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6월 21,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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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이 키운 지구촌 에너지 불안…기후변화 대응 후퇴?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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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발 원유·가스 시장 충격에 석탄 등 화석연료 회귀 움직임
재생에너지 전환 가속 요구도 커져…식어가던 원전 역할론 부상

(연합뉴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키운 지구촌 에너지 대란 우려는 기후변화에 악재인가, 기회인가?
세계 2위의 원유·천연가스 생산국인 러시아가 일으킨 전쟁이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지구촌의 에너지 정책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원유·가스 수급난과 가격 급등으로 대표적인 화석연료인 석탄 의존도가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반면 청정에너지 도입을 촉진할 것이라는 기대도 있다.

 ◇ 에너지 수급 불안에 커지는 화석연료 유혹
우크라이나 사태로 에너지 수급 불안이 커지자 석탄에 다시 눈을 돌리는 국가가 나타나고 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독일은 최근 전력 공급망에서 제외한 여러 개의 석탄 화력 발전소를 필요할 때 신속히 가동할 계획이다.

로베르트 하벡 독일 부총리 겸 경제·기후부 장관은 “지금은 에너지 공급 확보가 다른 모든 것에 우선한다”고 말했다.

독일은 액화천연가스(LNG)의 공급 안정을 위해 2개의 LNG 터미널 건설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LNG가 석탄보다는 친환경적이라고 하지만 역시 화석연료다.

독일 남부의 뮌헨시는 2023년 봄 천연가스 시설로 전환하기로 한 석탄화력발전소 1곳의 수명을 연장하기로 했다.

유럽연합(EU)은 올해 말까지 러시아산 가스 수입량의 3분의 2를 줄이고 2030년까지 완전히 끊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EU는 난방·전기·산업용 에너지의 90%를 천연가스에 의존하며 이중 약 40%를 러시아에서 수입한다. EU의 전체 원유 수입에서 러시아산은 30% 가까이 된다.

그러나 회원국별 사정이 다르고 대체 에너지 확보에는 시간이 걸리는 문제가 있어 러시아산 에너지로부터 독립하겠다는 EU의 구상이 얼마나 실현될지는 미지수다.

당장 수급과 가격 안정 문제가 눈앞에 닥친 만큼 청정에너지보다 투자 비용과 시간이 덜 드는 화석연료에 대한 유혹이 커지고 있다.

EU가 러시아 제재를 위해 미국과 영국에 이어 러시아산 원유의 수입을 중단할 경우 더욱 그렇게 된다.

다급한 EU는 아프리카 지역에서 원유와 가스를 수입하는 방안을 타진하고 있다. 재생에너지 중심의 정책을 펴는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석유·천연가스 업계에 증산을 촉구하는 상황도 벌어지고 있다.

호주 정부 안에서는 2050년까지 ‘탄소중립'(탄소배출 제로)을 달성하려는 계획을 잠시 중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 “화석연료 회귀는 ‘미친 짓’…청정에너지 전환 속도내야”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화석연료 회귀 움직임에 대해 ‘미친 짓’이라는 표현까지 동원하며 비판했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지난 21일(현지시간) 영국 이코노미스트지가 주최한 지속가능성 서밋 화상연설에서 “이런 단기적 접근은 기후변화에 더 큰 위험을 몰고 온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2040년까지 세계 각국의 단계적 석탄 감축과 재생에너지로의 전환 가속을 촉구했다.

한국을 비롯한 주요 40여개 석탄 소비국은 지난해 11월 열린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에서 석탄 발전을 단계적으로 줄여 선진국은 2030년대, 개발도상국은 2040년대까지 최종 중단하기로 진통 끝에 의견을 모았다.

이런 목표에 다가가는데 있어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국제 에너지 공급망의 지각 변동이 장애물로 떠오른 것이다.

그러나 화석연료에서 청정에너지로 전환하는 데 속도를 내야 할 필요성이 커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EU의 경우 러시아산 에너지를 대체할 공급처를 찾는 동시에 태양광과 풍력 발전 등 재생 에너지 확대에도 속도를 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다만 녹색 에너지 개발에는 많은 투자와 시간이 필요한 만큼 강한 추진력과 지원이 요구된다.

호주 퀸즐랜드대 지속가능광물연구소의 비그야 샤르마 선임연구원은 세계경제포럼 기고문에서 “우크라이나 사태가 각국에 재생 에너지에 투자하고 국내 에너지 수요를 더 잘 관리해 러시아산 화석연료 의존도를 줄이라는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밝혔다.

 ◇ 떠오르는 원전 역할론…한국도 탈원전 폐기 움직임
원자력 발전 의존도도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은 지난 23일 ‘우크라이나 사태 관련 EU 제재의 제약 요인과 영향’ 보고서에서 “EU의 탄소 중립 전략에서 중간 단계 역할인 천연가스 발전을 당장 전부 대체하기는 어려울 전망인 가운데 그 대안으로 원전의 역할이 부각될 가능성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 벨기에는 2025년까지 원자력 발전을 중단하려던 계획을 바꿔 10년 더 원전을 가동하기로 했다. 핀란드는 유럽 지역에서 15년 만에 처음으로 최근 신규 원전 가동에 들어갔다.

영국은 친환경 에너지가 부족한 점을 고려해 전력 수요에서 원전이 차지하는 비중을 현재 약 15%에서 25%로 높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현 정부의 탈원전 정책 폐기가 국제적 에너지 수급 불안, 새 정부 출범과 맞물려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주요 공약 가운데 하나가 탈원전 폐기인데 산업통상자원부는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원전 정책의 재정립 방침도 보고했다.

그러나 환경단체는 원전이 가동 중에는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지만 우라늄 채굴, 핵폐기물 보관·처리 등의 과정에서 온실가스가 나오고 방사성 물질 위험이 있다며 탈원전 폐기에 반대하고 있어 논란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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