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12월 2,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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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임옥상 작가, 덴버아트뮤지엄에 작품 3점 소장 ・ 전시

지난 17일 목요일 오후 1세대 민중작가 임옥상(1950~)의 작품 3점이 덴버아트뮤지엄에 소장되어 전시된다며 이에 맞춰 한국에서 임옥상 작가가 덴버에 방문했다고 본지에 인터뷰 요청이 들어왔다. 기자의 얕은 교양이 부끄러워 화가이자 본지 미술 칼럼니스트 백홍자씨를 청해 함께 덴버아트뮤지엄을 방문했다. 덴버아트뮤지엄은 갑작스런 한파로 방문객이 없어 한적했고 하얗게 쌓인 눈으로 아름다운 모습이었다.

작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임옥상 작가(왼쪽)과 백홍자 칼럼니스트(사진 이현진 기자)


임옥상 작가는 한국 민중미술 1세대 작가로 정치적 탄압에 대해 비판적이었던 한국의 70년대와 80년대에 선도적으로 민중 운동을 이끌었던 예술가들 중 한 명으로 알려져 있다. (출처:위키피아)


반갑게 인사하는 임옥상 작가는 미리 온라인에서 참고했던 이미지와는 달리 연륜이 묻어나오는 젊은 청년의 상반된 느낌이었다. 함께 동행한 통역관과 시간 날때마다 콜로라도 명소를 여행하고 있다는 임작가는 “이렇게 공기좋고 아름다운 곳에 사는 콜로라도인들이 부럽다”고 말하기도 했다.


작품이 덴버아트뮤지엄에 전시되게 된 경위에 대해 묻자, 임 작가는 이번 덴버 방문이 무려 세 번째라며, 전 미술관 아시아관 큐레이터인 티엔룽씨가 새미 리 작가와 인연으로 소개하여 레드라인에 함께 작품을 전시하게 되어 덴버와 인연이 있었는데, 1년전 새로 부임한 아시아관 큐레이터 김현정씨의 적극적인 추천으로 한국 삼성문화재단과 가나문화재단에서 구매하여 덴버아트뮤지엄에 기증하게 되었다고 한다. 김현정 큐레이터는 “임옥상 작가님은 미술 교과서에서 처음 뵌 나의 우상”이었다며, “적절한 타이밍에 일사천리로 작가님의 좋은 작품을 전시하게되어 기쁘다”고 말하며 임작가와의 인연을 설명했다.


담화를 나누며 입장한 덴버아트뮤지엄 1층 특별 전시관에 전시된 첫 번째 작품은 임작가의 2017년작 ‘여기, 흰꽃’ 이 갤러리 한 면에 꽉 찰 정도로 장대했다. 광화문 광장의 촛불집회의 연장선을 표현한 것으로, 꿈꾸는 대한민국은 무엇인가. 청와대 뒷산 인왕산 앞에는 예전 풍경 그대로 맨땅이 아무것도 채워지지 않았을 때 꽃(백의민족, 목화, 배꽃, 민중의 상징적인 흰 색)으로 광화문 광장을 새로 비우고 새롭게 채워졌으면 좋겠다는 희망을 담은 작품이다. 삼성문화재단 기증

임 옥상 작가의 ‘손짓’ (사진 이현진 기자)


한국관에 전시된 두 번째 작품은 당시 25세였던 임옥상 작가의 ‘손짓’으로 거울 위에 주먹이 올라오는 형상을 직설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이 무렵은 74년도 유신정권시대로 고 박정희 대통령이 한국적 민주주의를 가장한 암울한 시기였다. 그리고 정권을 따르는 예술인들에게 예술인총연합 성명서를 내게 하고 미술 권력을 정권과 손을 잡은 예술인들이 가지게 되면서 예술의 방향까지 강압적인 지시를 따르게 할 때였다. 이 작품은 젊은 혈기와 맞물려 불합리한 폭력에 항거하고 울분을 토해내는 응어리를 표현했다. 검은 거울은 언뜻 작품을 보고있는 개인의 얼굴이 주먹 위로 보이게 표현하였다. 개인소장작품 기증.


마지막 작품은 2021년작 ‘불기’로 ‘군자를 그릇으로 써먹지 마라 는 말로, 도구화하지 마라, 이것은 단순한 그릇이 아니다’ 라는 뜻으로 설명된다. ‘오름-제주도 한라산 같은 분화구 (사발모양)’에 누워있는 사람-자유 양당 체제에 끌려다니며 시달려 고단하고 고립됨을 표현했다. 가나문화재단 기증

작품 ‘불기’에 대해 설명하는 임옥상 작가 (사진 이현진 기자)


임작가는 작업할 때 자연 재료인 흙을 사용해 작품을 많이 만드는데, ‘여기, 흰꽃’도 흙을 배경으로, 꽃은 펄프를 사용하여 작품을 완성했다. 임작가는 서양화를 전공했지만 지난 40여년동안 작품 활동을 하며 내 몸에 맞는 재료를 찾기 위해 치열하게 여러 재료를 사용하며 고민하고 노력했다고 한다. 물, 흙, 불, 대기의 원초적인 재료를 가지고 작업하였는데 최근에는 흙으로 작업을 많이 했다. 현재 덴버아트미술관 전시뿐만 아니라 한국의 현대미술관에서도 내년 2월까지 전시회를 하는 중이지만 다음번 전시를 할 때는 그동안 잘 사용하지 못했던 나무를 이용한 다양한 작품을 만들고 싶다고 말한다.


한편 그는 ‘민중작가’라는 타이틀로 이름이 알려졌고 민중미술 작가로서 80년대부터 즐겁게 작품활동을 했지만, 그 시대는 민중 민주주의였고 지나서는 신 자유주의로 시대가 변화했는데 당시 정권을 잡던 사람들은 분홍 글씨를 씌우고 폄하해서 당시 민중작가들이 많이 고생했다고 한다.


“시대에 맞게 물 흐르듯이 흘러가는 것이 가장 자연스러운 법이다. 내가 생각하는 작가의 정체성을 어떤 단어로 어필할 수 없이 굴레를 씌워 참 유감스러웠다. 민중적인 세계관을 가지고 있다 하더라도 내가 사용하는 언어와 세계관을 끊임없이 추구하고 그것을 이해하는 것은 바로 대중들의 몫”이라고 못을 박는 임작가는 “정치에는 아주 신물이 난다. 양당정치는 국민을 볼모로 사기극을 벌인다는 생각”이라며 그 시대가 만든 ‘민중작가’라는 타이틀에 대한 피곤함을 드러냈다. 그리고 이제는 ‘1세대 민중작가’라는 말도 괜찮지만 본인은 ‘미디어 아티스트’라고 생각한다.


그는 그동안 활발한 활동을 하며 화가뿐만 아니라 조각가, 설치미술, 공공예술가, 환경예술가 등 다양한 예술활동을 하며 미디어 아티스트의 면모를 보여왔다. 오랜 세월 작품활동을 하였는데도 예술에 대한 정열과 형형한 눈빛, 그리고 흐르는 물과 같은 사고를 가진 임옥상 작가의 작품을 덴버에서 감상할 수 있게 됨을 환영하며 앞으로도 더욱 활발한 예술활동을 기대하게 된다.
임옥상 작가의 작품들은 덴버아트뮤지엄 1층 특별관과 한국관에서 감상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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