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10월 1,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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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 좀 아시나요?(8)

미국의 와인 전문가로서 오늘날 캘리포니아 와인의 명성에 큰 공헌을 한 메이나드 아메린(Maynard Amerine)이 남긴 유명한 말이 있다. “Drink Wine, Not Label” 직역하자면 “라벨이 아닌 와인을 마셔라” 이지만, 좀 풀어 해석해 보자면 “와인의 겉모습, 브랜드, 품평 등에 현혹 되지 말고 와인의 맛 그 자체를 즐겨라” 라고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와인의 라벨을 읽는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항상 염두에 두어야 할 말씀이다. 유명한 와인, 비싼 와인이라고 내게 꼭 그만큼의 감동이 내게 느껴진다는 보장은 없다. 다만 조금 더 와인과 친해지기 위해 내가 지금 마주하고 있는 이 와인이 무엇인지를 이해하는 것은 필수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와인 라벨 이해하기 ②)
글로 와인 라벨을 이야기 하는 것은 무리가 있어서 몇 가지 샘플을 첨부해 본다. 와인으로 유명한 각 산지(産地)에 따라 조금씩 차이가 있는 것을 감안하여 살펴보기로 하자.


첫 번째로 프랑스 5대 샤토 중 유독 한국사람들에게 명성이 자자한 <샤토 무통 로칠드>의 라벨이다.

  1. 빈티지(Vintage): 포도를 재배하고 수확한 연도가 표시 되어있다. 이 와인은 2005년산 포도로 만들어 졌음을 보여준다.
  2. 양조장/와이너리(Winery): 와인을 생산한 양조장의 이름이 기재되어 있다. 이 와인은 <샤토 무통 로칠드> 양조장에서 만들었다는 의미다. <샤토>는 원래 <城(성)>이라는 뜻이지만, 와인 관련 용어로 사용할 때는 양조장 또는 와이너리 라는 뜻이다.
  3. 원산지 명: 와인에 사용된 포도가 생산된 지역이 기재되어 있다. 이 와인은 <포이악> 지방에서 난 포도로 만들어졌음을 알 수 있다.
  4. 와인의 등급: 와인 품질 등급이 기재되어 있다. 프랑스는 와인 품질 등급을 정해 놓았는데, 이 와인은 그중에서 가장 높은 등급인 AOC 등급이다. 이 와인은 AOC 등급으로 가장 품질이 좋은 특급 와인이다. 프랑스 와인의 등급은
    뱅드 따블(Vin de Table)-> 뱅드 뻬이(Vin de Pays)-> VDQS-> AOC
    이렇게 크게 4 단계로 구분 되어 지는데 자칫 머리아픈 복잡한 이야기가 될 수 있으니 자세한 내용은 프랑스와인에 대해 좀 더 깊게 이야기 할 때 다루도록 한다.
  5. 알코올 도수: 이 와인의 경우 13% 이다.
  6. 용량: 한 병에 담긴 양이 표기 되어있고, 750ml 가 보편적인 한 병의 양이다.

두 번째로 <슈퍼 투스칸>이라고 불리는 <티냐넬로>의 라벨을 읽어보자.

  1. 와인의 브랜드: 이탈리아 와인들은 유독 브랜드 이름이 맨 위에 나오는 경우가 많다. 물론 무엇을 먼저 혹은 나중에 표기 해야 한다는 정해진 순서는 없다.
  2. 원산지 명: 이 와인은 <토스카나> 지방에서 재배된 포도로 만든 것이다.
  3. 와인의 등급: 이탈리아 와인도 프랑스와 유사하게 4단계로 등급을 나눈다.
    VDT(비노 다 타볼라)->IGT(인디카지오네 지오그라피카 티피카)->DOC -> DOCG
    물론 DOCG가 <원산지 명칭 통제 보증 최상위급>으로 가장 높은 등급이긴 하지만 이탈리아 와인의 재미있는 점은 상대적으로 낮은 등급의 와인 중에도 최고가, 최상품의 와인들이 많다는 점이다. 이 와인도 둘째가라면 서러울 명품와인으로 꼽히지만 등급은 3단계인 IGT로 되어 있는걸 볼 수 있다.
  4. 와인 제조 업자: 와인을 생산한 회사가 기재되어 있다. 이 와인은 <안티노리>사(社) 가 만들었다

*일반적으로 기재되는 내용을 앞면 라벨에서 찾을 수 없는 경우 뒷면에서 찾을 수 있다. 이 와인도 용량이나 알코올 도수는 뒤쪽 라벨에 적혀있다.
대중적이고 인기 높은 캘리포니아 나파 밸리의 <케이머스>의 라벨도 살펴보자. 소위 (신세계 와인)이라고 불리는 와인들은, 유럽의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등 전통적인 와인 생산지인 밖의 지역에서 나는 와인을 일컷는다. 대표적인 뉴월드 와인 생산지는 미국, 칠레, 아르헨티나를 포함한 남북 아메리카와 호주, 뉴질랜드, 남아프리카 공화국을 꼽을 수 있다. 뉴월드 와인의 가장 큰 특징은 자유분방함이다. 프랑스나 이탈리아의 와인들과는 달리 등급을 매기지 않는다. 여러 종의 포도를 섞어 블랜딩을 하는 경우에도 보르도 와인 같은 공식을 따르지 않는 경우가 많다.

  1. 브랜드 명: 이 와인은 케이머스 라는 브랜드의 와인이다.
  2. 포도 품종: 와인을 만들 때 사용한 포도 품종 명이 기재되어 있다. 이 와인은 「카베르네 소비뇽」을 주로 사용하여 생산했다는 의미이다. 한 가지 포도 품종만 적혀 있는 와인이라고 해도 종종 다른 품종이 섞이는 경우가 있는데 대개 한 가지 품종이 75%(캘리포니아 와인 기준) 이상 사용되면 그 품종의 이름이 붙여지고 그렇지 않은 경우엔 Blend Wine(블랜드 와인)이라고 한다.
  3. 생산지 명: 그 유명한 나파 밸리 지역에서 생산된 포도로 만들었음을 보여주고 있다.
  4. 용량: 역시 750ml 일반적인 양임을 확인 할 수 있다.

와인 라벨 못 읽는다고 와인 못 마시는 건 아니지만 기본적인 상식을 조금 갖춰두면 한결 와인과 친해지기가 쉽다. 마음에 쏙 드는 와인을 만났을 때 와인의 앞, 뒤 라벨을 사진 찍어 두었다가 검색도 해보고 이름도 외워보는 센스를 가진다면 이미 당신은 스스로를 와인 애호가라고 불러도 좋다.

김상훈 칼럼니스트
The Wine & Spirit Education Trust (WSET) Level II, 소믈리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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