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들 미국을 이민자의 나라, 기회의 나라라고 한다. 미국도 여느 나라와 마찬가지로 이민자들에게 명, 암이 교차하기 마련이지만 그래도 법률적으로, 제도적으로 이민자들에게 관대한 나라라는 생각이 든다.
필자의 눈에는 미국사람들이 개인주의적인 성향이 강하고, 대체로 정직하며, 남을 도우려고 애쓰고, 자원 봉사를 많이 하고, 도네이션에 적극적이라고 생각한다. 아마도 청교도 정신, 기독교 문화의 영향을 무시할 수 없을 것이다.
또 참여 민주주의가 발달한 나라처럼 보인다. 언어, 풍습 , 제도가 다른 나라에서 모인 사람들이 새로운 나라를 건설하기 위해 의견을 수렴하고, 통합하기 위해서 국민 참여가 필수적이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서두에서 언급한 것처럼 미국이 이민자들에게 기회의 땅임에 틀림 없지만, 이민 1세대들에게는 척박한 땅임에도 틀림없다.



특히 나같이 미국에서 교육받을 기회가 없었고, 언어장벽을 완전히 극복하지 못한 이민 1세대들은 기회가 제한적일 수 밖에 없고 , 선택의 여지가 많지 않아, 할 수 있는 일들이 한정되어 있다. 하지만 노력 여하에 따라서 제한된 범위 내에서 성공할 수도, 자기의 뜻을 펼칠 수있는 기회는 여전히 열려있다고 본다.
필자는 하이킹 애호가로서 여러 산을 다니면서 풀, 꽃, 나무를 관찰하며 미국에서의 나의 삶을 이러한 식물들과 동일시 해보곤 한다. 척박한 땅에서도 풀이 나고, 꽃이 피고, 나무가 자란다. 바위 밖에 없는 곳에서도 식물들이 자라나 끈질기게 생명을 이어간다. 이러한 모습을 보면 생명에 대한 경탄을 넘어 외경심마저 든다. 비록 열악한 환경이지만 그 환경에 순응하며 최선을 다해 자라나고, 꽃 피우고, 열매를 맺는다.
필자가 하이킹 칼럼니스트가 된 것도 척박한 땅에서 피어난 한송이의 작은 꽃이라고 생각한다. 기왕 핀 꽃이라면, 최선을 다해 더 크게, 더 아름답게, 더 소중하게 피어보고 싶다.
필자는 COVID-19으로 운영하는 세탁소가 거의 멈춰서고, 주일 예배를 온라인으로 대체하고 있는 상황에서, 매주 가까이 있는 산을 작년 4월 부터 가기 시작했다. 지인들과, 아내, 나 넷이서. 산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다 보니, 자꾸 나 자신을 성찰(省察)할 기회가 많아졌다. ‘나는 지금 어디에 서있으며 어디로 향하고 있는가?‘ ‘먹고 살기위해 몸부림 치는 일 외에 또 다른 가치있는 일을 한다면 그 일은 무엇일까?’ 그래서 글을 써보기로 했다. 같이 산에 다니는 지인이 자꾸 바람을 넣기도하고. 막상 글을 쓰려고 하니까 막막하고, 앞이 캄캄했지만 일단 시작하기로 했다.



일, 일단 시작하라.
이, 이상(理想)을 가져라.
삼, 삼년을 고생하라.
사, 사람이 재산이다.
오, 오르고 또 올라라.
오래전에 어디서 읽은 내용이라서, 책 이름도 저자도 생각나지 않지만, 특이해서 잘 잊혀지지 않는 내용이다.
자승최강 (自乘最强) – 자신을 이기는 사람이 최고 강한 사람이다.
나의 게으름을 일깨우고, 무딘 실력을 갈고 닦고, 잠재력을 끌어 올리고, 열정을 불러 일으켜 앞으로 앞으로 나아가고 싶다. 뒤돌아보면 깨닫지 못하고 흘려 보낸 세월들이 참 아쉽다. 그 때가 중요한 때였음을, 그 때 성취해야할 일이 있었음을, 그 사람이 소중한 사람이었음을, 그 분이 내 영혼의 구원자였음을…
진정으로 느낀다면 진정으로 생각할 것이고, 진정으로 생각한다면 진정으로 행동할 것이다는 구절이 마음에 크게 울린다. 진정으로 깨달았다면 이제부터라도…
모든 순간이 꽃 봉오리인 것을
– 정현종 –
나는 가끔 후회한다
그때 그일이
노다지였을지도 모르는데……
그때 그 사람이
그때 그 물건이
노다지였을지도 모르는데……
더 열심히 파고들고
더 열심히 말을 걸고
더 열심히 귀 기울이고
더 열심히 사랑할 걸……
반벙어리처럼
귀머거리 처럼
보내지는 않았는가
우두커니처럼……
더 열심히 그 순간을
사랑할 것을……
모든 순간이 다아
꽃봉오리인 것을,
내 열심에 따라 피어날
꽃봉오리인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