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 10월 2,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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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학습 의욕을 키우는 부모의 말

부모는 자녀가 아기일때는 건강이 제일 걱정입니다.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잘 자라는 것이 최고의 소원이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자녀가 학교에 다니기 시작하면 학업에 대한 걱정과 소원이 추가가 됩니다. 요즈음 아이들이 집에서 원격 수업하는 모습을 가까이서 보게 되니 저를 포함 속 터지시는 분들이 많으실 것입니다. 이때 부모가 도와줄 수 있는 제일 좋은 방법은 스스로 아이가 할 수 있도록 자율성을 키워 주는 것입니다.

저에게는 3 자녀가 있습니다. 분명 같은 양육자 밑에서 자랐는데 원격 수업을 하는 모습을 보면 어쩜 공부하는 스타일이 다른지 놀라울 정도입니다. 첫 아이는 공부했다, 책도 봤다 이것 저것 하면서 자기 할 공부를 3시정도에 마칩니다. 둘째는 일어나자 마자 컴퓨터에 앉아서 점심 먹기 전까지 집중해서 모든 것을 다 끝내고 놉니다. 2학년인 막내는 아침부터 공부하기 싫다고 찡찡 거립니다. 일단 놀면서 계속 “공부 하기 싫어” 말하며 맘 편하게 놀지도 못합니다. 그렇게 하루 종일 겨우 조금씩 해서 자기직전에 마치거나 다음날로 미루어 지기 일쑤입니다.

저는 아이들이 공부 할 때마다 책임감 있고 멋지다고 몇 번이고 칭찬을 해주었는지 모릅니다. 그러자 둘째는 알람까지 맞추어 놓고 더 일찍 일어나서 공부를 빨리 마칩니다. 이렇게 모든 아이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스스로 책상에 앉아서 공부한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하지만 저희 집 막내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어떻게 하면 저의 막내의 자율성을 키워 줄 수 있을까요?

잔소리로 먼저 개입하지 마세요.

아이가 공부하지 않으면 걱정되어 보통 잔소리부터 나오게 됩니다. 하지만 아이의 입장을 생각해 보세요. 만약 남편이 “간이 왜 이래?” “집이 왜 이리 지저분해?” 라고 잔소리를 한다면, 혹은 아내가 “맨날 그렇게 소파에만 누워있을거야?” “애가 저 모양인 건 아빠 닮아서 그래” 하고 잔소리를 한다면 기분이 어떨까요? 뭔가 하려다가도 하기 싫어 질 것 입니다. 반대로 “매일 요리 해줘서 고마워” “피곤하지. 고마워 수고했어” 라는 이야기를 들으면 기분이 좋아지고 더 열심히 하고 싶을 것입니다. 아이도 마찬가지 입니다. 자꾸 지적을 받으면 의욕이 상실되고 공부는 하기 싫은 것으로 각인 될 것 입니다. 선생님이 준 과제는 엄마의 숙제가 아니라 아이에게 주어진 문제입니다, 언제 할지 아이가 정하게 도와주고 지켜봐 주면 됩니다. 물론 아이가 도움을 부탁해 온다면 개입을 해야 합니다. 잔소리하며 자녀를 쫓아다니고 모든 것을 챙겨 주고 일일이 간섭하거나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는 것을 보고 참지 못해서 직접 개입해서 해결해 주는 것은 아이의 자율성을 헤치는 지름 길입니다. 아이의 자율성을 키우기 위해서는 부모님의 기다림과 참을성이 많이 필요합니다.

자율성을 키워 주는 것이 왜 중요 할까요?

자율성은 아이의 잠재력을 키워 주고 행복한 어른으로 자라게 합니다. 구글을 포함한 많은 미국의 대기업들이 직원들에게 막강한 자율권을 주는 것을 아실 겁니다. 직원들은 출퇴근 시간이나 업무 공간의 제약을 받지 않습니다. 자율성에서 창의성이 촉진되고 잠재적 능력이 나온다는 것을 기업들이 알기 때문입니다.

내 아이가 행복한 어른이 되기를 원한다면 부모가 무엇을 해줄 수 있을까요? 기억할 것은 아이의 행복은 아이 스스로가 판단한다는 것입니다. 부모가 아이가 무엇 때문에 행복할 것이라고 대신 결정해 줄 수 없습니다. ‘행복의 조건’을 쓴 하버드대 교수 조지 베일런트 박사의 연구에서 연구 참가자들의 유년기를 평가하는 다음 같은 질문을 하였습니다. “집안 분위기가 화목하고 안정적인가? 어머니와의 관계가 기본적인 신뢰, 자율성, 주도성을 키우는데 도움이 되었는가?” 부모의 경제력이나 값 비싼 양질의 교육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화목한 가정, 아이의 자율성을 인정해주고 주도 적으로 무언가를 하도록 격려하는 가정 분위기가 중요하다는 것이 라는 겁니다. 부모가 자율성을 키워주는 환경을 만들어 줄 때 아이는 창의적이고 행복한 어른으로 자라날 수 있습니다.

그럼 어떻게 자율성을 키워 줄 수 있나요?

아이가 태어나서 자신을 표현할 수 없고 스스로 돌보지 못하는 시기에는 부모님이 통제 해야 합니다. “우유 먹자” “옷 입자” “손 씻자” 하면서요. 하지만 만 3세 전후로 자아개념 즉 ‘나’에 대한 개념이 발달하면서 자율성이 자랍니다. 아이와 의사소통이 가능해지면 아이가 스스로 표현을 잘 못하더라도 생각할 수 있는 질문을 하는 것이 좋습니다. “도대체 언제 숙제할래? 빨리 안해?” “게임 그만해. 게임기 버린다” 라고 말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 해야 할 것이 무엇이지?” “무엇을 먼저 하는게 좋을까?” “몇 분 더 놀꺼야?” 등 생각 할 수 있는 질문을 하는 것입니다. 질문에 답하면서 아이가 스스로 무엇을 해야 하는지 생각하고 결정하도록 하면 좋습니다. 부모는 결정한 것을 지키도록 도와주고 안 지켰을 경우 단호하게 말합니다. 이런 질문들이 계속 반복되면 아이는 질문하지 않아도 스스로 행동할 것입니다. 이렇게 아이의 자율성은 늘어나게 되고 성취감과 자신감을 가진 독립적인 아이로 자랄 수 있습니다.

적용하기

이론은 쉽지만 실제로 적용하기는 참 힘듭니다. 저는 제 막내에게 생각할 수 있는 질문을 하고 기다려 주었습니다. “몇 분 더 놀꺼야?” 질문했을 때 “30분 더 놀고” 라고 대답하면 타이머를 맞추어 놓았습니다. 타이머가 울리면 책상에 앉아서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나중에는 혼자 먼저 타이머를 맞추고 놀았습니다. 물론 마법처럼 하루 아침에 좋아 진 것은 아닙니다. 매일 매일 잔소리 하고 싶은 데 꾹꾹 참았습니다. 하루는 거의 공부를 하지 않아서 그날의 과제를 다음날에 해야 하는 상황이 왔는데 저는 자기전에 “오늘 공부 거의 못해서 내일 많이 해야 하는데 어떻게 계획하면 좋을까?” 라고 물어봤더니 오늘 할 걸 후회가 된다고 말하고 내일 일찍 일어나서 계획을 짜겠다고 말을 합니다. 놀랍게도 다음 날 아침에 일어나서 시간표를 만들려고 하니 도와 달라고 합니다. 공부하는 시간, 중간 마다 30분 쉬는 시간, 간식시간도 넣고 시간표를 짭니다. 다 만들고 나니 벽에 붙여 달라고 합니다. 그리고 어디서 봤는지 종이로 머리띠를 만들어 쓰고 이마에  I can do it! 이라고 쓰고 열공에 들어갑니다. 저는 “정한 약속을 지켰구나! 대단해.” 라며 칭찬해 주었습니다. 그리고 그날 이후로 시간표를 보며 잘 지키고 있습니다. 물론 하기 싫어서 다시 칭얼 거리는 날도 있습니다. 하지만 점점 좋아 지고 있고 확실한 것은 스스로 정한 규칙을 지키려고 노력하면서 자율성도 높아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아이의 자율성을 키우는 일은 하루아침에 결과가 나오지 않습니다. 또한 아이들의 생각과 행동, 표현 속도는 어른의 기준으로 볼 때 매우 느리고 불안정 해 보이기 때문에 부모가 참을성을 가지고 기다려야 합니다. 부모가 인내하고 기다릴 때 아이의 자율성은 쑥쑥 자라서 아이 스스로 행복한 삶을 살 수 있게 될 것입니다.

김에스더 astrumkim@gmail.com

부모교육전문가 / 한국어놀이학교 교장 / 키즈유니버시티 드렉터

Esther Kim
부모교육 전문가, 덴버 한국어 놀이학교 교장, 키즈 유니버시티 디렉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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