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ne is one of the most civilized things in the world and one of the most natural things of the world that has been brought to the greatest perfection, and it offers a greater range for enjoyment and appreciation than, possibly, any other purely sensory thing.”
(와인은 세상에서 가장 발달한 文明(문명)의 産物(산물) 중 하나다. 세상에서 가장 완벽한 자연물 중 하나이며, 다른 어떤 순수한 감각보다 더 큰 기쁨과 감상을 제공해 준다) 유명한 소설가 어네스트 헤밍웨이가 한 말이다. 그는 그의 손녀딸의 이름을 자신이 좋아했던 “샤토 마고”의 이름을 따서 지을 정도로 와인을 사랑했다.
와인과 사랑에 빠지는 방법은 와인을 자주 접해 보는 것 말고는 없다. 와인은 선택의 즐거움을 선사하는 특별한 술이다. 하지만 와인의 선택을 위해 반드시 알아야 할 첫 단계가 있다. 바로 와인의 라벨이다. 복잡하게 느껴지는 라벨이지만, 원리만 알면 쉽다.



너는누구냐? (와인라벨이해하기①)
와인은 포도를 재료로 만들었지만, 어디서·누가·어떻게 만들었느냐에 따라 그 맛이 달라진다. 이 때문에 수많은 와인 중에서, 자신에게 맞는 와인을 찾는 것은 굉장히 어려운 일이다. 매번 와인을 마셔 보고 구입할 수 있으면 좋으련만, 그렇지 못하기 때문에 우리는 어떤 와인을 구입해야 하는지 고민에 빠지게 된다. 물론 자신이 이전에 마셨던 것이나 알고 있는 것만 구입한다면, 이런 고민은 하지 않아도 된다. 허나 미지의 세계에 대한 욕망은 누구에게나 있다. 더욱이 근사하게 진열된 와인 코너에서 자신이 마셔 보지 못한 와인에 눈길이 가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연인을 사랑할 때엔 그래선 안 되지만 와인을 사랑하면서는 언제고 한눈 팔아도 좋다는 말이 있듯 와인은 입으로 마시기 한참 전부터 고르는 맛이다. 고르려면 알아야 할 텐데 이에 대한 해결책이 「라벨」이다.
라벨은 와인의 주민등록증이자 이력서라고 할 수 있다. 라벨에는 와인의 이름과 생산지, 포도 재배연도, 등급 등 여러 가지 정보를 담고 있다. 와인 라벨을 읽을 줄 알면, 자신에게 맞는 와인을 선택하는 데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와인 라벨은 기본적으로 와인을 생산하는 국가의 언어로 만들어지기 때문에, 초보자들은 읽기 어려울 수 있다. 하지만 걱정하지 말자. 와인 라벨이 쓰이는 기본 원리를 알고 자주 읽다 보면(자주 마시다 보면), 라벨 읽는 것은 마시는 것보다 쉬워진다.
와인의 라벨은 크게 세 종류로 나눌 수 있다. 와인의 前面(전면) 라벨, 병목에 붙어 있는 라벨, 後面(후면) 라벨이다. 특히 전면 라벨에 중요한 정보들이 기재되어 있다. 나라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공통적으로 표기하고 있는 사항들이 어떤 것들인지 알아보자.
- 생산자명(양조장 명): 와인을 누가 생산했는지 표기하는 것이다. 같은 음식을 팔아도 소위 ‘맛집’이라고 불리는 곳이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와인은 같은 지역에서 같은 품종의 포도를 사용한 경우라 할지라도 수많은 와인 생산자 중 누가 만들었느냐에 따라 품질과 맛이 달라진다. 와인 생산자는 와인을 선택할 때 고려할 중요한 요소다.
- 생산지역: 어디서 생산했는지 표기하는 것이다. 같은 품종의 쌀이라도 경기도 이천에서 난 쌀과 경남 김해에서 난 쌀의 차이가 있다. 같은 품종의 포도를 재배하더라도, 어느 지역에서 재배되었는지에 따라 와인 품질이 달라진다. 흙에 따라 각 지역의 일조량이나 고도, 또는 습도에 따라 그 특유의 캐릭터가 조합된다.
- 브랜드: 포도의 이름이 아니라, 와인의 이름이다. 와인 생산자들은 소비자의 인상에 남을 수 있는 브랜드를 만들어 사용한다. 한 생산자가 여러 개의 와인을 생산할 때 다른 와인과 구분하기 위해서 브랜드를 사용한다. 유명 브랜드는 그만큼 많은 사람들에게 품질을 인정받아 온 것이기 때문에, 브랜드는 안정적으로 와인을 선택하고 싶을 때 브랜드를 믿고 고르는 경우가 많다.
- 재배·생산 연도(빈티지): 포도가 재배된 연도를 표기하는 것이다. 포도는 농작물이기 때문에 해마다 기후 조건에 따라 품질이 달라진다. 기후가 좋은 해의 포도로 만든 와인과 그렇지 않은 포도로 만든 와인은 당연히 품질에 차이가 있기 때문에 빈티지는 와인의 가격과 레벨을 좌지우지 할 수 있는 결정적인 요소다. 하지만, 이것은 프랑스·이탈리아·독일 등 주로 유럽에 해당되는 이야기이다. 미국·호주·칠레 같은 신세계(유럽의 전통적인 생산국가들을 제외한 다른 지역)의 와인산지들은 기후조건이 거의 안정적이어서 빈티지의 중요성이 상대적으로 덜하다.
- 등급: 표시 와인의 등급을 표기하는 것이다. 호텔이 시설에 따라 1등급부터 5등급으로 나뉘고, 같은 호텔 내에서는 일반객실과 특실로 나뉘듯이 와인은 여러 등급으로 나뉜다. 같은 등급 내에서도 특급과 그렇지 않은 와인으로 나누어 지기도 한다. 프랑스나 이탈리아산 등 유럽 와인들에서는 그 중요성이 높지만 미국 등 신세계 와인들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 포도 품종: 와인을 만들 때 사용한 포도 품종을 표기하는 것이다. 와인은 어디서·누가·어떻게 만들었느냐에 따라 맛이 달라지지만 포도 품종 고유의 성격을 갖고 있다. 요즘은 특히 여러 포도를 섞어 만드는 블랜드 와인이 인기가 많아서 라벨에 적혀 있는 포도들을 알면 그 성격을 예상해 볼 수 있다.
- 기타: 생산국가, 알코올 도수, 용량 등이 표기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