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 1월 17,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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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연의 하이킹 29편] 그리즐리 피크 Grizzly Peak(13,334 ft / 4,064 m)와 큐피드 피크 Cupid Peak(13,117 ft / 3,998 m)

Grizzly Peak and Cupid Peak Trail

러브랜드 패스 트레일헤드
-거리 : 6.7 마일
-시간 : 6시간 7분
-난이도 : 보통 – 어려움 – 어려움 – 보통

방향 : 덴버 다운타운 -> 6th Ave -> I-70 W -> CO-6 -> Loveland Pass

그리즐리 피크 능선 남서쪽 모습(사진 조성연)

-개요 : Cupid Peak (13,117 ft / 3,998 m), Grizzly Peak (13,334 ft / 4,064 m)는 13 ers에 속한다. Loveland Pass (11,991 ft / 3,653 m)에서 하이킹이 시작되고 바위가 많고 바람이 눈을 길에 휩쓸어다 쌓아 놓아 트레일이 분간이 잘 안되었다. 특히 Grizzly Peak는 경사가 급하고 길에 작은 돌과 바위가 많아 눈이 많이 오는 겨울에는 산행이 쉽지 않은 곳이다.

능선 너머 남쪽 산 모습 (사진 조성연)

-하이킹 코스 :
Grizzly Peak and Cupid Peak Trail– 7시30분에 Loveland Pass에서 트레일에 들어섰다. 때마침 Grizzly Peak 너머로 찬란한 태양이 떠올라 빛을 발하고 있다. 오른쪽 계곡 아래로 기후 때문에 작아진 Pine Tree, 그 아래 큰 Pine Tree외에는 나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온통 마른 풀, 바위, 눈 뿐인 산의 세계이다.
눈이 조금 쌓여있고 비교적 걷기 쉬운 붉은색 길을 걸어 곧 구릉지대에 도착했다. 뒤를 돌아 서쪽 산을 보니 아래쪽에 검은 Pine Tree 숲, 위쪽에 하얀 눈을 머리에 이고있는 산봉우리들이 묘한 조화를 이루는 적막속의 광경이 펼쳐진다. 조금 더 걸어 큰 돌 무더기가 쌓여있는 12,915 ft (3,936 m) 봉우리에 도착했다. 오른쪽으로 방향을 바꾸어 나아가니 트레일에 눈이 많이 쌓여있고, 바람이 세차게 불어온다.

트레일 초입의 서쪽 산 모습 (사진 조성연)
봉우리 너머 Grizzly Peak (사진 조성연)

경사가 완만한 눈길을 걸어 큰 돌 무더기가 쌓여있는 Cupid Peak에 도착했다. 다시 내리막길이 시작되고, 트레일이 눈에 덮혀 분간할 수 없어, 능선 쪽을 택하기로 했다.
바위와 눈으로 된 경사가 급하고 미끄러운 길 없는 길을 두 발과 두 손으로 조심스럽게 내려오다 미국인 하이커,Guy를 만났다. 산행 도중 만난 유일한 하이커였다. Grizzly Peak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어달라고 부탁했다. 조금 더 내려오니 또 돌과 눈이 많은 오르막이 시작되고, 곧 작은 봉우리에 올랐다. 또 다시 작은 두개의 봉우리를 넘어 계속 내려오다 앞을 보니, 회색 빛으로 눈에 덮인 Grizzly Peak가 앞에 딱 버티고 서 있다.

경사가 급하고 눈에 덮혀있으나 희미하게 트레일 흔적이 보인다. 너무 많이 내려왔다 다시 오르려 하니 산을 다시 오르는 기분이다. 트레일이 눈에 덮혀있고 작은 돌들로 이루어져 미끄럽기 그지없다. 몇번이나 미끄러져 뒤로 밀려났지만 계속 오를수 밖에… 바위 사이에 내린 눈은 트레일의 흔적을 지워버렸고, 때로는 발자국을 따라 때로는 감으로 오르고 또 올랐다. 서쪽에서 강한 바람이 불어와 산 정상부근에 쌓여있는 눈을 날려 올리니 눈이 구름처럼 피어올라 산 등성위 너머로 사라진다. 드디어 Grizzly Peak 정상이다.

능선너머 Grizzly Peak 근경 (사진 조성연)

Grizzly는 ‘회색 빛을 띤’이라는 뜻인데, 이름에 걸맞는 Peak이다. 정상은 온통 회색빛을 띤 바위 투성이다. 서쪽에서 강한 바람이 불어와 사진을 찍기 힘들 정도로 몸을 흔들어 대고, 셔터를 누르려고 장갑을 벗으니 손가락 감각이 무뎌져 있다. 하산을 서둘렀다. 내려오는 것도 오르는 것 못지않게 미끄럽기는 매 한가지다. 산밑, 안부(鞍部)에 이르러 한숨을 돌렸고, 올 때 힘들게 넘었던 바위 능선을 우회하여 트레일 흔적이 있는 오른쪽을 택하기로 했다. 한참 나아가니 트레일은 사라지고 온통 눈밭이다.

바람이 눈을 휩쓸어다가 산자락에 쌓아 놓아 길은 보이지 않고, 눈에 빠지면 눈이 무릎까지 이르렀다. 세찬 바람까지 불어오니 호흡이 곤란하고, 얼어붙은 눈싸라기가 얼굴을 때리니 조그만 통증이 느껴진다. 할 수 없이 능선쪽으로 다시 붙어서 오르기로 했다. 바윗길은 피했지만 눈더미는 피할 수 없었다. 능선에 다시 올라서니 강한 바람이 정면으로 불어와 앞으로 나아가기가 조금 힘이 들었다. 한참 나아가니 하이커들이 보이고 Loveland Pass에 이르는 길이 보여 안심이 되었다.

능선 남서쪽 모습 (사진 조성연)
Grizzly Peak를 배경으로 선 필자 (사진Guy Lachman)

Grizzly Peak를 가기위해 6시 18분에 집을 나서 7시 50분에 Loveland Pass Trailhead에 도착했다. Loveland Pass 자체가 고도가 높아, 차에서 내리니 추위가 느껴진다. 곧 해가 Grizzly Peak 너머로 솟아오르니 따뜻함이 느껴졌다. 히말라야 8,000m 이상 고봉에서 죽음을 무릎쓴 비박(bivouac)후 떠오르는 태양을 보며, ‘이제 살았다’는 안도감을 표하는 산서(山書)의 글들이 실감나는 장면이 아닐 수 없다. Grizzly Peak는 눈이 없는 때에 왔다면 큰 어려움이 없었을 것이다.

Grizzly Peak– 비록 13 ers이지만 어느 14 ers 못지않게 힘든 산이었다. 눈덮힌 미끄러운 바윗길, 눈 더미 길, 미끄러운 돌 길, 여섯개의 봉우리를 오르락 내리락 하며 올라야 하고 마지막으로 많이 내려갔다 다시 올라야 했기 때문이다. 역시 겨울 산행은 여느때의 산행과 다르다고나 할까.

바위

-유치환 –

내 죽으면 한개 바위가 되리라
아예 애련(哀憐)에 물들지 않고
희로(喜怒)에 움직이지 않고
비와바람에 깎이는 대로
억년(億年) 비정(非情)의 함묵(緘默)
안으로 안으로만 채찍질 하여
드디어 생명도 망각하고
흐르는 구름
머언 원뢰(遠雷)
꿈꾸어도 노래 하지 않고
두쪽으로 깨뜨려져도
소리하지 않는 바위가 되리라

Grizzly Peak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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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연 작가
진정으로 느낀다면 진정으로 생각할 것이고, 진정으로 생각한다면 진정으로 행동할 것이다. 1978 영암 신북 초중고 · 1981 서울 교육 대학 · 1986 한국외대 영어과 · 1989 한국외대 대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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