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일, 3월 22,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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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 속을 흐르는 빛

그대는 램브란트를 아는가?


그의 그림 돌아온 탕자는 누가 복음 15장 11절~32절에 관한 직설적 그림이다.


자화상을 가장 많이 그린 화가로 그의 생애 마지막쯤 그린 이 그림은 조금은 흥청망청 살다 파산한 램브란트 자신의 말년 모습을 반영 했을지도 모른다. 가장 극적인 장면을 택한 이 그림에서 결국 우리가 돌아갈 곳은 아버지 하나님 밖에 없음을 고백하는 참으로 우리 모두의 자서전 적인 그림이다. 탕자를 감싸고 있는 아버지의 손을 주시하라. 오른쪽은 모성을 상징하는 여성의 손으로 왼쪽은 성부를 나타내는 남성의 손으로 표현 했다고 한다. 중세에는 불문율처럼 성부의 얼굴을 그릴 수 없었다 하니 하나님의 존재를 손에다 표현했던 그의 번뜩이는 깊은 통찰력에 감탄한다.


삭발한 탕자의 머리는 죄인임을 드러내고 탕자의 얼굴은 태아의 모습으로 그려져 하나님 안에서는 아무 죄도 짓지 않았던 그 시절로 돌아감을 의미하며, 집 나간 자식을 기다리다 짓무른 노인의 눈은 바로 우리들 부모님의 심정이며 우리를 기다리시는 하나님 마음이리라. 어둡게 묘사된 마땅치 않은 큰 아들의 눈빛이며 주위사람들의 시선은 시기와 질투로 포장된 죄로 인함이며, 밝은 빛의 아버지의 모습과 대조를 이루어 마찰과 불안이 어떻게 빛과 조화롭게 극복되었는가를 잘 나타내고 있다.


하나의 작품을 이해 하려면 우선 그 시대를 이해해야 할 필요가 있다. 16세기 말에서 17세기에는 인간 속에 깊이 숨어있던 욕심과 욕망이 빛과 충돌 하여 종교 개혁으로 터지고 종교 전쟁이란 이름으로 서로 물어 뜯었던 집단적 광란의 시대였다. 인간 정신은 깊은 나락에 빠져 피폐했고 유럽은 근대로 넘어가는 세대적 불안이 팽배해 있었다.


그 시대의 한가운데 렘브란트는 색이나 모습을 빛으로 표현하여 빛과 어둠을 이용해 인간의 깊은 불안과 마찰을 그려냈다.


좀 클라식한 방법 이지만 내가 미술 대학을 다닌 시절에는 그림을 배우려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명암을 이용해 원기둥이나 사과를 입체적으로 표현하는 것으로 기초 미술 공부를 시작했다.


밝음(chiaro) 어두움(oscuro) 의 합성어인 키아로스쿠로(chiaroscuro)는 명암 테크닉이라 불리는데 기원전 5세기말 아테네 학자 아폴로도로스가 처음으로 창안하여 15세기 르네상스때 비로서 사실적이고 과학적인 명암처리가 시도됐고 17세기 램브란트에 의해 찬란하게 꽃 피우게 되었다. 문화란 인간의 끊임없는 노력과 열정이 만들어 내는 시간의 열매인 것 같다.


어느 시대나 탁월한 이들의 표현에 관한 열정이 우리로 하여금 문화의 풍성함을 맛보게 한다.


인간으로 태어나 한 시대를 충만하게 살아내는 것, 기쁘면 맘껏 즐거워하고 괴로우면 괴로운 대로 소리치고 울부짖으며 피하지 말고 정면으로 받아 쳐 표현 될 때 비로서 우리의 삶이 사회 속에 녹아 예술이 되고 문화가 되어 유유히 흘러갈 것이다.

백홍자 작가
조각가, 개인전 2회, 단체전 다수, 이화여대 미술대학 조소학과 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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