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3월 3,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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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연의 산행 에세이 (7)]산악인의 영원한 별, 예지 쿠쿠츠카를 기리며

흔히들 등산을 경기장, 관중, 심판, 룰도 없는 스포츠, 결과 보다는 과정을 중요시하는 스포츠라 칭한다. 산악계의 오스카상이라 불리는 프랑스 황금 피켈상은 전세계 산악인을 대상으로 한해 동안 가장 뛰어난 등반 산악팀에게 수여한다. 수상자 선정기준은 최소한의 장비로 창의적이고 현식적인 신 루트를 등반한 산악인이다. 여기 히말라야 8,000미터 14좌를 놓고 경쟁한 두 등산가를 소개하고자 한다.

히말라야 8,000미터 14좌를 세계 최초로 완등한 사람은 라인홀트 메스너이다. 그렇다면 두번째 완등한 사람은 누구일까? 바로 오늘 칼럼에서 언급하고 있는 예지 쿠쿠츠카이다.
라인홀트 메스너는 1970년 낭가파르파트에서 시작하여 1986년 로체봉을 등정하여 16년 걸렸으며, 예지 쿠쿠츠카는 1979년 로체에서 시작하여 1987년 시샤팡마를 등정하여 8년 걸렸다. 라인홀트 메스너가 이룩한 것보다 불과 4주 늦게 이룩한 업적이다. 단순히 최초 등정 기록만 따지자면 라인홀트 메스너가 앞서지만, 세부 사항에 들어가면 예지 쿠쿠츠카의 기록을 전혀 간과할 수 없다.

예지 쿠쿠츠카

우선 두 등산가를 비교해보자.
메스너는 등반 선진국 이탈리아에서 태어나 우수한 등산 장비는 물론, 풍부한 자금을 지원받아 히말라야 고봉에 나섰지만, 예지 쿠쿠츠카는 등산 후진국 폴란드에서 태어나 열악한 장비, 부족한 자금으로 이러한 성과를 거두었으니 예지 쿠쿠츠카를 누가 메스너보다 못하다고 단언할 수 있겠는가.

예지 쿠쿠츠카는 1948년 폴란드 가난한 카토비체에서 태어나, 광산 전기 기술자로 일하다가, 1970년에 들어 고향 산타트라 산군에서 등반 기술을 익혔으며, 1972년에 이웃나라 오스트리아, 이탈리아, 프랑스 알프스 산군에 도전 했다.
히말라야 등반은 1977년에 시작했다. 첫번째 등반은 낭가파르파트에서 고배를 마셨으나, 1977년 10월 로체 무산소 등정을 시작으로 8,000미터급 고봉 14개의 완등 레이스에 참가하여 1987년 시샤팡마를 알파인 스타일로 등정함으로써 14개의 고봉들의 완등을 끝냈다.

로체 남벽 사진(사진 =서울신문)

그의 유일한 저서 “예지 쿠쿠츠카, 14번째 하늘에서”에 따르면 장비가 없어 하켄, 해머를 직접 만들어 썼고, 이탈리아 돌로미테에서 서구 등반가들이 버린 하켄과 카리비너를 회수하여 썼다는 말이 나온다. 등산을 위한 자금 마련에 어려움을 겪었으며, 자금이 없어 사전 허가없이 불법으로 국경을 넘기도 하고, 어떤 때는 히말라야 현지에서 한 원정대에서 다른 원정대로 갈아타는 만용을 부리며 산행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산행에서는 강인한 정신력과 도전정신으로 결코 물러서는 법이 없었으며, 산에서 혼자 살아 돌아오는 경우가 많아 수많은 비난과 오해를 받기도 했다.
다시 히말라야 고봉이야기로 돌아와서, 메스너는 정상루트로 겨울 산행을 피해 비교적 위험을 줄이며 산행을 했다. 하지만 예지 쿠쿠츠카는 새로운 루트를 겨울철 등정을 마다하지 않고 저돌적으로 산행을 했다.

그의 저서에서 가장 중요한 목표는 단순히 정상에 서는데 있지않고, 오히려 새로운 루트로 정상에 오르는 데 있다고 한 말에 충실한 산행이 아닐 수 없다. 또 긴 세월을 평범하게 살며 얻는 것보다 더 많은 것을 저 높은 데서 한달 사이에 체험한다라는 유명한 말을 남겼다.
하지만 산을 좋아하는 사람은 산에서 죽고, 물을 좋아하는 사람은 물에 빠져 죽는다라는 옛말이 있는 것처럼 1989년 로체 남벽에서 추락하여 그를 붙들고 있던 안전 로프 마저도 끊겨 8,300 미터 지점에서 3,000 미터 아래로 떨어져 어느 빙하 크레바스에서 그의 생애가 멈추고 말았다.
아! 예지 쿠쿠츠카!
아무리 힘들어도 남이 설치한 로프를 이용하지 않고, 새로운 루트를 개척했고, 비록 가난했지만 상업주의의 유혹에 굴하지않고 산악인들의 지조를 지켰던 산악인들의 영웅, 예지 쿠쿠츠카!
그는 그렇게 갔지만 그의 정신은 모든 산악인들의 가슴속에 별이 되어 오늘도 찬연히 빛을 발하고 있다.

시샤팡마 사진(사진=위키피아)
              이 등, 예지 쿠쿠츠카 3            -이성부 -

이등은 아무도 기억해주지 않는다고
요즘 보이는 광고들마저 떠들어댄다
온 나라가 다투어
일등주의 도가니로 들끓는다

빛은 한 곳으로만 쏠리고
어둠은 더 많은 곳으로 깊게 깔린다
그러나 눈 똑바로 떠 다시 보아라
지금 그가 일등보다도 더 어렵게 더 아프게
아직 사람의 발자국이 닿지 않는 곳을
오르고 있다

그는 일등을 보고 있는 것이 아니라
훨씬 다른 데를 보고있다!
예지 쿠쿠츠카
그대는 하나의 힘찬 개성(個性)이다

조성연 작가
진정으로 느낀다면 진정으로 생각할 것이고, 진정으로 생각한다면 진정으로 행동할 것이다. 1978 영암 신북 초중고 · 1981 서울 교육 대학 · 1986 한국외대 영어과 · 1989 한국외대 대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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