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방학이 시작되었다. 미리 계획했던 여행과 여름 캠프들이 취소되어 더 길게 느껴지는 방학 기간을 어떻게 하면 아이와 마찰없이 알차게 보낼 수 있을까?
이번 코로나 사태로 부모들과 아이들이 겪는 스트레스를 심리학자들은 유독성 스트레스(toxic stress)로 분류한다. 그 이유 중의 하나가, 언제 끝날 지 모르고 누가 아프게 될 지 모르는 불예측성이 불안감을 증폭시키기 때문이다. 방학이라고 무조건의 자유를 준다면, 아이들은 오히려 불안함을 더하게 될 것이다.
“여름방학 가족회의”를 열어 이번 방학동안 어떤 활동들을 할 것이고, 그 동안 해왔으나 이번 여름 방학에는 못하게 되는 활동들은 왜 못하게 되었는 지 이유를 설명해주자. 방학 동안에 꼭 지켜야 할 규칙과 가이드라인(rules and expectations)도 아이들과 함께 정하자.
예를 들면, “안전하자.”, “친절하자.”, “존중하자.”, “감사하자.”등은 규칙에 해당하겠고, “집 안에서는 걸어다닌다.”, “쓴 물건은 제자리에 정리한다.”, “고운말을 쓴다.” 등은 가이드라인에 해당한다. 규칙은 3~5가지 정도로 간략하게 정하여 아이가 잘 보이는 곳에 비주얼화하고, 그에 따른 가이드라인도 꼭 필요한 것만 추려서 명확하게 설명해야 한다.
하루 생활계획표도 방학에 맞게 수정/보완하여 아이가 평상시의 기본생활 리듬을 이어갈 수 있게 하자. 이러한 활동들은 방학 동안 어떤 일들이 일어날 것이고, 어떻게 지내게 될 지 예측 가능하게 함으로써 아이에게 심리적인 안정감을 갖게 해준다.
방학 동안의 규칙과 가이드라인, 스케쥴이 정해졌다면, 다음의 효과적인 대화법들을 이용하여 아이가 잘 따를 수 있도록 코칭해보자.
아이와 눈을 맞추고 이야기 하자.
아이에게 대화를 하기 전, 아이의 눈 높이에 맞춰서 자세를 숙이고 아이의 주위를 먼저 끄는 것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아이가 장난감을 가지고 놀고 있다면 아이의 어깨를 살짝 두드리거나 만지면서 아이의 이름을 불러, 아이와의 아이 컨택(eye contact)을 확인한 다음 대화를 해야 의사 전달에 효과적이다.
“~할 시간이야!”, “~하자!”의 긍정적인 표현 사용
아이의 행동을 바로 잡으려고 할 때, 부모들이 흔히 하는 표현은 “~하지마!” (“Don’t do that!”) 일 것이다. 유아들은 어떤 말을 들을 때, 그것을 먼저 그림으로 연상한다. 부모가 “뛰지마!”라고 이야기 할 때, 아이의 머릿 속에는 자연스럽게 뛰는 모습이 떠오르게 되어 부모가 어떤 것을 지시하는 지 혼란스럽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해라.”와 같은 긍정적인 표현을 사용해야 한다. “집 안에서는 걷는 거야.” 라고 말해주고, 걷는 모습을 모델링해주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이렇게 걸어보자. 사뿐사뿐.” 수동적인 말투가 익숙한 부모들 중에는 아이에게 지시할 때에도 “I prefer~”, “Can you please~?” 등의 표현을 쓰는 분들이 종종 있다.
예를 들면, “잠 잘 준비를 하면 좋겠는데?”, “장난감 좀 치워줄 수 있을까?”라고 물을 경우, 아이들로부터 “아니.” 또는 “싫어.”라는 대답을 들을 확률이 높다. 이럴 경우, “자야 할 시간이야.”, “장난감 먼저 정리하자.”라고 바꾸어 말하자.
목소리 톤과 바디랭귀지
심리학자 앨버트 머레이비언의 실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시각(55%), 청각(38%), 언어(7%)의 세 가지 대화 요소 중에 언어가 차지하는 비중이 7%밖에 되지 않는다.
의사 소통에서 말하는 사람의 표정과 바디랭귀지, 목소리 톤과 같은 비언어적인 요소의 비중이 상당히 크다는 것을 알려주는 결과이다.
아이가 규칙을 따르게 하고 싶다면, 부모는 단호한 목소리 톤과 바디랭귀지를 써야한다. 여기서 단호한 목소리란, 소리를 높이거나 야단을 치라는 것이 아니다. 이것은 당연히 지켜야 하는 것이고, 예외가 없다는 것을 확고하게 알리는 것이다.
“먼저, 그 다음에”로 단계를 이분화하기
양치하기, 손 닦기, 청소하기 등의 기본 생활 습관을 아이가 스스로 할 수 있도록 격려하고 싶다면, 순서를 이분화 하여 코칭해주자. “장난감을 다 놀았으면, 제자리에 정리하는 거야.”, “먼저 손을 씻고, 그 다음에 밥을 먹는 거야.” , “양치를 먼저 하고, 잠을 자는 거야.”
아이에게 선택권을 주기
아이에게 선택권을 주어 더 적극적으로 규칙을 따르게 하는 것도 방법이다. 예를 들어, 양치하기를 거부하는 아이의 경우, “건강한 치아를 위해서 자기 전에 양치는 꼭 하는 거지?”라고 말하며 규칙을 강조한 다음, “ 딸기맛 치약 써서 양치할까? 버블검 치약 써서 양치할까?”의 선택권을 줄 수 있을 것이다.
아이가 규칙을 잘 따르고 이뤄낸 성과에 대해 반응하고 격려하는 것을 잊지 말자. 아이가 인정을 받으면 기분이 좋아지고, 더욱 더 적극적으로 규칙과 가이드라인을 지키려고 노력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