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 11월 28,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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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등을 끄고 촛불을 켜보라

전기가 들어오지 않은 시골에서 호롱불 켜고 초등학교 시절을 보냈던 경험이 있는 분들은 그 아련한 추억을 수십년이 지난 지금도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여름철이면 마당에 멍석을 깔고 모기장 속에 온 가족이 모여서 이야기도 나누고 스무고개도 했던 소중한 기억들…. 멍석에 누워 하늘을 보면 가슴 한가득 쏟아져 내리는 별들과 은하수!!! 그리고 별똥별!!! 그 별똥별을 바라보며 “누군가 지금 막 멀리 여행을 떠났구나”라고 말씀하셨던 할머니의 추억까지….
그런데 전기가 들어온 다음부터는 예전처럼 모여 이야기를 나누지도 않았고 하늘의 별을 보는 일은 더더욱 없어졌다. 온 가족이 TV 앞에 모여서 TV에 빠져들었고 TV에게 가족 간의 대화마저 빼앗기고 말았다.


그런데 TV보다 훨씬 더 강한 녀석이 나타났다. 컴퓨터와 인터넷이 등장했을 때만 해도 그저 그러려니 했는데, 스마트폰이 등장한 이후부터는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다. 스마트폰에게 시간을 빼앗기고 정신도 빼앗기고 기억마저도 빼앗기는 아이러니한 세상이 된 것이다.
스마트폰이 없을 때는 우리 모두 중요한 전화번호 수십 개는 기억하고 있었는데 지금은 기억할 필요가 없으니 전화번호를 기억하지 못하는 것이 당연한 일이다. 이러한 기억 상실증을 디지털 치매(digital dementia)라고 하는데 생각해 보면 우리 모두 이 병에 걸린 것이 분명해 보인다. 지금 기억할 수 있는 전화번호가 몇 개나 되는지 생각해 본다면 말이다.


그래서 전등, TV, 컴퓨터, 스마트폰을 꺼놓고 하루 저녁 오롯이 촛불을 켜볼 것을 권한다. 전등을 끄게 되면 처음에는 답답하고 불안해지겠지만 마음을 차분하게 가라앉히고 30분만 앉아 있으면 안정을 찾을 수 있고 마음의 여유도 생기고 시간이 천천히 흘러가기 때문에 책을 읽고 싶은 마음도 생기게 된다.
전등을 끄고 촛불을 켜면 평소에 듣지 못하던 소리를 들을 수 있고 느끼지 못했던 것을 느낄 수도 있다. 한 가지 감각이 약해지면 다른 감각이 예민해진다고 한다. 앞을 보지 못하는 사람은 귀가 예민해져서 다른 사람이 듣지 못하는 소리를 들을 수 있는 것 처럼….
전등을 켰을 때는 눈으로 보지만 촛불을 켜면 마음으로도 보게 되고 생각을 많이 하게 된다. 촛불을 켜면 촛불에 집중하게 되니 덤으로 집중력도 높일 수도 있다. 그래서 가끔 마음이 심란하고 정신적으로 피곤하고 혼란스러울 때 전등을 끄고 촛불을 켜 보기 바란다.


촛불을 켰을 때 얻을 수 있는 가장 큰 이점은 그동안 생각하지 못하던 것을 생각할 수 있다는 점이다. 사람의 눈에 보이는 것은 실제로는 물체에서 반사되는 빛이다. 나뭇잎이 녹색으로 보이는 것은 녹색을 반사하기 때문이고, 밤하늘이 캄캄한 것은 반사하는 빛이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촛불을 켜면 물체가 반사하는 빛이 줄어들기 때문에 눈에 들어오는 정보량이 그만큼 줄어들고, 정보량이 줄어드니 뇌가 처리해야 할 일이 그만큼 줄어들게 된다. 뇌는 처리해야 할 일이 줄어드니 그만큼 여유가 생겨서 평소에 생각하지 못하던 것을 생각할 수 있는 것이다.
전등을 끄고 촛불을 켜서 클래식 음악을 듣는 자신의 모습을 상상해 보라. 얼마나 멋지고 여유 있는 모습인가? 일부러 시간을 내어 클래식을 듣기란 쉽지 않지만, 전등을 끄고 촛불을 켜면 마음의 여유가 생기니 평소에 듣지 못하던 클래식을 듣는 멋진 저녁을 맞이할 수도 있다.
1주일에 한 번은 전등을 끄고 촛불을 켜기 바란다. 촛불을 벗 삼아 책을 읽으면 책 속의 한 구절이 큰 울림을 줄 수도 있고, 밝은 불빛 아래에서는 보이지 않던 내용이 보일 수도 있고, 한순간에 행간의 의미를 깊이 깨우칠 수도 있다. 책 속의 주인공과 깊은 대화를 나눌 수도 있고 저자와 교감하면서 마음을 위로하기도 하고 함께 기뻐하고 함께 아쉬워할 수도 있을 것이다.


촛불을 켜게 되면 가족 간에 얼굴을 마주하고 가슴속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 될 것이며 촛불을 켜는 밤은 부부의 사랑을 마음 깊이 확인하는 저녁이 될 수도 있다. 밝은 전등 아래서는 떠오르지 않던 아름다운 시어가 생각나므로 한순간 시인이 되는 감동을 맛볼 수도 있을 것이고 사춘기 때의 문학소년·소녀로 시간여행을 떠날 수도 있을 것이다. 미래의 자신에게 편지를 써서 밀봉해 두었다가 20년 후에 읽어본다면 어떠한 느낌일까? 상상만 해도 즐겁지 아니한가?
특히 자녀들에게 훗날 고이 간직할 수 있는 소중한 추억을 선물하기 위해서라도 촛불을 켜보기 바란다. 자녀들이 성장하여 자신의 자녀를 키우면서 어릴 때의 촛불 경험을 되살릴 수 있는 추억거리를 만들어주는 것만으로도 촛불 켜는 의미가 아름답지 아니한가?
그런데 이 모든 것에 우선하여 전등을 끄고 촛불을 켜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자신을 영적으로 돌아보기 위한 것이다. 촛불을 켜고 한 주 동안 받은 은혜에 감사하며 기쁘고 슬펐던 일, 억울하고 힘들었던 일을 돌아보면서 그렇게 인도하신 하나님께 감사한 시간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촛불을 켜면 마음이 너그러워지고 억울함과 분노를 온유와 용서로 승화시키는 영적 각성이 일어나게 된다. 촛불을 켜는 밤은 옹졸했던 자신을 반성하게 되고, 감사하며 생활하지 못했던 자신을 돌아보는 영적 회개의 시간이 될 것이다.


촛불을 켜므로써 정신과 영혼에 여유를 선물하면 좋겠다. 그렇게 선물 받은 여유를 맑고 싱그러운 자신에게 되돌려주는 풍성함을 누릴 수 있기를 기대하면서….

정병갑 교수
'아들아! 너는' 저자, 고신대 의생명과학과 교수 역임, 한국창조학회 부회장, 극동방송 창조과학 강연 진행, 콜로라도 주립대학 교환교수 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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