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11월 26, 2022

장수풍뎅이

아이들 어릴 때 가장 먼저 키우기 시작한 애완동물로 떠오르는 것은 개미다.
큰아이가 태권도 학원에 다니던 여섯 살 때 아파트 놀이터 주변의 잔디밭에 많이 돌아다니던 개미들을 들여다보다가 죽은 곤충의 사체를 분해하여 물고 나르는 개미들의 공조생활에 신기해하길래 학교앞 문방구에서 개미 키우는 통을 사다가 안겨주었다.


투명 아크릴판 두 장이 일 센티미터 간격을 띄워 바닥과 양옆을 고정하여 붙여져있고 위는 트여있는 구조로 되어있는데 뚜껑을 닫을 수 있게 생겼다. 그곳에 습기있는 모래를 채우고 개미 몇 마리를 넣으니 재미있는 일이 벌어졌다.


개미들이 모래를 파고 들어가며 자신들의 통로를 만들고 은신처도 만들었다. 간간히 먹이를 떨어뜨려 넣어주면 먹이를 발견한 개미가 다른 개미들에게 가서 신호를 전달하여 먹이가 있음을 알려주었는지 줄지어 먹이를 날라다가 모래통로를 타고 들어가 은신처로 먹이를 날라놓는 것이 눈앞에서 펼쳐졌다.
생긴 것은 그리 간단하나 자연과학의 산교육 교재로 그 또래 아이들에게 짱이었다. 그리고 한참 뒤에 프랑스 작가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개미’ 라는 소설이 다섯권 씨리즈로 출간되어 아이들과 함께 읽게 되었는데 재밌고 훌륭한 책이었다.

그리고 더 한참 뒤에 이곳 콜로라도의 어느 아파트에서 살 던 때에 집에 고양이를 한 마리 키우고 있었는데 어느 날부턴가 주방에 있는 고양이 밥그릇주변으로 전에 없던 개미들의 행렬이 생겨 놀라 자세히 들여다보니 고양이씨리얼을 공조하여 나르느라 개미들이 아주 열나게 바쁘셨다.


모두 다 귀한 생명체인 것이기에 약을 화악 뿌려서 없애버릴 수는 없었다. 궁리를 하다가 큰 양재기에 물을 채워 고양이 밥그릇을 물 한가운데에 놓았다. 먹을 수가 없으면 더 이상 안오겠지 싶었으나 다음날 보니 몇 마리는 물에 빠져 돌아가셨고 그 와중에도 몇 마리는 고양이 밥그릇까지 도달을 하여 헤집고 돌아다니고 있었다.


고양이가 개미를 밥이랑 같이 먹는 것도 왠지 꺼림칙해서 다른 방법을 강구해보다가 문득 개미들의 신호소통방식이 생각났다.
마음은 아프지만 별수 없이 몇 마리를 두 동강 내어 고양이 밥그릇주변에 뿌렸다,이 처참한 죽음을 목격한 개미가 다른 개미동료들에게 알리어 다시는 오지 않기를 바라면서. 반신반의 하면서 시도한 일이었는데 정말 신기하게도 며칠 내에 개미들이 모습을 감추어버렸다.


생명의 신비와 신기한 생물과학의 체험이었다. 강아지를 갖고 싶다고 노래를 불렀으나 아파트공간에서 도저히 감당할 자신이 없었던지라 개미이후로 아이들이 키운 애완동물들은 올챙이에 개구리, 거북이, 금붕어, 가재정도였다.


일본에서 키웠던 장수풍뎅이 애벌레는 잊을 수가 없다. 남자어른 엄지 손가락만큼 굵었던 뽀얀 애벌레를 아이들이 키워오던 어느 날 새벽에 느닺없이 ‘부르르르릉, 뷔이이이잉!’하는 소리에 놀라서 잠에서 깼는데 ‘으앗, 나왔다! 장수풍뎅이닷!’ 애들 아빠가 알려주어 거실로 나가보니 반짝거리는 밤색 몸체에 큰 뿔이 달려있는 멋진 장수 풍뎅이가 거실 커튼에 붙어있었는데 정말 장수답게 멋지고 멋졌다.


비상을 할 때 내는 날갯짓소리도 크고 듣기 좋았다. 암컷을 두 마리 들여와 장수의 신방을 꾸며주자 얼마지나지않아 그들의 2세 알들을 낳고 장수풍뎅이의 일생을 마감하고 떠났으며 알들은 집 앞 호수공원 숲속 보금자리에 놓아주었다.


우리 초코의 친구로 장수풍뎅이를 키워볼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든다.
일본에서 살던 때에 강아지 대신으로 아이들이 원해서 키우게 된 것이 햄스터였는데 것도 쥐종류라서 정말 싫었지만 통속에서 키우는 것이니까 허락할 수밖에 없었다.

헌데 어느 날 햄스터들 중에 한 마리가 탈출하여 어디론가 숨는 바람에 몇시간 난리 소동 후에 냉장고 뒤에서 찾아냈다. 그곳이 따뜻해서 쥐들은 보통 그리 간다고 회사에서 근무중인 애들 아빠가 전화로 알려주어 간신히 찾아낼 수 있었다.지인 중에 어떤 분은 중학생인 아들이 뱀을 좋아해서 길이 오륙십 센티미터 정도 되는 백사를 키웠다.


한번은 그 백사가 자기 거처에서 탈출하여 없어지는 바람에 그 눔 찾느라 싱크대에서 서랍에 장롱 속까지 뒤지고 난리가 났었단다.
먹이는 따로 주문을 했는데 갓 태어난 알쥐들을 냉동시킨 것이었다. 설마 그걸 냉동칸에 같이 보관하지는 않았겠지 싶어서 물었더니 따로 전용냉동고가 있다고 했다.
자식이 뭔지 뱀에다가 뱀이 먹을 쥐, 쥐보관 전용 냉동고까지 집에 들여놓는 부모란 전생에 자식에게 무슨 빚을 지었길래 갚고 갚아야하는지 싶었다.

권달래
아마추어 작가, 1985 중앙대 건축공학과 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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