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외 미주 35개 도시 약 70여 곳의 태권도장에서 9백여 명의 선수들 참가
4년 만에 재개, 전자 호구를 착용한 ‘대련’ 종목 큰 호평 얻어
세계에서 가장 크고 권위 있는 태권도 행사 중 하나로 꼽히는 ‘US open 태권도 한마당’이 지난 7월 28일부터 29일까지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올해도 한국 외 미주 35개 도시 약 70여곳의 태권도장에서 9백 여 명의 선수들이 참가하였으며, 전 미국 올림픽위원회장이었던 윌리엄 하이블(William Hybl), 콜로라도 칼리지 리차드 송(Song Richardson)학장, 정기수 콜로라도 태권도협회장, 신한대학교 강성종 총장 등 40여 명의 주요 인사들과 2,000여 명의 관중이 참석하며 성황리에 대회를 마쳤다.
콜로라도는 총 30여 곳의 태권도장에서 500여 명이 참가해 열띤 경쟁을 펼쳤으며, 참가 도장은 다음과 같다. Seo’s 무술학원, 오로라 정기수 태권도, 엘리트 태권도, 프로태권도, JW Kim 태권도, Park’s 태권도, 생명과 리더십 아카데미 태권도, 에이펙스 태권도, CHS 무술, 패밀리 무술, US 태권도센터, 타이거 김의 아카데미, 세계 태권도, 산 태권도, 골든 태권도, 가족태권도센터, 루스빌 태권도 패밀리 센터, 승리 태권도, 유니버셜 태권도, 콜로라도 태권도, Jason Yi’s 태권도, 채훅성 무술, 현대 태권도 (출처 한마당 공식 홈페이지)
올해 12회를 맞이하는 ‘US Open 태권도 한마당(대회장 이상철)’은 COVID-19으로 인해 2020년, 2021년, 2022년 세 차례나 무산돼 그동안 발굴의 실력을 닦아 온 태권도 수련생들은 대회가 다시 열릴 때까지 손꼽아 기다려야만 했다. 각각의 도장에서 4년간의 연습 끝에 경기에 임하게 된 학생들에게는 그 여느 해보다 의미가 남달랐을 것이다.



경기장은 기존의 월드 아레나 경기장에서 자리를 옮겨 콜로라도 칼리지 캠퍼스의 에드 롭슨 아레나 개최됐다. 이곳은 최신 시설과 유연한 바닥으로 여러 스포츠 경기가 자주 열리는 곳으로 유명하다. 이번 태권도 한마당 대회에서도 최신 장비와 토너먼트를 위한 플랫폼을 무리 없이 보여주었다.
참가 방식은 크게 개인전과 단체전으로 나뉘고 개인전은 승품과 연령, 종목에 따라 다시 나뉜다. 경쟁 종목에는 전통 태권도(품새), 창의 태권도, 창의 격파, 파워 격파 등이 있으며 토너먼트 방식으로 진행된다. 올해 주목을 받았던 ‘대련’ 종목은 기존에 없었던 종목으로 올해 처음으로 도입되었다. 대련 선수들이 착용한 방어구(호구)에는 전자 안전장치가 부착되어있어 타격에 의한 득점 산출 데이터를 빠르고 정확하게 전송할 수 있어 큰 호평을 받았다.



첫날 오전은 12세 이하 유소년 선수들이 개인전을 치렀다. 오후에는 12세 이상 선수들의 경기가 이어졌다. 페어플레이를 마친 선수들은 우승자를 호명할 때 아낌없는 박수로 축하하며 안아주는 등 진정한 스포츠 정신을 보였다. 특히 모뉴먼트지역에서 참가한 코오 슈톨테 가족은 3대(손녀 7세, 엄마, 아빠, 할머니 67세)가 같은 승품(오렌지 벨트)에 참가해 관중석에서는 선수들을 응원하는 함성과 박수소리와 함께 미소가 퍼졌다. 한마당 이름 그대로 경쟁 속에서도 모두가 어울려 하나가 된 모습이었다.



본지는 첫날 열린 개인전 Youth(10-11세) 창의 격파와 품새 부문에서 모두 금메달을 획득한 로빈 박(11세. 1단) 군과 인터뷰를 나누었다. 박 군은 금메달 소감을 묻자 “먼저 저의 최고의 스승님이신 Park’s 태권도 박 영부 사범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이렇게 큰 대회는 처음으로 출전해 본다. 실수할까 봐 걱정했는데 사범님께서 매일 가르쳐 주신 ‘자신감, 존중, 집중, 자기 통제’를 마음속으로 외치고 경기에 임했더니 좋은 결과가 있었던 것 같다”라며 쑥스러워 했다. 평소 어떻게 연습했냐는 질문에 박 군은 “8살 때부터 지금까지 4년간 빠짐없이 방과 후 태권도장을 다녔다. 팬데믹 기간 동안 도장이 문을 닫았을 때도 꾸준히 비대면 수업을 받으며 연습했다. 포기하고 싶을 때도 나 자신과의 싸움에서 지고 싶지 않아서 그만두지 않았다. 지금의 결과는 ‘꾸준함’때문인 것 같다. 올겨울 안에 2단을 따는 것이 목표이다. 좋은 결과가 있었으면 좋겠다”라고 소신을 밝혔다.



개인전 Youth(10-11세) 창의 격파와 품새 부문에서 모두 금메달을 획득한 로빈 박(1단. 가운데))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첫날의 숨가뿐 경기가 끝나고 이 대회의 백미인 개막식이 오후 6시부터 7시 30분까지 진행되었다. 먼저 US 오픈 태권도 한마당 조직 위원회의 임원진과 콜로라도스프링스 지역 인사들, 태권도계의 귀빈들이 착석하자, 팡파르를 울리는 군악대가 행진하며 입장했다. 이어 각 도장의 유니폼을 입고 깃발을 든 선수들이 차례로 경기장 중앙에 집결했다. 포트 카슨 행진단, 콜로라도스프링스 어린이 합창, 콜로라도스프링스 경찰대 컬러가드, 우승 시범단들의 공연이 계속 이어졌다.
이윽고 개막식의 하이라이트인 ‘신한대학교 태권도 시범단’이 멋진 태권도 퍼포먼스가 시작됐다. 이들은 모두 22명의 신한대학교 태권도학부 전공생들로 구성되었으며, 신한대학은 세계 최초 태권도 단과대학을 설립한 것으로 유명하다. 명성만큼 실력도 뛰어나 이번 개막식에서도 태권도의 격파, 품새, 호신술, K-POP 태권댄스, 태권도 익스트림 등 태권도의 모든 핵심 요소를 표현해 큰 박수갈채를 받았다.






개막식 저녁의 여흥이 가라앉을 틈도 없이 다음날 오전 8시 30분부터 단체전이 시작됐다. 경기 둘째 날 열린 단체전은 퍼포먼스가 강조된 ‘시범팀 레크리에이션 부문’과 뛰어난 실력과 경험을 강조한 ‘시범팀 챔피언십 부문’으로 나뉘어 토너먼트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각각의 우승 팀에게는 1위부터 5위까지 $3,000에서 $500까지 총 $14,000의 윌리암 하이블(William J. Hybl) 장학금이 지급되었다. 올해 시범팀 레크리에이션 부문 최종 우승 팀은 US 태권도 센터 스테튼슨 힐스 지점의 ‘Woosong Warriors US 태권도’팀이 차지하였고, 시범팀 챔피언십 부문 최종 우승 팀은 아카데미 라이프 앤 리더십 태권도의 ‘ALL TKD ELITE’이 차지하며 대회의 막을 내렸다.



‘US 오픈 태권도 한마당’의 창시자 인 이상철 대회장은 ‘US 오픈 태권도 챔피언십’과 ‘1988년 올림픽 태권도 팀’ 최초의 수석 코치 등 셀 수 없을 만큼 화려한 이력을 가진 미국 태권도의 살아있는 전설이자 진정한 그랜드 마스터이다. 본지는 이상철 회장과 전화 인터뷰를 통해 이번 대회에 대한 그의 생각을 들을 수 있었다.
“먼저 선수들을 위해 물심양면 지원을 아끼지 않은 모든 체육관의 관장, 사범, 강사분들과 가족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오랜만에 열리는 대회이다 보니 장소도 바뀌고 규정도 바뀌었을 뿐 아니라, 팬데믹 이후 여행경비 거의 두배가 넘게 오르고, 비자 문제로 다른나라에서 미국입국이 훨씬 더 어려졌었다. 대회 준비과정이 쉽지 않았을 텐데 일사불란하게 애써주신 US 오픈 태권도 한마당 조직 위원회와 봉사자분들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 이었다”며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이어서 이상철 대회장은 “무엇보다 참가한 선수들 모두 자랑스럽다. 이번 대회 경험을 통해 선수들 개인에게도 역량이 강화되고 태권도에 대한 동기부여가 되었으리라 생각한다. 그러나 ‘US 오픈 태권도 한마당’의 목표가 승리에만 있지 않다. 태권도는 인간에게 있어 중요한 것을 승리와 성공에 두지 않고 노력임을 항상강조해왔다. 모두가 승패를 떠나 태권도를 통해 화합의 축제로 거듭나기를 희망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