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일, 11월 28,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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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사] 아픈 역사 속에 사라진 덴버 차이나타운

“덴버 다운타운에 차이나타운이 있었다고?”

오늘날 덴버의 로도지역(LoDo)은 트렌디한 쇼핑과 먹거리를 즐길 수 있어 많은 사람이 즐겨 찾는 다운타운의 인기 지역이다. 하지만 쿠어스 필드 인근 와지길(Wazee St)에 1870년대에 중국 이민자들의 삶의 터전인 차이나타운이 있었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1800년대 사람들은 골드러시로 큰돈을 벌겠다는 희망을 품고 동부에서 서부로 이주했고, 중국인들도 철도 건설 노동자, 광부, 서비스업, 세탁소, 허드렛일하며 차이나타운을 형성했다. 덴버 최초의 중국인 이민자는 홍 리(Hong Lee) 씨로 1869년에 덴버에 도착해 판잣집에서 살면서 세탁소를 운영했다. 이후 중국인 인구는 꾸준히 증가해 약 500명까지 늘었다. 

콜로라도에는 아일랜드, 이탈리아계가 주축인 유럽계 백인들도 철도와 광산업에 많이 종사했는데, 금이 고갈되어 경쟁이 심해지자 값싼 노동력의 중국인에 대한 증오가 심했다. 반중국 정서는 콜로라도뿐만 아니라 미국 서부 전역에서 증가했고, 일부 언론은 중국인들은 몽골 제국의 후예라고 주장하는 기사를 쓰며, 미국을 정복할 것이라는 거짓 뉴스로 사람들의 증오심에 불을 붙였다. 또한 차이나타운을 특별한 증거 없이 도박, 매춘, 아편 굴과 같은 사회의 부도덕한 곳으로 몰아세우기까지 했다.

당시 서부 전역에서 중국인에 대한 인종 차별 폭동이 종종 일어났는데 1871년 로스앤젤레스 대학살과 1877년 샌프란시스코 폭동이 대표적이다. 1880년 10월 31일 덴버 차이나타운에서는 술에 취한 백인 남성 두 명이 중국인 남성에게 시비를 걸어 3,000명의 폭도가 날뛰는 야만적인 폭력 사태가 일어난다. 이날 폭도들은 잔인하게 룩 영(28세, Look Young)이라는 중국인의 목을 매달아 살해하고, 중국인은 보이는 대로 구타하고 상점과 건물 파괴를 일삼아 많은 중국인이 다치고 재산상 큰 피해를 보았다.

1880년 덴버에서 일어난 반중국 폭동의 삽화(출처:historycolorado.org)

하지만 이후 폭도들의 처벌과 중국인의 재산 피해에 대한 보상은 전혀 없었고, 차이나타운의 많은 중국인은 도시를 떠났으며 명맥만 유지한 차이나타운은 점차 역사속으로 사라졌다.

설상가상으로 이즈음 반중국 감정은 극에 달해 미국 정부는 1882년 중국인 배척법까지 통과시켜 중국인 노동자의 입국을 금지했고, 중국계 미국인이 시민권을 신청할 수 없게 만들었다. 악법은 60년이 지난 1943년에서야 폐지했다.

덴버 마이클 핸콕시장은 2022년(4월 16일) 지난날 중국인에 대한 폭력사태를 공식적으로 사과하고, 폭동 희생자의 후손들은 시장의 사과를 받았다. 덴버 시장은 지난 역사의 과오가 반복되지 않도록 아시아 태평양 역사 지구를 설립하고, 역사와 문화를 묘사하는 공공 벽화를 후원할 것이며, 공교육 프로그램 개발에 협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덴버의 아시아계 미국인 및 태평양 섬 주민 커뮤니티 지지자들(coloradoasianpacificunited.org)은 공식적인 사과가 중요한 단계라고 전하며, 이것은 우리 지역사회의 유산을 인정하고 존중하기 시작하는 운동의 첫걸음이라며 환영의 뜻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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