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5월 26, 2024

안나의 집을 가다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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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 사회에 귀감이 되는 사람을 찾아서 숨은 이야기를 발굴하고 알려지지 않은 아름다운 사랑과 헌신의 스토리를 전하려고 합니다. 이 코너는 사람을 알리거나 특정인을 높이기 위하여 기획된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숨어서 묵묵히 봉사하는 손길을 찾아내고 그들의 수고와 사랑을 기록하므로 한인 사회를 아름답게 세워 가는 길잡이 역할을 하는 데 목적이 있습니다.**

봉사의 손길이 절실하게 필요합니다
수녀님들이 할머니들을 아무리 헌신적으로 돌본다고 하더라도 돕는 손길이 많이 필요합니다. 특히 야외 시설을 보수하고 관리하는 일, 나무를 다듬고 관리하는 일을 할 수 있는 남성 봉사자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이러한 일에 달란트가 있는 분이나 주택 보수공사를 사업으로 하는 분이 있으면 시골 어머니 집을 고쳐드린다는 심정으로 봉사해주시면 좋겠습니다. 이 분야의 문외한인 필자가 보기에도 당장 보수해야 할 부분이 여러 곳 보였습니다.

실내외를 청소하는 손길도 필요합니다. 궂은일입니다. 해도 해도 끝이 없는 일이기도 합니다. 일해도 표시가 나지 않는 일입니다. 그러나 할머니에게는 꼭 필요한 일입니다. 나이 지긋한 수녀 네 명이 감당하기에는 벅찬 일입니다. 삼시 세끼를 따뜻한 밥과 국을 준비해야 하고 한국식 반찬으로 식사를 준비하는 일도 벅찬 상황입니다. 

더구나 할머니 다섯 분 증에 세 분이 기저귀를 차고 생활하고 있습니다. 밤늦은 시간은 물론 새벽 시간에 기저귀를 갈아드리는 일은 하루도 거를 수 없습니다. 모두가 잠든 한밤중에도 비상벨이 울리면 바로 일어나서 할머니를 돌봐야 하는 상황입니다. 식당에서 음식을 준비하는 일도 버겁기는 마찬가지입니다. 물론 수녀님들은 힘들어도 굳건하게 감당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필자의 눈에 비친 안나의 집은 도움의 손길이 많이 필요한 실정이었습니다. 

코로나 이전에는 온 가족이 함께 봉사하는 가정도 있었습니다. 아내는 집안일을 감당하고 남편은 바깥일을 맡아서 했습니다. 함께 따라온 아이들은 할머니들의 말동무가 되어주고 재미있게 놀아주곤 했습니다. 이들이 봉사활동 온 날은 할머니들의 얼굴빛이 달랐습니다. 활기에 차 있었고 밝은 웃음이 입가에 맴돌았습니다. 아이들이 가고 나면 시무룩해지고 섭섭한 표정이 역력했습니다. 

자신을 알리려 하지 않는 무명의 봉사자와 콜로라도 아재의 손길이 있습니다
콜로라도 아재는 꾸준히 봉사하던 분이었습니다. 매주 퇴근 후에 가서 화장실과 복도를 쓸고 닦는 일을 열심히 감당했습니다. 그는 안나의 집에 가서 봉사하면 오히려 힐링 되는 기분을 느낀다고 했습니다. 봉사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 얼마나 즐거운지 날아가는 것 같다고 했습니다. 할머니들을 마주하며 앞으로의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 할지 스스로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다고 합니다. 수녀님들의 성스러운 삶과 헌신을 보면서 반성과 성찰의 시간을 갖는 것도 소중한 경험이라고 했습니다. 이런 봉사자가 많아지면 좋겠습니다. 젊을 때 봉사를 많이 저축하면 좋겠습니다. 이 글을 읽는 젊은 독자들도 나이 들면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 날이 반드시 다가오기 때문입니다. 

지금도 매주 한 번씩 꾸준히 봉사하고 있는 무명의 봉사자도 있습니다. 그분은 자신의 이름이 알려지는 것을 극구 사양하고 있습니다. 만약 자신이 알려지면 봉사활동을 그만두겠다고 합니다. 이런 사람이야말로 진정으로 사랑을 실천하는 분입니다. 필자는 그분이 누구인지 전혀 모릅니다. ‘왼손이 하는 일을 오른손이 모르게 하라’는 말씀을 실천하는 분이라고 생각합니다. 한인 사회를 밝고 아름답게 만들어 가는데 디딤돌 역할을 하는 분이라고 믿습니다. 

필자가 숨어있는 휴먼 스토리를 찾고 싶었던 것은 이처럼 묵묵히 숨어서 봉사하는 아름다운 이야기가 틀림없이 있을 것으로 생각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들을 만나서 이웃을 사랑하고 자신을 희생하는 이야기를 듣고 싶었습니다. 그들의 마음 깊은 곳에 가득 담겨있는 사랑을 꺼내보고 싶었습니다. 사랑을 받은 사람이 사랑을 줄줄 안다고 합니다. 무명의 봉사자! 그녀는 자신이 간직해 온 사랑의 주머니와 감사의 구슬을 다른 이에게 나누어 주는 중입니다. 

식당 봉사, 재능기부, 재정 후원도 간절합니다
안나의 집이 원활하게 돌아가기 위해서는 어르신들이 7~8명 정도 함께 생활하는 것이 좋습니다. 안나의 집이 무료로 운영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할머니들은 개인적인 의료지원 상황에 따라 다르지만, 매월 일정액의 렌트비를 부담하고 있습니다. 물론 주 정부 또는 연방 정부에서도 지원받고 있으며 개인적으로 후원하는 분도 많이 있습니다. 

그래도 재정적으로 여유 있는 상황이 아닙니다. 재정만 허락한다면 할머니들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시행할 수도 있고 문화체험이나 야외 활동도 적극적으로 할 수 있습니다. 마음은 있으나 봉사의 손길도 부족하고 재정도 허락하지 않아서 못하는 것이 안타까울 뿐입니다. 

특히 식당은 절대적으로 봉사가 필요한 곳입니다. 4명의 수녀님이 식사 준비하는 일, 할머니들을 돌보는 일, 집안일과 시설관리까지 감당하는 것은 힘에 겨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더구나 수녀님들의 나이 또한 적지 않습니다. 돌봄을 받아야 할 지긋한 나이입니다. 

할머니들은 외롭습니다. 자녀들은 바쁘게 생활하고 있어서 어쩌다 한 번 얼굴을 볼 수 있을 뿐입니다. 다른 주에 산다면 더 얼굴 보기 힘듭니다. 손자 손녀들의 재롱도 보고 싶고 바깥소식도 궁금합니다. 한국 소식도 듣고 싶지만, 누군가 전해주지 않으면 잡을 수 없는 아지랑이입니다. 외로움을 꾹꾹 눌러 참아내고 스스로 달래는 중입니다. 

우리말을 잘 하는 학생들의 말동무 봉사도 필요합니다. 웃음 치료법을 공부한 분이 있으면 좋겠습니다. 노래 잘 부르는 분이 봉사하러 오면 할머니들이 얼마나 즐거워하실까요? 혹시 마술을 배워서 어르신을 환상의 세계로 안도할 수 있는 분이 있다면 할머니들은 얼마나 신기하고 재미있어할까요? 의사 선생님들의 검진도 꼭 필요한 손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물론 안나의 집에서는 정기적으로 검진받게 하며 조금이라도 아픈 것 같으면 즉시 병원 진료를 받도록 조처하고 있습니다. 

안나의 집은 모든 봉사를 무료로 요구하는 것은 아닙니다. 일정액을 지급하고 있습니다. 재정 후원도 필요합니다. 안나의 집은 가톨릭 수녀원에서 운영하는 시설이기에 영적 후원과 기도는 절대적입니다. 어머니와 할머니를 돌본다는 마음이 함께하면 좋겠습니다. 젊을 때 봉사와 후원을 저축하는 내가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사람입니다.  <끝>

**안나의 집(St. Anna’s Assisted Living Facility, East Quincy Avenue, Aurora, CO)
주소: 13901 E Quincy Ave, Aurora, CO 80015
전화번호: (303) 627-2986


<정바다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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