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트만 가면 장난감을 사달라고 조르는 아이. 맨날 늦게 들어오는 사춘기 자녀. 어떻게 해야 할까? 육아는 산 넘어 산과 같은 기분이다.
부모는 아이를 키우면서 매번 고민에 빠지게 된다. 그 방법을 함께 찾아가면서 양육할 때 필요한 도구를 여러분들 손에 들려 드리려 한다. 먼저 아동 교육학에서 말하는 다음 세 단어의 정의에 대해서 잠시 한번 생각해 보자. Guidance(가이드), Discipline(훈육), Punishment(처벌).
3 단어의 의미가 유사하면서도 다른 느낌으로 다가올 것이다. 비슷한 듯 다른 세가지 교육방법. 이 중 어떤 것을 양육방법으로 사용하는 것이 좋을까? 이것을 결정하기 위해선 먼저 이 단어들의 의미를 알아
야 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처벌(Punishment)은 아이들에게 좋지 않다고 생각한다. 처벌에는 어떤 것 들이 있을까? 처벌하면 매를 드는 체벌을 제일 먼저 떠올리게 된다. 하지만 처벌에는 언어적 처벌도 있다. 장난감을 사달라고 조르는 아이에게 “너 또 장난감 사달라고 졸라? 안돼, 집에 장난감이 얼마나 많이 있는데 다 가지고 놀지도 않으면서. 그만 찡찡거려. 안되겠다 타임아웃이야” 라고 말하는 것. 이 모두가 처벌에 속한다.
처벌은 어른과 아이 상호 간에 어떤 대화나 협의 없이 이루어 지는 것을 말한다.
아이의 참여가 전혀 일어나지 않고 일방적으로 일어나는 것이다. 이때 “아 우리 부모 님 말이 다 맞아. 내가 정말 잘못했구나, 앞으로는 반성하고 잘 해야지” 라고 생각하는 아이는 아무도 없다. 억울한 마음에 반항심과 분노만 그 안에 쌓이게 될 것이다.
처벌은 아니어도, 바르게 인도하는 훈육(Discipline)은 필요하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을 것이다. 그리고 실제로 많은 부모들이 아이들을 훈육한다. 훈육은 무엇일까? 마트에 가면서 엄마가 이야기 한다. “
오늘 우리 먹을 거 사러 가는거야, 장난감은 안 살거야. 가게에서 떼쓰면 타임아웃 할거야” 라고 말한다. 하지만 마트에서 아이는 장난감을 사달라고 조른다. 엄마는 “안되! 엄마가 분명히 떼쓰면 타임아웃 한다고 했지? 그새 잊었어? 이리와” 라고 혼을낸다. 더 안 좋은 경우는 떼를 쓰니 시끄러워서, 혹은 창피해서 어떤 때는 사주고, 어떤 때는 안된다고 혼내기도 하는 일관성 없는 부모다.
훈육은 부모가 일방적으로 어떠한 규칙을 만들어 놓고 아이에게 고치거나 지킬 수 있게 기회를 주고 그것을 지키지 않았을 때 그에 따른 안 좋은 결과가 따라오거나 아이가 가지고 있는 물건이나 특권을 빼앗아 가는 것이다. 반대로 그것을 잘 지켰을 때는 “잘했어! 최고야! Good Job!”을 남발하는 것 이것 역시 잘못된 훈육의 일부이다. 이러한 식의 맹목적인 칭찬은 아이들로 하여금 칭찬을 위해 행동하고 부모의 기대에 부흥해야 한다는 부담감을 가진 칭찬에 갈급 한 “프레이즈 정키”(Praise Junky) 로 만드는 지름길이다. (좋은 칭찬과 독이 되는 칭찬에 관한 이야기는 이번 주제에 다 담을 수 없어서 다음에 해보려 한다.)
그럼 처벌도 훈육도 아니고 가이드(Guidance)를 해야 한다면,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
엄마는 아이와 함께 마트에 가기 전 이야기를 나눈다. “우리 마트에 갈껀데, 마트에서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은 것일까?” 라고 엄마가 묻는다 그 때, 아이가 “뛰어 다니면 안되요. 장난감 사달라고 떼쓰면 안되요” 등의 대답을 한다면 같이 규칙을 정하고 약속을 하면 된다. 아이들은 놀랍게도 스스로 규칙을 잘 만들어 낸다. 하지만 아이는 “몰라요” 라고 대답할 수도 있다 그러면 엄마가 아이가 생각할 수 있게 질문하며 이야기하면 된다 “오늘 우리 마트에 음식 사러 갈껀데, 거기에 있는 장난감을 보면 어떨 거 같아?” “사고 싶어요” “맞아 사고 싶을 것 같아. 사고 싶다고 울고 짜증내면 어떨까?” “안되요” “그래 오늘은 우리 식구 먹을 거 사러 가는 거니까 음식만 살꺼야. 장난감을 보면 사고 싶은 마음이 생기는 거 이해해. 엄마도 그렇거든. 오늘은 장난감은 사지 않기로 우리 약속하자. 만약에 사달라고 조르고 떼쓰면 오늘 엘리베이터탈 때 버튼 못 누르게 되는거야” 라고 규칙과 그에 따르는 결과를 함께 정하고 명확하게 설명해 주면 된다.
약속을 했지만 막상 마트에 들어가면 떼를 쓰고 우는 아이가 있을 것이다. 그때는 아이에게 결정권을 주면 된다. “장난감을 사달라고 떼쓰면 오늘 엘리베이터 탈 때 버튼 못 누르게 한다고 했지? 그만 떼쓰고 버튼 누르는 거 고를래? 떼쓰고 버튼 못 누르는 거로 할래? 어떤 것을 고를지는 네가 정하는거야 좋은 결정을 할 수 있게 엄마가 도와 줄께.” 그래도 떼를 쓴다면 “너는 엘리베이터 버튼을 못 누르는 것을 고른거야 그래서 오늘은 버튼을 누를 수 없어”하고 규칙을 지키지 않았을 경우에 그에 따른 결과를 반드시 실행해야 한다.
이렇게 가이드(Guidance)는 부모와 아이의 관계를 형성하고, 대화를 통해 함께 규칙을 만들고, 그 규칙을 인지하게 하고, 질문을 통해 아이가 그 규칙을 지킬 수 있는 도구를 제공하고, 그 결과에 대해서 스스로 책임 질 수 있게 하는 것이다.
미국의 유아교육 현장에서는 교사들에게 Guidance Approach(가이드 접근법)을 사용할 것을 강조 하고 관련 수업들을 들어야 한다. 모든 부모가 그 수업을 들을 수는 없지만 가이드(Guidance)가 무엇인지 이해하고 기준을 세워 연습하고 노력하여 변화한다면 아이들 또한 부모와 함께 변화할 것이다.
김 에스더
- 부모교육 전문가
- 덴버 한국어 놀이학교 교장
- 키즈 유니버시티 디렉터
- astrumkim@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