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버 공립학교 이사회, 이번 학년이 끝날 때까지 모든 덴버 공립학교에 무장경찰 상주하도록 승인
지난 22일(수) 오전, 덴버 이스트 고등학교에서 학생이 쏜 총에 맞아 교직원 2명이 부상을 입는 사건이 발생했다.
범인은 이스트 고등학교에 재학중인 17세 오스틴 라일(Austin Lyle)로, 그는 매일 학교에 총을 가지고 출석해 체리 크릭의 오버랜드 고등학교에서 이미 퇴학당한 바 있었다. 그러나 특별 보안 계획에 따라 정기적으로 수색을 받는 조건으로 이스트 고등학교에서 수업에 참석할 수 있도록 허가를 받았다.
그를 전담 수색했던 담당관은 이스트 고등학교의 문화 학장인 싱클레어(Sinclair)와 학장실의 실습 코디네이터인 메이슨(Mason)이었다. 그들은 사건 당일도 여느때와 같이 안전 검사를 위해 그를 수색하였고, 그 과정에서 총을 발견하였다. 그러나 압수를 하는 동시에 오스틴이 쏜 여러 발의 총에 맞았고 그들은 즉시 병원으로 후송되었다. 덴버 경찰서장 론 토마스(Ron Thomas)의 보도에 따르면, 메이슨은 생명에 지장이 없는 부상을 입었지만, 싱클레어는 위독한 상태로 수요일 응급 수술을 받은 뒤 경과를 지켜보는 중이라고 밝혔다.



총격 사고가 발생하자 덴버 경찰국은 즉시 오스틴의 행방을 쫒았다. 용의자의 집에 대한 수색 영장을 집행했지만 오스틴은 집에 없었다. 오후 6시 경 덴버 남서쪽 파크 카운티에서 오스틴의 차량인 빨간색 볼보 SUV를 발견했고, 몇 시간 후인 당일 저녁 8시 경, 파크 카운티 검시관에서 오스틴으로 추정되는 시신이 발견되었다고 연락을 받았다. 토마스 덴버 경찰서장은 “시신 확인 결과 용의자인 오스틴이 맞으며, 그는 학교를 탈출해 숲으로 도망쳤다가 시신으로 발견되었다” 면서 “그의 사망경위에 대해서는 아직 확인된 사실이 없다”며 더이상 언급하지 않았다.
이스트 고등학교는 지난 2월에도 재학중인 루이스 가르시아가 학교 밖에서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총격에 부상을 입은 뒤, 2주 후에 사망하는 사건이 있었다. 당시 천 여명의 학생들은 그를 추모하기 국회의사당으로 몰려가 총기규제를 요구하는 시위를 벌인 바 있었고, 학교 입구에는 그의 삶을 기리는 포스터가 걸려있으며, 아직까지도 가르시아를 추모하는 꽃들이 학교에 놓여져 있다.



학생들이 동급생을 잃은 슬픔과 총격으로 인한 불안에서 벗어나지 못한 상황에서 지난 달에 이은 두 번째 총격사건은 학생들의 불안과 공포를 한층 가중시켰으며, 총격 당일 학교는 아비규환이었다고 한다. 부모들은 직장에서 바로 학교에 도착해 자녀들의 안위를 확인하고 긴급 픽업했으며, 연락이 닿지 않는 학생들에게는 미친 듯이 전화를 걸고 메세지를 보냈다.
올해 신입생인 한 학생은 “학교에 첫 해 입학해서 1년도 채 되지 않았는데 이런 상황이 연달아 생긴다니 믿을 수가 없고 매우 불안하다”고 전했고, 자녀와 가까스로 연락이 닿은 한 학부모는 “소중한 나의 아이들을 학교에서 잃는 다는 것은 끔찍한 일이다.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고 난 후, 언제 어떻게 긴급상황이 생길지 모를것에 대비해 부모로서 언제라도 대응할 준비를 해야 하는 상황이 되었다”며 한탄했다.



덴버 공립학교 이사회(DPS)는 긴급 비공개 이사회를 소집하고 4시간의 긴 회의을 열었다. 덴버 공립학교 교육감 알렉스 마레로(Alex Marrero) “이번 학년이 끝난 후 적어도 6월 30일까지 모든 덴버 공립학교에 무장경찰이 상주할 것이며, 두 명의 정신건강 전문가도 함께 상주하게 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또한 학생, 학부모, 교직원 및 지역 사회 구성원이 함께 안전 계획에 동참할 것을 요구했다.
이스트 고등학교는 앞으로 남은 몇 주 동안 수업을 취소하고, 덴버 공립학교는 봄 방학이 끝난 뒤 일주일 이상의 추가 방학을 통해 학생들이 정신 건강을 위해 휴식할 수 있도록 가족들에게 이메일을 보낼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