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일, 5월 30,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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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례 없던 대형 참사, 희생자 추모와 국민 트라우마 이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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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29일 토요일 오후 10시 15분, 대한민국의 중심 서울에서 전례 없던 대형 압사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이태원에는 할로윈을 앞두고 많은 인파가 몰려 있었으며, 유명 클럽을 포함한 이태원역 1번 출구로 향하는 좁은 골목길로 인파가 밀리면서 총 154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것으로 집계되었다. 따라서 이 사고는 지난 2014년 세월호 침몰 사고로 304명이 사망한 이후 대한민국에서 발생한 최대 인명 사고이며, 특히 수도인 서울에서 벌어진 대형 사고로는 502명이 사망한 1995년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 이후 처음으로 기록되었다.

지난 29일 밤 이태원 대형 압사 사고가 발생한 골목길에 수많은 인파가 몰려 있다. 당시 현장은 아수라장이었고 클럽 음악 소리로 비명소리조차 들리지 않았다. (사진 연합뉴스)
  • 새로운 문화 즐기고 모이는 것은 젊은 세대 탓 아냐

할로윈 데이는 약 10여 년 전부터 영어 학원 등을 시작으로 젊은 층을 중심으로 대중화되어 기업들에게도 MZ세대를 겨냥해 마케팅에 활용하기 좋은 기념일 중 하나로 자리잡고 있는 추세였다. 대한민국의 아들 딸 같은 젊은이들은 반짝 반짝 빛나는 청춘의 어느 날, 모두가 함께 즐기고 환호하는 문화를 영위하기 위해 들뜬 마음으로 거리로 쏟아져 나왔을 뿐인데 찰나의 불행으로 대한민국의 할로윈은 죽음으로 이어진 대참사로 변질되었다.

참사 이후 일부 시민들은 사고와 관련해 희생자들을 비하하거나 조롱하는 내용의 비난을 해 명예훼손으로 고소를 당하거나 사회적 거부 대상이 되기도 했다. “그러게 왜 모여서 논 것이냐”라고 손가락질 하거나 “놀다가 죽은 것을 애도해야 하냐” 등의 발언을 한 이들에 대한 범국민적 차원의 뭇매가 시작되고 있는 것이다. 참사 이후 피해자들에게 책임을 돌리는 일부 여론으로 2차 가해 우려까지 제기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의 자녀들, 가족들의 희생을 비하하고 함부로 말하는 사람들이야말로 악마보다 더 악마 같은 놈들”이라는 여론 또한 거세지고 있는 실정이다.

  • 여성 사망자가 남성의 1.7배로 여성 사망자 98명, 남성 사망자 56명

이 압사참사가 대규모 인명피해로 이어진 데에는 가파르고 비좁은 골목에 엄청난 인원이 몰린 것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밤 10시가 지나면서 귀가를 서두르며 이태원역 출구와 가장 가까운 해당 골목길로 내려가려던 시민들, 같은 골목길에 위치한 클럽에 입장하기 위해 기다리던 시민들, 그리고 2차 또는 3차 장소로 이동하기 위해 세계음식거리로 쏟아져 나온 시민들이 동시에 모여 거대한 체증이 발생된 것이다.

30일 오전 서울 용산구 이태원 핼러윈 인명사고 현장에서 구조대원 등이 구조활동을 하고 있다.(사진 연합뉴스)

게다가 번화가와 대로변을 잇는 골목이다 보니 세계음식거리가 있는 위쪽에서 내려오는 사람과 이태원역에서 나와 아래에서 올라가려는 사람의 동선이 겹쳐 사람들이 피할 틈도 없었다. 아직 구체적인 경위 등을 속단할 수는 없지만 할로윈을 즐기려는 많은 이들이 한꺼번에 경사진 좁은 골목에 몰리면서 누구 하나 손쓸 새 없이 순식간에 당한 것이다. 게다가 할로윈을 맞이해 길 전체에 울려퍼지던 시끄러운 음악 소리에 압사되는 시민들의 울부짖음과 비명소리조차 들리지 않아 현장은 그야말로 지옥이었다.

같은 사고를 당했지만 유독 여성 사망자가 많이 나온 이유에 대해 전문가들은 여성의 근육량이 상대적으로 적어 압력에 취약했기 때문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신체에 강한 압력이 가해지면 폐가 팽창하지 못하고 공기가 전달되지 않아 질식사하게 되며 심장 또한 압력을 받아 제대로 박동하지 못하게 되기 때문이다.

  • 11월 5일까지 ‘국가애도기간’ 선포, 시민들 너도나도 비통함에 합동분향소 방문

이번 압사 사고는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3년 만에 처음 열린 ‘노마스크 할로윈 파티’에 약 10만명이 넘는 인파가 대거 몰리면서 발생했다. 사고가 발생한 지 이틀이 지났지만 이태원에서 벌어진 압사 참사의 현장은 대한민국의 소셜미디어(SNS)나 유튜브 등을 통해 여과 없이 전파되면서 희생자, 유가족 뿐만 아니라 전 국민의 트라우마로 번지고 있다. 정부는 11월 5일까지를 ‘국가애도기간’으로 선포했으며 용산구를 특별재난지역으로 전격 지정했다. 복지부는 이번 참사와 관련해 국가트라우마센터 내에 ‘이태원사고 통합심리지원단’을 구성, 유가족과 부상자, 목격자 등 약 1천여명에 대한 심리지원을 시작했다.

31일부터 시작된 압사 사고 희생자 추모 공간에서 시민들이 절을 하는 모습 (사진 연합뉴스)

전국적으로 희생자가 나오면서 31일부터 서울시청 광장과 이태원 녹사평역 광장 등 전국 곳곳에서는 이번 사고의 희생자들을 추모할 수 있는 합동분향소가 마련되었다. 정부는 이태원 압사 참사 사망자 장례비를 최대 1천 500만원까지 지급하고, 부상자들에 대해서는 건강보험재정으로 실 치료비를 우선 대납하기로 했다. 유가족과 지자체 전담 공무원 간 일대일(1:1) 매칭을 완료하고 전국 31개 장례식장에도 공무원들을 파견해 원활한 장례를 지원할 예정이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31일 오전 6시 기준 이태원 압사 사고로 인한 인명피해가 사망자 총 154명, 중상자 33명, 경상자 116명 등 총 303명이라고 밝혔다. 한편 희생자들 가운데 10대인 중학생과 고등학생 6명도 포함된 것으로 나타나 많은 이들의 마음을 안타깝게 했다. 외국인은 사망자 26명, 부상자 15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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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예원 기자
조예원 기자
고려대학교 국제학 BA · 고려대학교 언론학 BA · 덴버대학교 국제안보학 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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