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12월 2,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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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 좀 아시나요?(5)

고급스러운 와인 한 병은 연말연시에 마음을 전하기에 참 좋은 선물이다. 그런 이유로 이맘때면 선물로 받아 놓은 와인 한 두 병쯤이 집에 있는 경우가 흔하다. 열성적인 와인 애호가가 아니라면 따로 와인 냉장고가 있을 가능성이 낮은 바, 슬기로운 와인보관 방법에 대해 알아보자.

와인이 참 싫어하는 몇 가지 컨디션이 있다. ①높은 온도, ②높은 습도, ③밝은 빛, ④진동. 이렇게 네 가지가 와인을 망가뜨리는 대표적인 환경이라고 할 수 있다. 하나 하나 살펴 보면서 우리 집에서 가장 와인을 보관하기 제일 나은 곳이 어디인지 찾아보자.
처음으로 살펴볼 조건은 온도이다. 와인을 마시기 좋은 온도로 준비하는 것과 보관시의 온도에는 차이가 있다. 어떤 와인이냐에 따라 다를 수도 있다. 하지만 최적의 온도를 맞추기 위해 온도계를 따로 준비할 수는 없는 일. 가장 쉽게 가늠할 수 있는 방법은 얇은 긴 팔 셔츠 하나 입고 있기에 딱 좋은 실내 온도라고 기억하는 것이다. 온도가 너무 높은 곳에 와인을 두면 끓어 넘쳐 코르크가 밀려 올라오거나 그대로 부패하여 못 쓰게 되는 경우가 많다.
온도와 함께 주의 해야 할 것이 습도이다. 와인이 가장 좋아하는 습도는 70% 정도라고 한다. 와인은 꽤나 예민한 캐릭터를 가지고 있어서 종종 사람과 비유되기도 하는데 사람이 가장 쾌적하다고 느끼는 온도와 습도의 조합이 바로 섭씨 15도에 습도 70%라고 하니 이 점에서는 와인을 사람 다루듯 해야 한다는 말이 실감된다.


와인의 개성과 품격은 라벨(Label)에서부터 풍겨 나온다. 멋진 와인 병의 자태는 인테리어 소품으로도 손색이 없어서 눈에 잘 띠는 곳에 두고 싶은 마음이 드는 것도 당연하다. 그러나 이제부터는 다 마시고 난 빈 병으로만 그렇게 하는 걸로 하자. 와인을 세워두면 코르크가 마르고 마른 코르크엔 틈이 생겨 공기가 새어 들어가 산화를 일으킨다. 열어보지도 못하고 와인을 버리는 꼴이 되다는 말이다. 몇 주 이상 와인을 보관할 경우엔 반드시 뉘여 놓는 배려가 필요하다.
와인에게 가장 큰 스트레스이자 적(敵)은 빛이다. 자연광뿐만 아니라 실내의 조명들도 와인에게는 괴로움일 수 있다. 다 마신 와인 병을 자세히 보면 짙은 갈색이거나 진한 초록을 띠는 색유리로 되어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눈 부심을 막기 위해 선글라스를 쓰는 것과 같은 원리로서 와인을 빛으로부터 지키기 위한 노력이라고 보면 되겠다. 물론 아름다운 핑크 빛의 로제(Rose) 와인 같은 경우 그 색을 어필하기 위해 투명한 병에 담긴 하지만 이는 와인을 위해서가 아니라 마케팅을 위해서 그렇게 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주의 해야 할 점은 진동으로부터의 보호이다. 가장 간과(看過)하기 쉬운 점이기도 하다. 앞서 열거한 온도, 습도, 빛 등을 고려할 때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해결책은 냉장고일 수 있다. 물론 와인 전용 냉장고가 없다면 일반 냉장고가 차선책 일 수 있겠으나 이왕이면 자주 여닫게 되고 열 때마다 불이 켜지는 부엌 냉장고 보다는 김치 냉장고가 한결 낫다. 하지만 냉장고 보관이 가지는 맹점은 진동이다.
와인 냉장고는 애초에 저진동(低振動)으로 설계되어 있지만 일정 온도 유지를 위해 컴프레서가 켜졌다 꺼졌다 하는 시스템으로 되어 있는 냉장고의 특성상 떨림을 피하기는 어려운 일이다. 그렇다면 정말 진동이 와인에 큰 영향을 주는지가 궁금해 진다.
우리가 쉽게 접할 수 있는 프랑스 또는 이탈리아산(産) 와인들은 당연히 선박이나 비행기 편을 통해 들어오고 게다가 트럭 같은 육상 운송의 과정도 거치게 된다. 소매 유통하기 전에 대략 한 달 정도 볕이 들지 않고 조용한 장소에서 와인을 쉬게 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흔들림에 시달린 와인을 안정 시켜 주기 위함이다. 일시적인 진동에는 와인 맛이 영향을 받고, 장시간 진동이 계속되면 그 자체로 와인이 변질되기도 한다. 와인을 구입해 집으로 돌아올 때도 가능하다면 누군가의 손에 들려 오는 것이 차 트렁크에 싣고 오는 것 보다 좋다고 할 수 있다.


여기까지의 내용을 바탕으로 가장 좋은 와인 보관을 정리 해 보자.
• 최선: 와인 전용 냉장고에 보관한다.
• 차선: 김치 냉장고에 뉘여 보관한다. (신문지로 싸두면 더 좋다)
• 차차선: 서늘하고 빛이 들지 않는 창고나 옷장에 뉘여 보관한다. (난방이 되지 않는 실내 장소여야 한다.)
• 최악: 집안에서 가장 잘 보이는 곳에 자리한, 화려한 조명등이 설치 된 장식장 안에 다른 여러 고급 양주들과 나란히 세워 오래 오래 보관한다.
마시고 남은 와인을 보관하는 방법도 같은 방법으로 정리 하면
• 최선: 일단 와인 병을 따고 나서는 남기지 않는다. (와인이 남을 것이 예상 되는 경우라면 750ml 보다는 375ml 작은 병을 구입하거나 코르크가 아닌 돌려 따는 스크루캡으로 되어있는 것을 구입한다.
• 차선: 와인 스토퍼(Wine Stopper: 병 마개)를 이용하거나 코르크를 다시 끼워 넣고 랩으로 병 주둥이 부분을 감아준 다음 신문지로 둘둘 말아 온도 변화가 적은 김치 냉장고에 뉘여 보관한다. 아무리 비싼 스토퍼라고 해도 일단 한 번 열었던 와인의 산화를 막아 주지 못하므로 가능한 3일내에 소비하도록 한다.

김상훈 칼럼니스트
The Wine & Spirit Education Trust (WSET) Level II, 소믈리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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