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전의 칼럼에서 이야기하였듯이, 지금도 많은 이민자들이 가족의 밝은 미래를 꿈꾸며 더 나은 환경에서의 자녀 교육을 위해 미국 땅을 밟고 있다. 그러나, 미국에서의 삶은 기대한만큼 그리 녹록치 않다. 부모들은 자녀의 학업을 위해 밤낮없이 일하며 수고하지만, 정작 아이들과의 관계에 있어서는 고충이 많게된다. 부모들은 일을 열심히하여 아이들의 필요를 채워주면 된다고 생각하지만, 많은 아이들이 외로움에 방황을 하게되는 경우가 많다. 그 이유중의 하나는 부모님들은 대부분의 시간을 직장과 사업체에서 보내기 때문에 자녀들과 많은 시간을 보내지 못하고, 때문에 소통이 저절로 줄어드는 결과를 낳게된다. 미국 문화를 이해하지 못한 채 한국식 문화와 사고방식을 고집하는 것도 자녀들이 부모를 멀리하는 이유가 된다. 뿐만 아니라, 부모와 자녀사이의 언어장벽이 소통을 더 줄어들게하는 장애가되기 때문이다.
통상적으로, 미국의 이민자 가정에서 의사소통을 하는데는 모국어와 영어가 뒤섞여 사용된다. 가장 흔한 사례는 부모가 한국어로 이야기하고, 자녀는 영어로 말하는 형태이다. 이를 트랜스-랭귀징(trans-languaging)이라고 한다. 부모는 오랜 미국 생활 덕분에 어느 정도 영어를 알아듣고, 자녀는 부모가 한국어를 쓰기에 한국말을 잘하지는 못해도 알아 듣기는 하는 경우가 많다. 한국어를 주로 구사하는 이민 1세대인 부모와 영어를 주로 구사하는 성인 자녀 사이에 깊은 대화는 쉽지 않다. 특정 언어의 경계는 무너지고 필요에 따라 여러 언어가 소환된다. 대화 도중에 다양한 언어 모드가 넘실대고 전통적인 언어 사용방식은 의미를 잃는다. 그러므로, 아이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침으로 이중언어 사용자가 되게 하는 것이 소통에 가장 바람직하다고 본다. 왜냐하면, 많은 연구에서, 2-3개의 언어에 노출된 아이들이 더 창의적이며 문제해결 능력을 더 잘 발달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렇다면, 우리 아이들이 효과적인 이중언어 사용자가 되도록 어떻게 도울수있을까? 우선, 아이들이 다양한 상황에서 영어와 한국어 두 개의 언어에 노출되도록 하는 것과 각 언어를 배우는 것의 의의를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예를들면, 어머니는 아이에게 영어로만 말하고 아버지는 한국어로만 말하는 것이다. 또한, 집에서는 한국어로만 말하고 학교에서는 영어로 말하는 것이 좋은 방법이된다. 어떤 방법을 사용하든 언어를 섞어 쓰는 것은 피하도록 한다. 즉, 아이에게 한국어로 이야기할 때 영어의 구절이나 문장과 섞지 말라는 것이다. 혹시나 아이가 두 가지 언어의 단어들을 한 문장에 섞어 사용하더라도 혼내키지 말고, 부모 자신이 현재 사용하고 있는 언어에서 적당한 단어를 알려주며 가볍게 교정해주는것이 아이의 이중언어 형성에 도움이되는길이다.
하지만, 부모가 집에서 아이에게 제2언어를 가르치는 일은 상당히 어려울 수 있다. 사실상 대부분의 이민가족은 제3세대에서 모국어를 상실한다고한다. 그렇지만, 아이를 언어학교에 보내서 좀 더 정규적인 방법으로 언어를 배우게 한다거나, 아이를 여름이나 더 긴 기간 동안 모국에 보내 친척들과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게 해주는 방법도있다. 아이가 모국어를 구사하는 친구들을 사귀는 것도 중요하다는 점을 유념하자.
궁극적으로 아이가 제2언어에서 가지는 유창성은 개인적인 동기부여와 부모의 지원을 포함해 많은 요인에 영향을 받게 된다. 우선 아이가 모국어에서 달성했으면 하는 언어적 수준을 정한 후 책과 멀티미디어 자료, 정규 교육 또는 일시적인 집중 훈련 등의 적절한 자원을 찾아보는것이 많은 도움이된다. 아이를 이중언어 사용자로 키우면 아이가 자신의 문화와 유산의 중요성을 인정할 뿐만 아니라 강한 개인적 정체성을 발달시키는 데도 도움이 될 수 있다. 더불어 아이가 성인이 됐을 때 직장에서도 유용한 이점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것을 간과하지 말라는 부탁을 드리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