히고 있었다. 또 내리막 길이 시작되고 어두운 숲길을 걸어 임걸령에 도착했다. 오르락 내리락 하며 걸어 노루목을 지나 또 걷다보니 동쪽 멀리 여명의 불빛이 밝아오고 있었다. 시커먼 산에 부딪쳐 밝게 치솟아오르는 찬란하고 붉은 빛은 앞쪽의 검은 산 빛과 대조를 이루며 아름다움을 넘어 신비스런 느낌마저 든다.

삼도봉에서 바라본 일출 모습(사진 노종선)

조금 뒤에 전남, 전북, 경남의 꼭지점, 삼도봉에 도착했다. 일출 바로 직전이다. 검은 산 뒤로 지평선과 나란히 길게 깔린 회색빛 띠 구름, 그 위의 짙은 주황색 빛, 그 위 조금 옅은 주황색 빛, 그 위 희미하게 밝은 빛으로 가득차며 밝아오는 세상 – 글로 다 형용하기 어려울 정도이다.
붉은 주황색의 어느 부분이 밝아지는가 싶더니, 별안간 햇덩어리가 이마를 불쑥 내밀고 올라온다. 광명한 빛을 찬란하게 발하면서.

백무동 하산길의 형제봉(조성연)

빛이 산들을 밝히니 가까운 산과 먼 산들이 서서이 드러나면서 그 빛깔이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한다. 가까운 산은 검은 녹색, 먼 산은 구름에 싸인 희미한 녹색, 더 먼 산은 아직 검은 색으로 남아있는 채로.
큰 2개의 바위가 곧추서있는 칠선암을 지나 용담,잘국,구절초가 곳곳에 피어있는 낙석지대를 통과하여 세석평전에 도달했다. 30여년전 이 곳을 지나면서 흐드러지게 피어있던 철죽꽃을 떠올리면서.
가드레일이 쳐있는 완만한 길을 올라 주변의 바위들이 인상적인 촛대 바위를 지나 다시 내리막 길을 걸어 큰 바위가 있는 연하봉(1,721m)에 도착했다.

체력이 많이 소진되고, 배가 고파 여기서 저녁을 해먹고 비박을 하기로 했다. 점심도 거르고 14시간째 걸어왔으니…
날이 저물자 큰 바위밑 풀밭에 비닐을 깔고, 그 위에 침낭을 펴고,두꺼운 겨울 잠바를 껴입고 침낭 속을 기어 들어가 하늘을 보고 누웠다.
지구를 침대삼고, 하늘을 천장삼은 특별한 침실-멀리 도시의 불빛들이 명멸(明滅)하고, 컴컴하고 적막한 숲이 주위를 둘러 싸고 있고, 서쪽 하늘에는 초승달이 걸려있고, 온 하늘에 보석처럼 반짝거리는 별들이 쏟아질 듯 빛나고 있는 침실에서 잠을 이루지 못하다가 깜박 잠이 들었다. 한기를 느끼며 잠을 깨고 일어나 보니 바람이 조금 세차게 불고있다.
서둘러 장터목 산장쪽으로 향했다. 조금 걸으니 멀리 천황봉 정상을 향하고 있는 불빛들이 가파른 정상길 위에서 반짝거리며 연이어 움직이고 있다. 천왕봉 일출을 보기 위해서는 조금 더 일찍 서둘렀어야 했는데…

삼도봉에서 바라본 일출직후의 모습(조성연)
천왕봉에 선 필자(사진 조양하)

장터목을 지나 가파른 돌길,널다란 돌길을 차례로 지나 제석봉에 도착하니 또 여명이 밝아오기 시작한다. 인공계단을 내려와 왼쪽의 큰 바위밑을 통과하여 안부에 도착했다. 다시 오르막 길이 시작되고 통천문이 나왔다. 바위 틈바구니 사이로 난 길을 통과하고 철제 계단을 올라 정상으로 이어지는 가드레일을 따라 바위투성이 길을 밟고 올라 드디어 천왕봉 정상에 이르렀다.
정상은 아직도 여기서 일출을 맞은 등산객들의 흥분의 도가니가 가시지않은 상태였다.
사방을 둘러보니 산들이 병풍처럼 둘러싸여 있고, 산 사이에 도시들이 자리잡고 있고, 멀리 구불구불 흘러가는 강의 모습도 보인다.

아래에서 올려다본 천황봉(조성연)

특히 겹겹이 싸여있는 산들 사이로 구름이 끼어 있어 높은 산의 봉우리들이 섬처럼 보이는 운해(雲海)는 말로는 들었지만, 내 눈 앞에서 이렇게 펼쳐져질 줄이야!
30년만에 다시 찾은 지리산-나이가 들어서인지, 비박 때문인지, 배낭이 무거워서인지 힘이 조금 들었지만 주능선 종주를 마칠 수 있어 행복하기 그지없었다.

                          지리산 오솔길                                                                          

– 이태수 –
지리산 고즈넉한 자락에 들면
마음이 아득해진다.

나뭇가지에 매달린 채 희미해지는 낮달

알아들을 수는 없지만
멧새들의 낮고 따스한 지저귐

자꾸만 물러서는 길 더듬어 떠돌던
내 발자국들이 빚어놓은

저 희미한 포물선,그 너머로
하염없이 가는 몇 점 조각구름

무심한 바람소리
흔들리는 나뭇잎,나무잎들

작아지고 작아지다 가까스로 만난
산속의 작은 길 하나

마음 비우고 길 다 버리고서야
가르마처럼 열리는 숲 속 길

햇살에 뛰어내리며 되비추는
우리의 저 오솔길 한 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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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연 작가
조성연 작가
진정으로 느낀다면 진정으로 생각할 것이고, 진정으로 생각한다면 진정으로 행동할 것이다. 1978 영암 신북 초중고 · 1981 서울 교육 대학 · 1986 한국외대 영어과 · 1989 한국외대 대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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