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4월 14,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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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테크 달라진 일터] ①직장의 해체?…2∼3일 출근 ‘하이브리드 근무’ 대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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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애플·아마존 등 사흘 오피스 근무 ‘뉴노멀’…메타는 출근 규정 아예 없애

어디서 일하냐가 아니라 생산성·효율성이 문제…’워라밸’ 중시 세태도 반영

편집자 주 = 코로나19 대유행 때 불가피한 선택지로 도입됐던 재택근무, 원격근무가 새로운 근무 시스템으로 자리잡아 가고 있습니다. ‘직장=매일 출근하는 곳’이라는 개념이 약해지면서 어디서 일하느냐보다는 업무 효율성과 생산성을 우선 따지는 성과주의가 우선시되는 세상이 돼가고 있습니다. 전통적인 일터의 해체라는 말이 나올 정도입니다. 특히 세계적인 빅테크 기업과 이를 지향하는 스타트업이 몰려 있어, 첨단기술의 무한경쟁이 펼쳐지는 미국 실리콘밸리에선 이러한 트렌드가 ‘뉴노멀’이 돼가고 있습니다. 연합뉴스는 실리콘밸리의 달라진 근무형태와 직장문화의 실태를 살펴보고 앞으로의 전망을 짚어보는 4건의 기획물을 송고합니다.

 “회사 출근요? 일주일에 3일 정도 나갑니다. 그것도 각자 알아서 할 뿐이지 회사가 일일이 체크하지는 않아요.”

실리콘밸리 구글에 다닌 지 5년 차 되는 이 직원은 요즈음 일주일에 3일 회사에 나간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주로 2일이었는데 출근일이 하루가 더 늘긴 했다.

개별 언론접촉을 금지하는 회사의 미디어 정책 때문에 익명을 원한 이 30대 직원의 생활 패턴은 ‘혁명적’으로 달라졌다.

한 주의 시작은 대개 집에서 시작하고 주로 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오피스 근무를 한다. 그리고 금요일은 다시 집에서 한 주를 마무리한다.

집에서 일하면 느슨해질 법도 하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고 했다. 오히려 출퇴근 시간 각 30분과 준비 시간 등을 합치면 2시간 이상 아낄 수 있다.

그는 “집에 일이 있거나 하면 3일을 채우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부담은 없다”고 했다. 또 “집에서 일한다고 해서 덜하거나 하지 않다”며 “근무 시간에는 항상 메신저를 켜놓고 연락이 될 수 있도록 한다”고 말했다.

달라진 근무 시스템은 구글 건물에서도 오롯이 느껴졌다.

주말을 앞둔 지난 21일 오후(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마운틴뷰에 위치한 구글의 새 사옥 ‘베이뷰 캠퍼스'(Bay view campus).

지난 6월 오픈한 이 캠퍼스에는 점심시간이 지났지만 1층 식당가는 많은 사람으로 붐볐다. 구글이 직원들에게 가족과 지인의 캠퍼스 초청을 허용하면서, 새 캠퍼스에서 밥도 먹고 구경도 하러 온 이들이었다.

북적대는 1층과 달리 오피스가 있는 2층은 달랐다. 아직 한창 근무 시간이었지만, 사무실에는 자리가 많이 비어 있었다. 열린 방마다 10여석의 자리 중 2∼3대의 PC만이 켜져 있었다.

새너제이에 있는 미국 컴퓨터 회사 델도 상황은 별반 다르지 않았다. 실리콘밸리 델 오피스의 확 트인 4층 엔지니어 사무실에도 소수의 엔지니어만 눈에 띄었다.

사무실마다 직원들로 꽉 차 있었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전과는 크게 달라진 풍경이라고 했다.

주말이 아닌 평일인데도 이들 회사의 근무 인원이 이처럼 적은 것은 집과 사무실을 오가는 근무 체제의 변화 때문이다.

미국 사회 대부분의 영역이 ‘비포(BEFORE) 코로나19’로 돌아갔지만 실리콘밸리의 근무시스템은 여전히 ‘애프터(AFTER) 코로나19’인 셈이다.

코로나19를 거치면서 대다수 빅테크 기업에서는 ‘하이브리드 근무'(hybrid work)가 정착됐다. 주 5일 중 2∼3일은 예전처럼 사무실에서, 나머지는 집 등에서 일하는 방식이다.

구글은 지난 4월부터 주 3일 오피스 근무를 시작했다. 애플도 지난달부터 출근 일수를 이틀에서 사흘로 하루 늘렸다.

마이크로소프트(MS) 한 직원은 “회사 방침은 일주일에 ‘50%’ 사무실 근무”라며 “직원들은 대부분 2∼3일 출근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아마존의 경우 전체 회의가 있는 날의 경우 출근을 권장하고 있지만, 전체 출근 일수에 대한 구체적 매뉴얼은 없다. 보통 회의가 있는 날을 포함해 각자 필요에 따라 2∼3일 회사에 나간다.

이처럼 하이브리드 근무가 자리를 잡은 것은 코로나 대유행을 겪으면서 어디서 일하느냐보다는 업무 효율성과 생산성이 더 중요하다는 생각이 확산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직장=매일 출근하는 곳’이란 개념이 희미해진 것이다.

다만 ‘주 3일제’에 대한 구체적 운용은 회사마다 다르다.

애플은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지키도록 하고 있고 구글은 강제하지는 않는다.

이들 기업보다 더 적게 회사를 나가는 테크 기업들도 많다.

미국 컴퓨터 회사 델이나 간편결제 서비스업체 페이팔의 경우 직원들이 각자 필요에 따라 하루나 이틀 정도 나가고 있는 정도다.

메타플랫폼(옛 페이스북)은 50% 출근을 검토하다가 올해 7월부터 출근 규정을 아예 없앴다. 이제는 재택근무를 더 권장한다. 장비까지 지원해 준다.

테크 기업 한 관계자는 “메타가 사명도 바꾸고 ‘메타버스'(metaverse·3차원 가상세계)에 막대한 투자를 하면서 직원들에게 회사에 나오라고 하는 것이 모순된다고 판단한 것 같다”며 “원격 근무가 문제없다는 점을 보여주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런 기류에는 ‘워라밸'(Work-Life Balance·일과 삶의 균형)을 중시하는 세태의 흐름도 크게 영향을 끼쳤다. 재택근무를 통해 출퇴근 시간을 벌게 됨에 따라 ‘워라밸’을 추구하는 게 훨씬 더 용이해졌기 때문이다.

다만 모든 테크 기업들이 ‘하이브리드’ 근무를 하는 것은 아니다.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가 이끄는 테슬라는 전체 직원이 코로나19 이전처럼 매일 출근한다.

머스크가 지난 6월 ‘원격 근무는 더는 허용되지 않는다’며 “원격 근무를 하고 싶은 사람은 테슬라를 떠나야 한다”고 지시한 데 따른 것이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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