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피렌체 행정관의 둘째 아들로 태어나 어릴 적부터 두각을 나타낸 고집 센 내성적인 아이였다.성경 속 요셉처럼 친구들에게 잘난 척 하다 (본인은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 했을 뿐 이지만) 얻어 맞아 코뼈가 주저 앉았고 못 생긴 외모 컴플랙스가 있었던 우울하고 고독한 르네상스의 천재였다.



지구상에 다시는 없을 조각가이며 건축가이며 단테의 신곡을 줄줄 외우는 많은 소네트를 쓴 시인이며 시스틴 성당 천정 벽화를 4년 동안 줄에 매달려서 그린 화가이며 교황에게 하고 싶은 말은 그림 속에 그린 결혼 한적 없는 뜨거운 신앙심의 남자였다.
미켈란젤로나 르네상스를 이야기 하려면 14세기 유럽 인구의 반을 감소 시킨 흑사병 이야기 부터 시작해야 한다.
1334년 중국 후베이 성에서 발병한 흑사병은 중국 기록에 의하면 그 병으로 인해 중국 인구의 삼분의일이 사망했다.
역사상 몽고족 원나라 시대였는데 몽골과 비단 길을 오가던 상인들에 의해 흑사병이 전염 된 것으로 추정 된다.1347년 상선이 시칠리아 섬에 도착했고 흑사병에 전염 된 선원들에 의해 유럽 전체가 반세기에 걸쳐 초토화 되어 버렸다.
흑사병 위기를 넘기자 도시의 재 정비와 새로운 질서가 필요했고 그 극복하는 과정에서 르네상스가 발생하게 되었다고 학자들은 말한다.
역사는 되풀이 되는가 보다. 코로나19가 극복되면 또 어떤 새로운 질서가 생기려나? 인구 감소로 인한 노동 임금 상승과 새로운 중산층으로 자리잡은 상인들은 천국 가는 소망으로 교회를 지어 헌납 하기도 하고 미술품 제작을 의뢰해 교회에 헌납하여 병을 치료 하거나 마음의 안정을 구했다.
집집마다 병을 치료해 주는 성모자 상이나 종교적인 미술품을 한두점씩 두었다. 시대의 필요는 항상 요구를 충족 시킬 천재들을 만들어 낸다.
<Nature>과학 잡지에서 세기의 천재 10명을 선정 했는데 5위로 뽑힌 미켈란젤로는 그시대의 필요에 의해 탄생 된 듯 싶다. 1위는 동시대의 천재 레오나르도 다빈치 이다. 그만큼 그 시대가 갈망하는 새로운 욕구가 강렬 했었나 보다. 미켈란젤로는 11살 때 이미 그림과 조각에 특출했고 14살 때 메디치 가문에 들어가 당대의 내노라 하는 철학자 신학자 예술가들과 함께 기거하며 자유롭게 토론하며 예술 활동을 하게 된다. 메디치 가문은 예술가들의 대단한 스폰서 였으며, 사실 르네상스는 메디치 가문의 후원으로 꽃 피웠다고도 볼 수 있다. 요즘 재벌들 돈은 이렇게 써야 되는데…
인간은 육체 안에 갇혀 있으면서도 하나님의 지성에 참여하는 이성적 존재로 자각하는 인본주의적 사고가 미켈란젤로의 예술관과 맞아 떨어졌다. 대리석 속에 감춰져 있는 대상의 모습을 나머지 불필요한 부분을 제거하면서 끄집어 내는 방식으로 제작했고, 그의 미완성 작품들을 보면 돌 속에 묻힌 사람이 자유를 찾아 나오려는 그런 느낌이 있다. 이 지면을 통해 몇 작품만 소개해 보려 한다.
1. 다윗 상- 아름다운 청년 다윗의 얼굴과 손을 크게 만든 이유가 관람자의 위치에서 볼 때는 그렇게 해야 정상적인 밸란스로 보이기 때문 이라고 한다. 친절한 미켈란젤로님.



2. 피에타- 이 작품은 신학적 논쟁이 있었다는데 예수님 나이를 감안 한다면 적어도 마리아가 50세 정도로 보여야 하는데 젊어도 너무 젊어 보인다. 미켈란젤로가 제작 당시 20세 였으니 자신의 이상형의 모습으로 성모 마리아를 지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신성한 젊은 여인의 얼굴로 표현하고 싶었을 것 같다. 그는 작품에 서명을 안하는데 이 작품을 만든 뒤 사람들이 하도 궁금해 하니 마리아 어깨에서 가슴으로 이어지는 끈에 “나 미켈란젤로가 만들었다.”라고 조각 했다고 한다.
3. 피에타의 감상-테라코타/1998년/백홍자
미켈란젤로의 피에타를 보고 나의 감상을 흙으로 제작했다. 조형성 보다는 소박하게 사랑의 본질을 표현해 보고 싶었다.
4.최후의 심판- 그는 종종 영화 속 카메오 처럼 자신의 작품에 자신의 모습을 조각하거나 그려 넣었는데 최후의 심판 벽화에서는 열두 제자 중 하나인 바돌로매 손에 들린 자신의 모습을 빈 껍질로 표현 했다.
5. 성 베드로 순교- 그의 작품 속에 드러나는 눈 빛들은 한결 같이 형형하게 부릅 뜨고 있는데 특히 그림 속 베드로의 눈 빛이 그러하다. 이 그림은 교황 집무실 정면에 걸려 있어서 일반 관광객에게는 공개되지 않는다고 하는데 마치 초대 교황인 베드로가 교황과 주교들을 향해 강한 메세지를 주며 바라보는 시각이라고 한다.
“나 이렇게 순교 하는데 너희들은?’ 미켈란젤로의 마음 인 듯 하다.
그의 예술관과 삶의 고뇌와 신앙에 관한 것은 말년에 지은 그의 시가 대변해 줄 것이다.
폭풍우 치는 바다위 연약한 쪽배를 타고 내 삶의 여정은 벌써 이르렀네.
우리의 온갖 좋고 나쁜 행실을 밝히고 결산하는 우리 모두의 항구에.
나 이제 알겠네.
예술을 나의 왕과 우상으로 만들었던 애정어린 상상력이 얼마나 잘못 된 것인지를 그런데도 모든 사람들이 갈망 한다는 것을.
두개의 죽음을 향해 다가가는 지금 즐겁지만 헛된, 사랑스런 생각들은 무엇인가?
한 죽음은 분명하고, 다른 죽음이 나를 위협하네.
어떤 그림이나 조각도 나를 만족 시키지 못한다네.
이제 나의 영혼은, 십자가 위에서 우리를 껴안기 위해 팔을 벌린 성스러운 사랑을 향해 간다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