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4월 21,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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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가 먼저 행복한 모습 보여줘야…저출산 문제도 해결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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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영 미국 존스홉킨스대 의과대학 소아정신과 담당의

난치병 판정은 삶의 전환점…”아프기 전 몰랐던 사실 깨닫기도”

“육아의 본질은 부모가 자녀에게 사랑을 제대로 표현하는 것”

“나와 닮은 아이를 낳고 싶다. 내가 부모에게 받았던 깊은 사랑은 내 아이와 나누고 싶다. 이 좋은 세상을 함께 잘살아 보고 싶다…. 이런 생각이 자연스럽게 든다면 저출산 문제는 자연스럽게 해결되지 않을까요?”

미국 존스홉킨스대 의과대학 소아정신과 담당의로 일하고 있는 지나영(47) 교수는 지난해 초 ‘신경매개저혈압’과 ‘기립성빈맥증후군’이라는 난치병 판정을 받은 뒤 투병 생활을 공개하며 화제를 모았던 인물이다.

평생에 걸쳐 투병을 이어가야 하는 상황에서도 지 교수는 병을 얻기 전보다 이후의 삶을 더 사랑한다고 했다. 아프지 않았다면 평생 깨닫지 못했을 사실이 너무나 많기 때문이다.

이는 대구가톨릭대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2001년 미국으로 넘어가 하버드 의과대학과 노스캐롤라이나 의과대학 등을 거치면서 수많은 환자를 위해 바쳤던 열정의 일부를 우리 청소년들에게 돌린 이유이기도 하다.

가족이 사는 경기도 시흥에서 머무는 지 교수는 18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환자에게만 집중됐던 시야가 아프고 나서부터 우리 사회 전체의 건강으로 확장이 된 것 같다”며 “모국을 오래 떠났던 사람으로서, 소아정신과 의사로서 한국의 육아 교육에 관심을 두게 된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브로콜리가 몸에 좋죠. 그래도 아이가 먹기 싫다고 한다면 억지로 먹일 순 없어요. 그게 바로 아이가 내린 선택에 대한 부모의 존중이 아닐까요?”

미국에서 20년, 한국에서 26년을 살면서 양국 교육을 비교했을 때 우리가 부족하다고 느낀 점은 아이들을 향한 ‘자율성 존중’이었다.

어린이를 ‘별’로 비유한 지 교수는 “세상에 똑같은 별은 없듯이 아이들은 모두 각자의 개성을 가졌다”며 “이처럼 아이의 잠재력은 무한한데, 그 가능성을 부모가 제대로 펼치지 못하도록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육아의 본질은 자녀에게 부모의 사랑을 제대로 표현하는 것”이라며 “동시에 다른 사람도 아무 조건 없이 존중해야 하는 존재라고 알려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육아의 궁극적인 목적은 자녀의 ‘독립’과 ‘행복’이지만, 한국 사회는 그 가치를 잊은 거 같아 안타깝다고도 했다.

부모가 자녀에게 보내는 사랑과 자녀를 위해 감내하는 희생의 크기는 분명 우리가 다른 나라보다 훨씬 크지만, 아이들이 자립하는 시기가 갈수록 늦어지고 행복도는 낮아지고 있는지 고민해봐야 한다는 얘기다.

“건강한 행복감은 결국 자율성에 달렸어요. 스스로 목표를 세우고,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성취하는 과정은 그 어떤 기쁨보다도 크거든요. 타인의 인생과 비교해서 얻는 우월감 따위와는 비할 바 아니죠.”

단순히 공부를 열심히 해 좋은 대학에 들어가는 게 육아의 본질이 아니라는 것이다.

‘미국 의사 국가 고시를 좋은 성적으로 통과해 화제에 오르지 않았느냐’고 묻자 그는 “잠을 쪼개면서 치열하게 공부했던 시절이 있지만, 그건 내가 원했던 고행”이라며 “자발성이 있다면 맞닥뜨린 어려움도 즐거움이 된다”고 답했다.

결혼하지 않고, 아이도 낳지 않는 기조가 짙어지는 배경도 여기에 있다고 봤다. 정부가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온갖 지원책을 냈지만, 출산 그래프는 줄곧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는 현실을 염두에 둔 발언이다.

결국 문제는 사회 구성원 내면에 있다는 의미다.

그는 “아이의 행복을 바란다면 부모가 먼저 행복하게 사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며 “날 닮은 아이와 이 세상에서 함께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삶이었는지 돌이켜봐야 할 때”라고 말했다.

이달 말 육아 관련 서적을 펴낼 예정이라고 한 그는 “아이에게 뭘 더 해줄지 고민할 게 아니라 힘을 빼는 게 중요하다는 메시지를 담은 책”이라며 “앞으로도 육아에 대한 사회 인식을 전환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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