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auguration: 취임, 개관, 발족, (새로운 발전·중요한 변화의) 개시를 알림
신학대학원을 다니던 1998년 여름, 모교회에서 50미터 정도 되는 거리에 있던 월세집에서 가정을 이루며 살고 있었습니다. 가을로 가지 않으려 애쓰는 여름이 사람들의 밤잠을 야곰야곰 갉아먹고 있을 때, 아내와 저는 한 살이 채 안된 겸비는 포대기로 감싸 등에 업고, 두살 반 된 한결이는 손을 잡고 걸려 아무도 오지 않는 모교회 앞으로 늦은 밤에 나아갑니다. 그리고 아이들과 기도합니다. “예수님! 이 땅을 주세요!” 많은 신학생들이 자신을 키워준 교회로 돌아가 멋있게 사역을 해보고 싶은 마음이 있던 때에, 저 역시 그런 마음이었습니다. 당시 담임목사님도 저와 함께 사역하고 싶어하셨지만, 꼬맹이들과 드린 기도는 다른 방식으로 응답되었습니다. 당회에서 저의 부임을 허락하지 않은 이유는 제가 담임목사님의 편에 설 것이라고 장로님들이 미리 경계했기 때문이었다고 합니다. 이후 교회는 큰 혼란 가운데 빠져 담임 목사님은 강제로 사임을 당하셨고, 장로님들의 결정에 실망한 많은 성도들이 교회를 떠나 버리고 말았습니다.
그 일이 있은 후 미국에서 사역하다 온 다른 목사님이 잠시 있다 견디지 못하고 떠났고, 선교사였던 목사님이 부임하게 되었습니다. 약 20년의 시간이 지난 어느 해 한국에 들렸다가 장모님이 출석하시던 그 교회의 담임목사 위임 예배에 참석하게 되었습니다. 공군 장교였던 새 담임목사님의 아들은 제복을 입고와 사진을 찍으며 그 영광스러운 장면을 카메라에 담았고 사람들 모두 기뻐했습니다. 새 담임목사를 추천한 교단의 유명한 목사가 설교하고 또 다른 목사들이 와서 축사를 했습니다. 그 분들은 교단의 습관대로 그 가여운 저의 모교회, 이미 재정적으로 많이 힘들어진 교회로부터 사례비를 받아 자신의 갈 길을 갔고 그 교회는 시간이 지나면서 더 사람들이 떠났으며 교회는 낡고 더 가난해져 갔습니다. 지금도 잊혀지지 않는 축사의 내용이 있습니다. “이 지역이 개발되면 교회가 크게 부흥할테니 끝까지 참고 기다리세요!” 취임식을 가득 채웠던 사람들의 긍정적인 희망과 지도자의 겸손은 사라지고 이제 남은 것은 재개발이 되지 않아 쇠퇴해 가는 주택들과 불 꺼진 다윗의 장막이 덩그러니 거기에 있습니다.
지난 월요일인가, 미국의 새로운 대통령이 새로운 임기를 시작한다며 취임식을 가졌습니다. 어떤 분들은 환호하고 또 어떤 분들은 걱정합니다. 모든 취임식의 주인공들이 그랬던 것처럼 사람들에게 희망과 부유함, 평화와 더 나은 세상을 가져다 주겠다는 장밋빛 약속을 이번에도 선사합니다. 허나 지나간 미국과 한국의 여러 대통령들을 비롯한 많은 정치 지도자들이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힘과 권력을 주신 분을 두려워하며 그 분의 자녀들을 섬김에 있어 종으로, 노예로 자신을 여겼을까 하는 질문에 기쁘게 답할 수가 없습니다. 아무래도 이 땅에서는 진실하고 거룩한 취임식을 보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하지만, 다가오고 있는 우리들의 취임식은 다릅니다.
그 날은 우리가 하나님의 아들들이 되고 딸들이 되니, 우리는 모두 왕자들이며 공주들입니다(계 21:7). 모든 눈물을 그 눈에서 닦아 주시니 다시는 사망이 없고 애통하는 것이나 곡하는 것이나 아픈 것이 다시는 우리 주변을 서성이며 위협하지 못합니다(계 21:4). 더 이상 Our Church 같은 곳은 없습니다. 우리가 살 집인 하늘에서 내려오는 새 예루살렘 성은 온갖 보화로 만들어졌으며 그 가운데 성전이신 예수님께서 계시니 거기에는 속된 것이나 가증한 일 또는 거짓말하는 자들이 들어오지 못합니다(계 21:10-27). 우리가 살 곳에는 생명수의 강이 흐르고 생명나무가 심겼으며 우리는 영원히 우리의 왕이신 하나님을 섬기며, 우리도 왕 노릇하게 될 것입니다.
이것은 아주 일부분, 우리가 취임하게 될 그날, 새로운 시작을 하게 되는 그 날을 사도 요한이 그린 것입니다. 로마제국이 힘과 부유함을 자랑하며 영원히 이 땅을 다스릴 것 처럼 폭력적으로 나아갈 때, 유배되어 갇힌 외딴 섬에서 성령님에 의해 계시록을 써 고난과 핍박, 가난과 질병, 외로움과 억울함 속에 살던 그리스도인들에게 믿음을 버리지 말고 소망 가운데 미소 지으며 서로 사랑하며 살아가라고 격려했습니다.
온 세상을 조용히 하얗게 만드는 눈이 토요일 아침에 나립니다. 우리들의 Inauguration을 예수님께서 준비하고 계시니 다시 한번 미소 보여달라며, 함께 가자며 따스하고 보드라운 숨결 섞어 은은히 속삭이며 창문을 두드립니다.
우리교회 woori.us
이성한 목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