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5월 26,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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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연의 한국산 하이킹 제39편] 강화도, 마니산(摩尼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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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니산(摩尼山)은 강화도에 위치한 472.1m의 산이다.
산정에는 단군 왕검이 하늘에 제사를 지내기 위해 쌓았다는 참성단(사적136)이 있고, 지금도 매년 이곳에서 개천절이면 제례를 올리고 전국 체전의 성화가 채화된다.
마니산은 옛 문헌에 마리산이라고 표기되었는데, ‘마리’란 고어로 머리를 뜻하며, 강화도에서 가장 높은 머리에 해당하는 산을 의미한다.

산행코스:마니산 주차장-단군로-315고개-참성단-마니산 정상-함허동천 버스정류장(4시간)

마니산(摩尼山)을 가기 위해 중학교 동창생들과 함께 서울에서 승용차를 타고 강화도로 향했다. 1시간 30분만에 마니산 주차장에 도착했다. 마니산 매표소를 지나 아스팔트 길을 따라 걸어 오르니 왼쪽으로 최초 성화 채화 기념 장소와 천제단 모형이 나왔다.
길을 조금 더 걷다가 다리를 건너 단군로, 등산길에 접어들었다.
마니산은 어느새 조그만 싹을 내민 연초록 잎사귀와 분홍색 진달래꽃으로 수놓아져 있었다.
능선에 올라서니 등산로 양쪽으로 흐드러지게 핀 진달래가 반겨주고, 오른쪽으로 바다와 섬 풍경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웅녀 계단을 올라 더 오르니 오른쪽으로 또 넓은 갯벌과 바다 풍경이 펼쳐지고 있다. 바위가 많은 능선길을 오르락 내리락하며 걸어가니 멀리 참성단이 세워져 있는 봉우리와 그 옆 봉우리가 바라다보인다. 북쪽에서 시원한 해풍이 불어와 이마에 맺힌 땀방울을 식혀주고 있다.

372계단을 걸어 올라 참성단 옆 봉우리에 도착했다. 북서쪽 멀리 석모대교와 석모도가 보이고 며칠 전에 다녀왔던 석모도의 해명산, 낙가산, 상주산도 보여 반갑기 그지없었다.
남쪽으로 진달래의 연분홍색, 새싹들의 연한 초록색과 연한 갈색, 소나무의 짙은 초록색, 아직 싹을 틔우지 못한 나무들의 회색빛이 어우러진 다채로운 산의 빛깔이 따사로운 햇볕을 받아 화사하게 빛나고 있다. 일년 중 가장 다채로운 산의 모습이다.
봉우리를 내려와 바로 옆에 있는 참성단으로 향했다. 좁은 봉우리를 자연석으로 둥그렇게 단을 쌓아 올린 다음, 그 위에 천제단을 쌓은 모습이 태백산에서 보았던 천제단과 흡사하게 보였다. 이 참성단에서 단군왕검이 하늘에 제사를 지냈다고 전해 진다. 지금도 매년 개천절에 제례를 올리는 행사와 전국 체전 성화 채화 의식이 열리고 있다.

천제단을 내려오는 계단 아래 야생화, 현호색이 무리 지어 예쁘게 피어있다. 산길을 걷다가 만난 노랑 제비꽃과 고깔 제비꽃도 수줍은 모습으로 피어있었다. 산길을 가다 만나는 야생화들은 크고 화려하진 않지만, 나름대로 예쁘고 독특한 매력이 있는 꽃들이 많았다.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는 나태주 시인의 시, ‘풀꽃’* 한 구절이 문득 떠올랐다.
천제단을 내려와 마니산 정상(472.1m)으로 향했다. 정상아래 헬기장이 있고 사면의 바다 풍경이 막힘없이 펼쳐져 있다.
이곳은 풍경도 풍경이지만, 반만년 이어온 우리 역사와 우리 조상들의 정기를 느낄 수 있는 특별한 장소라고 생각되어 숙연한 마음이 들었다.

정상을 내려와 정수사·함허동천 쪽으로 향했다. 정상 바로 아래 큰 바위에 참성단 중수비가 새겨져 있다. 숙종 43년 강화 유수 최석항이 참성단을 새롭게 보수한 후 그 내용을 기록해 놓은 비이다. 바위에 새겨진 글자가 많이 마모되어 있지만, 판독하여 해석해 놓았으니 얼마나 다행스러운 일인가!
비를 지나 능선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능선은 온통 바위로 되어있고, 능선 아래쪽 곳곳에 진달래 꽃이 피어있다. 능선 바위 양쪽으로 줄줄이 테크 난간이 촘촘히 박혀있어 이 능선이 험하다는 것을 웅변해 주고 있다. 30여년 전에 왔을 때는 난간이 없던 험한 이 길을 어떻게 홀로 걸어갈 수 있었을까?

능선 아래쪽은 진달래가 피어 온산을 온통 뒤덮고 있다. 마치 산이 불타고 있는 듯한 느낌이다.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이라고 하는데, 때를 맞춰 잘 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쉬이 지는 꽃이라서 오늘 저렇게 피어있는 저 꽃이 그토록 아름답고, 한번 왔다 가는 우리들의 짧은 일생도 소중한 것 아닐까?
능선을 오르락 내리락 하면서 걷다가 긴 칠선녀 계단을 걸어 올라 소나무 한 그루가 우뚝 서있는 봉우리에 도착했다. 이제 하산길이 시작된다. 여기서 내려다본 능선도 아기자기한 바위들이 곳곳에 박혀있는 모습이다.

정상에선 필자와 동창생들(사진 유재성)

내리막 데크계단을 내려와 정수사와 함허동천 갈림길에서 함허동천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조금 내려오니 바위는 사라지고 전형적인 육산(肉山)이 나왔다. 지천으로 피어있는 진달래 사잇길을 걸어 한참 내려오니 큰 정자가 보인다. 이윽고 건물들이 나오고 함허동천 버스 정류장에 이르게 되었다.
운 좋게도 조금 기다려 군내버스를 타고 화도 버스터미널까지 돌아올 수 있었다.
강화도 마니산 하이킹 코스-높은 산은 아니지만 민족의 성지 참성단이 있고, 조물주가 크고 작은 바위를 능선 위에 이리저리 쌓아놓은 듯한 암릉을, 만발하여 흐드러지게 핀 진달래꽃을 바라보며 하늘 드높고 푸른 어느 봄날에 동창생들과 함께 걷는 즐거움을 만끽한 산행이었다.

*풀꽃(나태주)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산에

                                                   정현종

진달래꽃 불길에
나도
탄다
그 불길에 나는 아주
재가
된다
트는 싹에서는
간질 기운이 밀려오고
벚꽃 아래서는 가령
탈진해도 좋다
숨막히게 피는 꽃들아 새싹들아
너희 폭력 아래서는 가령
무슨 일을 해도 괜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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