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스 양 6월 30일, 임윤찬도 7월 28일 공연 예정
콜로라도의 아스펜은 많은 미국인이 은퇴 후 거주를 꿈꾸는 도시이다. 유명 연예인이나 백만장자들이 별장을 가지고 있으며, 가을에는 단풍 구경을, 겨울에는 스키를 즐기며 사계절 내내 휴가를 보내는 곳으로 유명하다. 이곳에서는 아무리 사진을 잘 찍으려 해도 눈앞에 펼쳐진 아름다운 자연을 카메라가 제대로 담아 수 없어 안타까움이 들 정도다. 글쓴이는 콜로라도에 20년 동안 거주하면서 자주 아스펜에 방문하며 이곳에서 꼭 살아보고 싶다는 마음이 드는 장소이기 하다.
아스펜에서 여름에 가장 유명한 행사는 아스펜 뮤직 페스티벌(AMFS, Aspen Music Festival and School)이다. 6월 말부터 8월 말까지 여름 시즌 동안 400개 이상의 클래식 음악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이 행사에는 콘서트, 공연, 음악 수업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포함되어 있어, 매년 10만 명의 방문객과 음악인이 참여하여 아스펜을 음악의 도시로 만든다.
올해 아스펜 뮤직 페스티벌은 2023년 6월 29일 목요일부터 8월 20일 일요일까지 열린다.
아스펜 음악제는 원래 1949년 7월, 독일의 괴테 탄생 200주년을 기념해 음악가와 명사들을 이곳으로 초청하며 시작되었다. 이를 계기로 아스펜 음악 연구소와 학교가 설립되었고, 음악제가 시행되었다. 이후로는 음악가들이 학생들을 이곳에 데려와 음악 행사가 열렸고 이를 통해 아스펜 뮤직 페스티벌과 학교의 기반이 마련되었다. 1951년에는 183명의 학생이 등록해 학교에서 첫 공식 수업을 시작했다.
이곳에서 어린 시절에 음악을 배운 많은 재능있는 학생들이 성인이 되어 세계적인 음악가로 성장하면 고향에 오듯 이곳에 다시 찾아 학생들을 가르치거나 공연 무대를 가진다. 이런 성공적인 역사는 아스펜 뮤직 페스티벌과 학교를 더욱 가치 있는 장소로 만들어주었다.
이곳에 뿌리를 둔 음악가들로는 데이비드 진맨, 미도리, 마사 애론스, 아델리 매디슨, 바리톤 맥 하렐, 토텐버그 등이 있으며, 음악계를 빛낸 유명한 한국인으로는 사라장(바이올리니스트), 홍혜란(보컬리스트), 조이스 양(피아니스트) 등이 있다.
아론 코플랜드를 비롯해 존 덴버 등 유명한 음악가들이 이곳에서 공연했다. 피아노 연주로 전 세계를 열광시켰던 임윤찬도 작년에 이어 올해 7월 28일에 공연을 가진다. 그에 앞서 세계적인 피아니스트 조이스 양(양희원)도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을 6월 30일에 연주할 예정이다.
이곳, 아스펜 음악학교는 전 세계의 자질이 뛰어난 음악도가 모두 모여들기 때문에 입학이 까다롭기로 유명하다. 또한, 이 학교를 거쳐야 유명 음악인이 된다는 사실이 알려져 학교를 졸업하는 것만으로도 자부심을 느낀다는 말이 있다.
학교에서는 10개의 연구 프로그램, 4개의 오케스트라, 오페라, 실내악, 공연 수업과 강의를 통해 학생들에게 집중적인 일대일 지도와 전문적인 공연 경험을 할 수 있다. 특히 아스펜 음악학교의 1대1 개인 지도는 매우 유명하며, 뉴욕을 비롯한 대도시의 유명 오케스트라의 수석 연주자나 단원과 함께 연주 경험도 가능하다.
일반적으로 학교에는 미국 내 40개 주와 전 세계 31개국에서 모인 470여 명의 학생이 재학하며, 연령대는 10세부터 37세(평균연령 23세)로 다양하다. 학비는 2023년 기준 5,500불이며, 숙식 및 기타 비용으로 약 6천 불 정도가 더 필요하다. 매년, 약 200명의 유학생을 선발하고 있으며, 이들은 J-1 비자나 학생비자로 입학한다. 수업은 모두 영어로 진행되므로, 의사소통이 가능한 영어실력이 필요하다. 음악계에서는 유명인에게 교습을 받으려면 시간당 몇백에서 몇천 달러를 지불해야 하는데, 아스펜 음악학교에서는 정상급 교수에게 개인지도를 받을 수 있고, 그 과정에서 인맥까지 쌓을 수 있다는 점이 매우 높게 평가받고 있다.



아스펜 뮤직 페스티벌과 학교에는 음악 교육, 리허설 그리고 공연을 위한 2개의 콘서트홀과 캠퍼스가 있다. 이곳에서 주요 공연이 이루어지는 베네딕 뮤직 텐트(Benedict Music Tent)는 2,050명을 수용할 수 있다. 이 텐트는 곡선형 지붕을 가진 노천 공연장으로 여름 동안 거의 매일 콘서트가 열리며, 관객들은 텐트의 낭만과 신선함을 즐길 수 있다. 건축학적인 면에서 곡선형 지붕은 덴버 국제공항에서도 사용한 단단한 소재인 테프론 코팅 유리 섬유로 만들어져 2000년에 개장했다.
조앤 어빙 해리스 콘서트 홀(Joan and Irving Harris Concert Hall)은 500석 규모의 공연장이며, 베네딕 뮤직 텐트 바로 옆에 자리 잡고 있다. 오페라는 빅토리아 스타일의 휠러 오페라 하우스(Wheeler Opera House)에서 공연된다. 450석으로 작은 규모지만 아름답게 장식된 오페라 하우스로, 1984년에 빅토리아 양식으로 복원했다.
매튜 앤 캐롤린 벅스바움 캠퍼스(Matthew And Carolyn Bucksbaum Campus)는 38에이커의 자연림에 위치하고 있으며, 이곳에는 강의실과 사무실이 자리 잡고 있다.
참고로 덴버 국제공항에서 자동차로 3시간 30분 거리의 아스펜 뮤직 페스티벌이 펼쳐지는 곳은 해발 7,908피트(2,410미터)의 높이에 있으며, 여름 평균 기온은 76도이다. 아름다운 자연과 쾌적한 기후 속에서 음악제의 공연관람은 무료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고 유료 공연은 자리에 따라 $45, $65, $90로 매우 저렴한 편이다.
칸 영화제가 열리면 전 세계 영화인들이 프랑스로 몰려드는 것처럼, 여름이 되면 전 세계 음악인들이 이곳 아스펜으로 몰려든다. 클래식 음악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가슴 뛰는 감동을 맞이할 준비를 해야 할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