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아이폰을 통해 아동 성착취 사진들이 클라우드 서비스인 아이클라우드에 업로드 될 경우 자동으로 탐지해 비영리 민간단체 아동실종학대방지센터(NCMEC)에 신고될 수 있도록 하는 소프트웨어를 준비 중이다.
그간 아이폰에 담긴 불법 행위자의 정보나 자료에 접근하고자 하는 법 집행기관의 요구에 맞서 사용자들의 개인정보 보호를 강조해 왔던 애플이 아동 성착쥐 범죄 및 테러 대응을 가로막는다는 비판이 거세지자 이를 해결한 특별한 소프트웨어를 준비중인 것으로 밝혔다.
애플은 ‘뉴럴매치’라는 이름의 아동 성착취 사진 탐지 소프트웨어 개발을 거의 마무리했으며, 연내에 아이폰 운영체제(iOS) 15의 업데이트를 통해 미국 내 사용자들에게 배포할 예정이라고 파이낸셜타임스가 보도했다.
이 탐지시스템은 ‘뉴럴해시'(NeuralHash)로 불리는 뉴럴매칭 기능을 사용해 아이클라우드에 저장된 이미지가 NCMEC에 저장된 기존 아동착취 음란사진 고유의 디지털 지문(Hash)과 일치하는지 평가해 NCMEC에 통보하여 후속 절차가 진행되도록 할 예정이다.
존 클라크 NCMEC 대표는 “애플의 아동보호 확대가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이라며 “많은 사람이 애플 제품을 사용하는 만큼 새로운 안전 조치가 아이들을 생명을 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 프로그램은 동영상이 아닌 사진만 탐지할 수 있으며, 아이클라우드에 업로드하지 않은 사진은 탐지할 수 없다고 애플 측은 설명했다.



애플은 이 시스템을 통해 회사 서버에 대한 광범위한 이미지 검색 필요성을 피할 수 있고 아이폰 암호화 시스템에는 변화가 없어 사용자들은 자기 기기에 사생활 자료를 온전히 보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조치가 관심을 받는 이유는 애플이 그동안 아이폰에 저장된 범죄자와 테러리스트들의 정보에 접근할 수 있도록 암호를 풀어달라는 수사기관의 요청을 거절해왔기 때문이다.
애플은 뛰어난 암호화 기술로 개인정보를 확실하게 보호한다는 점을 아이폰의 장점 중 하나로 홍보해 왔다. 이 같은 개인정보 보호 우선 정책은 아이폰이 시장에서 큰 인기를 끈 배경 중 하나였다.
실제로 애플은 2019년 미국 플로리다주 해군기지에서 훈련을 받던 사우디아라비아 공군 조종사 훈련병이 부대 내에서 총기를 난사해 3명을 숨지게 한 사건이 발생했을 때 테러 혐의를 조사할 수 있도록 암호화된 데이터를 풀어달라는 윌리엄 바 당시 미 법무장관의 요청을 거부했다.
애플은 2015년 캘리포니아주 샌버나디노에서 발생한 총격 사건 범인이 사용했던 아이폰의 암호를 풀기 위한 소프트웨어를 개발해 제공해달라는 미국 정부의 압력도 거부했다.
하지만 애플의 개인정보 보호 우선 정책은 아이폰을 통해 아동 성 착취물과 테러리스트들의 정보 교환이 이뤄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를 예방·대처할 길을 봉쇄한다는 비판을 받아 왔다.
전국 실종 및 학대 아동 센터의 존 클라크 회장은 성명에서 “아동에 대한 애플의 확대된 보호는 게임 체인저”라면서 “개인정보와 아동 보호가 공존할 수 있다는 것이 현실”이라고 환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