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 10월 2,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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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 좀 아시나요?(13)

늦겨울에 즐기는 따뜻한 와인, 뱅쇼(VIN CHAUD)

겨울 떠나 보내기가 참 힘들다. 봄인가 싶으면 눈이 내리는 콜로라도의 3월에 와인을 따뜻하게 마시는 방법을 소개해 볼까 한다.
모처럼 사온 와인이 입에 맞지 않거나 선물로 받은 와인이 내 취향이 아닐 때가 있다. 버리기도 아까워서 고기 재 놓을 때나 써야겠다 하고 두었다가 그대로 버리기 십상이다. 이럴 때는 뱅쇼(Vin Chaud) 를 만들어 보자.
프랑스어로 ‘뱅쇼’(뱅 vin=와인, 쇼 chaud=따뜻하다)는 겨울에 따끈하게 끓여서 마시는 와인을 말한다. 유럽전역에서 사랑 받는 만큼 지역마다 이름이 많은 아이다. 프랑스에서는 뱅쇼, 독일에서는 ‘글뤼바인’(Glühwein), 이탈리아권에선 ‘비노칼도’(Vino Caldo) 미국에서는 ‘멀드와인’(Mulled Wine)이라고 불린다. 뱅쇼는 우리가 겨울철 생강차나 유자차를 즐겨 마시는 것처럼 추운 북 유럽인들이 감기를 예방하기 위해 즐겨 마시는 음료이다.
우선 뱅쇼는 만들기가 쉽고 저렴한 것이 매력이다. 지역마다 특색 있게 다채로운 재료를 사용하지만 공식은 없다. 일반적으로 들어가는 재료를 살펴보자.

<준비물>
냄비: 와인 1-2병이 충분히 들어갈 만한 크기로 준비
와인: 마시다 남은 와인이나 오픈 한지 하루 이틀 된 와인도 괜찮다. 집에 와인이 없다면 $10 안팎의 저렴한 레드와인 중에서 크게 고민하지 않고 고른다.
설탕 또는 꿀: 따뜻하고 달게 마시는 음료이므로 설탕은 와인 1병당 밥 숟가락으로 4개 정도, 꿀도 그와 비슷한 양을 준비한다.
과일: 레몬, 오렌지, 사과
기타 생략 가능 재료: 팔각, 정향, 계피(시나몬 스틱)

<만드는 법>
너무 간단해서 만드는 법이라고 따로 적어야 하나 싶을 정도이다.

  1. 냄비에 와인을 붓는다. 이 때 주의할 점은 끓이는 과정에서 와인이 많이 튀는 것을 감안하여 가능한 깊은 냄비를 사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다 붓고 나서의 높이가 냄비의 중간 이하라면 완벽하다.
  2. 과일을 준비하여 넣는다. 껍질째로 넣기 때문에 먼저 물에 좀 담가 두었다가 깨끗이 씻도록 한다. 사과는 씨가 있는 부분을 도려내고 나머지를 껍질째로 얇게 썬다. 레몬과 오렌지도 마찬가지로 껍질을 벗기지 않은 상태에서 얇게 슬라이스 썰기 한다. 불을 켜기 전에 모든 과일을 냄비에 담긴 와인에 넣는다. 과일을 너무 많이 넣으면 나중에 마실게 별로 남지 않는다.
  3. 기호에 따라 팔각, 정향, 계피 등을 넣는다. 물론 생략해도 아무 문제 없다.
  4. 처음부터 약한 불로 끓이기 시작한다. 센 불에 끓이게 되면 알코올이 전부 날아가버리므로 약한 불로 서서히 덥히다가 설탕 또는 꿀을 넣고, 끓기 시작하면 3분 안에 불을 끈다. 뚜껑을 열어 놓은 채로 끓인다는 걸 잊지 말자.
  5. 혹시 와인이 너무 졸아서 자작자작 해 진다면 물을 조금 넣어도 좋다.
  6. 건더기는 모두 걸러내고 채에 걸러 담아두고 바로 마시거나 냉장 보관했다가 데워 마시면 된다. 냉장보관기간은 1주일을 넘지 않도록 한다.

<뱅쇼의 매력>
끓이는 과정을 거치면서 13도-16도 정도였던 와인의 도수가 5-10도 가량 낮아지므로 평소에 알코올 음료를 부담스러워 하는 사람도 편하게 즐길 수 있다.
껍질째로 감귤류의 과일을 넣고 만드는 비타민 C가 많이 들어 있는 따뜻한 술이기 때문에 신진대사를 돕고, 면역력 증진 특히 감기 예방에 효능이 좋다. 또한 레드와인에는 각종 폴리페놀 성분이 함유돼 있으며, 항산화 작용 및 혈액 순환 등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추운 날씨에 즐기는 따뜻한 새콤달콤함은 다른 간식들과도 잘 어울린다. 버터와 크림치즈를 섞어서 따끈하게 구운 식빵 한 조각에 발라 뱅쇼와 같이 즐겨보자. 좋은 음악과 촛불 정도가 곁들여 진다면 이만한 운치가 또 있을까?

김상훈 /칼럼니스트
The Wine & Spirit Education Trust (WSET) Level II, 소믈리에

김상훈 칼럼니스트
The Wine & Spirit Education Trust (WSET) Level II, 소믈리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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