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2월 24,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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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연의 한국산 하이킹 제30편] 속리산(俗離山)국립공원

속리산(俗離山)은 충북 보은군, 경북 상주시·문경시에 걸쳐있는 산이다.
최고봉은 천왕봉(1,058m)이며 비로봉(1,032m), 문장대(1,054m)가 활처럼 이어져 주봉을 이루고 있다. 장엄한 산줄기에 암릉이 잘 발달되어 제2 금강 또는 소금강이라 불릴 만큼 경관이 빼어나다.
속리(俗離)는 ‘속세에서 멀리 있다’는 뜻이다.
1970년 6번째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었다.

산행코스: 소형주차장-법주사-세심정-보현재-문장대-신선대 삼거리-입석대-석문-천왕봉-상환석문-상환암-세심정-소형주차장(7시간 15분)

필자는 속리산 국립 공원을 가기 위해 아침 일찍 공주를 출발했다. 전날 진눈개비가 내리더니 밤새 눈으로 바뀌어 온 세상이 하얗게 첫눈으로 덮인 날이었다. 운전을 하는 동안 새하얀 산과 들을 빠르게 지나쳐 법주사 입구 주차장에 도착했다.
큰 돌다리를 건너 세조길 자연 관찰길에 들어섰다. 잘 정비되어 있고 나무, 국립공원, 자연에 대한 안내판들이 눈길을 끈다. 수정교를 건너 금강문, 천왕문을 지나 법주사 경내에 도착했다.

법주사 대웅전(사진 조성연)

왼쪽으로 청동미륵대불, 5층 목탑 팔상전*, 대웅전을 둘러보고 산행을 서둘렀다. 다시 세조길로 복귀해서 산쪽으로 걸어 올라갔다. 저수지 수변길을 따라 걷다가 계곡을 따라 설치된 데크 길을 걷는 동안 청아한 물소리가 귀를 즐겁게 하고, 계곡의 바위와 주변의 나무들이 조화를 이루어 늦가을의 정취를 자아내고 있다.

복천암 풍경(사진 조성연)

세심정(洗心亭)에 도착했다. 속리산, 세심정-세속을 떠난 산에서 마음을 씻는 정자라는 뜻이다. 세심정 옆 계곡을 흐르는 물은 속세에 찌든 마음을 씻고도 남을 만큼 깨끗하고 충분해 보인다. 조금 가파른 길을 더 오르니 복천함(福泉庵)이 나온다. 조선의 세조가 이곳에서 피부병을 고쳐서 널리 알려졌다고 전해질만큼 유서 깊은 곳이다.

마지막 휴게소를 지나 본격적인 트레일에 접어들었다. 돌이 박힌 길, 나무 계단 길을 밟고 올라 보현재에 도착했다. 멀리 속리산의 수려한 능선들이 눈에 들어온다. 낙석주의 구간을 지나 냉천골에 이르렀다. 두꺼비 바위를 지나 오르는데 겨울 바람이 나무를 뒤흔들며 내는 소리가 비행기 소리처럼 크게 산을 진동시키고 있다. 문장대 바로 아래 안부에 도착했다. 이제 문장대에 이르는 바위계단만 오르면 문장대 정상이다. 정상으로 연결된 쇠계단을 올라 문장대에 올랐다. 산정을 넘어가는 칼바람이 몸을 가누기조차 힘들 정도로 세게 불고, 체감온도가 너무 낮아 오래 머무르기 힘들어서 인증 사진만 찍고 빨리 내려왔다.

다시 안부로 내려와 천왕봉쪽을 발걸음을 재촉했다. 이제 긴 능선을 오르락 내리락 하며 걷는 트레일이다. 밤새 내린 눈으로 산길은 미끄럽기 그지없고, 거센 바람으로 길 주변의 산죽들이 심하게 바스락거리고, 나무들이 흔들리며 웅웅거리며 소리를 내고 있다. 멀리 내다보이는 신선대, 입석대, 비로봉 주변의 바위들과 기암괴석들이 장관이다. 때때로 바람에 실려 오는 구름이 바위 봉우리들을 삼켰다가 놓아주는 모습들이 더 봉우리들을 더 신비롭고 아름답게 보이게 한다. 멀리서는 구름에 가려 잘 보이지 않지만, 가까이 다가서면 어김없이 그 아름답고 웅장한 위용을 드러내곤 하는 일이 되풀이되었다.

신선대 삼거리를 지나 바위들의 향연장인 입석대를 통과하고 비로봉 주변의 바윗길도 지나게 되었다. 길을 가다가 뒤돌아 보니 바위들이 또 다른 모습으로 다가온다. 보는 각도에 따라 그 모습이 달라지기 때문이리라.

문장대 정상에 선 필자

바위 구간을 지나고 내리막 길을 걸어 석문을 통과하게 되었다. 헬기장을 지나고 숲사이로 난 오르막길을 걸어 최고봉, 천왕봉에 도착했다. 최고봉이라고 하지만 전망이 전혀 없고 좁은 바위 봉우리에 불과했다. 삼거리까지 되돌아와 법주사 방향으로 하산을 시도했다. 긴 내리막 계단을 걸어 내려와 조그만 계곡을 지나고 상환 석문을 지나 기품있는 소나무 숲을 지나게 되었다. 산기슭에 자리잡은 상환암을 지나 한참을 내려가니 큰 계곡에서 물소리가 들려온다. 곧 아침에 지나왔던 세심정에 이르렀다. 세심정에서 주차장까지 큰 도로를 따라 내려와 산행을 마무리했다.

하산길의 상환암(사진 조성연)

간헐적 단식*을 하며 눈덮이고 미끄러운 산길을 걷고, 차가운 칼바람을 맞으며 속리산을 7시간 이상 걸으며 산행을 했다. 속리산을 오르며 자연을 만났지만, 나 자신과도 만난 것 같다. 이지성 작가는 ‘생각하는 인문학’에서 “위대한 작가, 사상가, 예술가, 건축가들의 공통점은 자연에서 영감을 받았다. 그러니 자연으로 들어가라. 그리고 당신의 내면과 만나라. 위대함은 당신의 내면에 충실하게 되는 것을 의미한다.”라고 설파했다.
앞으로도 자주 산을 오르며 자연과도 만나고 나 자신과도 더 만나보고 싶다.

*법주사 팔상전-국보 제 55호.대한민국 현존하는 유일한 고식 부조탑.
*간헐적 단식-16시간 공복 상태를 유지하고 통상적인 식사 시간과 양은 그대로 두고 아침 또는 저녁중 한끼를 먹지 않는 단식 방법.

내 안에서 크는 산
-이해인-

좋아하면 할수록
산은 조금씩 더
내 안에서 크고 있다

엄마
한번 불러보고
하느님
한번 불러보고 친구의 이름도 더러 부르면서
산에 오르는 날이 많을수록

나는 조금씩
산을 닮아 가는 것일까?

하늘과 바다를 가까이 두고
산처럼 높이
솟아오르고 싶은 걸 보면

산처럼 많은 말을 하지 않고도
그냥 마음이 넉넉하고
늘 기쁜 걸 보면

조성연 작가
진정으로 느낀다면 진정으로 생각할 것이고, 진정으로 생각한다면 진정으로 행동할 것이다. 1978 영암 신북 초중고 · 1981 서울 교육 대학 · 1986 한국외대 영어과 · 1989 한국외대 대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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