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글로벌 IT 기업에 대한 프라이버시 규제 강화 목소리가 높아지자 애플에 이어 구글이 사용자 정보 판매를 중단하였다. 애플은 최근 아이폰 이용자의 정보 제공을 차단했다.
구글은 사생활 침해 우려가 있는 개인 정보 기반 온라인 맞춤 광고를 중단하기로 했다. 그 동안 광고 효과를 극대화 하기 위해 인터넷 사용자의 개인 정보가 담긴 검색 기록을 기업, 광고주에게 판매하였는데 앞으로는 개인 정보는 판매 하지 않게 하겠다는 것이다.
이미 구글은 2019년 유튜브의 동영상이 분류기준 또는 크리에이터에 의하여 어린이 콘텐츠라고 분류되는 경우 맞춤 광고를 중단하였다. 이는 FTC가 미국의 아동 온라인 사생활 보호법(COPPA)에 의거해 유튜브에게 ‘불법적으로 13살 미만 어린이들의 데이터를 수집한 혐의’와 ‘어린이들에게 성인을 위해 제작되거나 위험한 콘텐츠를 제공한 혐의’로 1억7000만달러 상당의 벌금을 부과한 데 따른 것이다. COPPA는 미국 법규이지만, 유튜브는 해당 법규를 전세계 유튜브 정책에 반영하고 있다.
구글은 2021년 3월3일 ‘내년부터 인터넷 이용자들이 웹사이트 내에서 옮겨 다닐 때 남긴 방문 기록을 분석하거나 관련 기술 개발에 투자하는 것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크롬에서 ‘쿠키’를 분석하는 사업을 완전히 중단한다는 내용이다.
‘쿠키’에는 검색 내역 및 아니라 아이디·비밀번호, 상품 구매 내역, 신용카드 정보 등 개인 정보가 담겨 있다. 구글은 그동안 자사 검색 서비스 이용자의 신상 정보를 모아 기업과 광고주에게 판매하여 막대한 수익을 올렸다. 2019년 기준 구글의 온라인 광고 매출은 1350억 달러에 달한다.
이 때문에 “사용자의 사생활을 이용해 떼돈을 번다”는 비난이 끊이지 않았다. 수많은 비판 속에서도 꿈쩍 않던 구글은 최근 유럽연합(EU)에서 개인 정보 보호 규정 위반 시 엄청난 과징금을 물리는 규제 법안을 추진하자 백기를 들었다.
하지만 구글이 온라인 광고를 완전히 포기하지는 않는다. 구글은 사용자 정보를 익명 처리하고 개인 신상을 알 수 없도록 가공해 광고주에게 판매할 계획이다. 현재는 모든 신상 정보를 사실상 통째로 광고주에 넘겼다면 앞으로는 기업이 필요한 정보를 묶음으로 판매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노트북 판매 업체에는 노트북을 자주 검색하는 이용자들을 한 집단으로 묶어 이들에게만 광고를 할 수 있도록 제한된 정보를 제공하는 식이다. 개별 이용자를 특정할 수 있는 신상 정보는 포함되지 않는다. 데이터를 제공받은 업체는 이용자가 노트북 외에는 다른 어떤 상품이나 서비스에 관심이 있는지는 알 수 없다. 광고주로서는 이전보다 광고의 정밀함이 떨어지지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사생활 침해 논란이 상당히 줄어들 전망이다.
IT 업계에선 세계 온라인 광고 시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구글의 이번 조치가 아마존 등 다른 IT 기업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아마존은 자사 온라인몰 이용 고객의 구매 정보를 분석해 광고주에게 판매하는 사업을 하고 있다. 아마존의 광고 사업 매출은 전자상거래·클라우드 서비스에 이어 셋째로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