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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 댄서 back dancer를 모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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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든이 넘으신 아버지는 젊었을 때 충무로에서 일을 하셨습니다. 영화제작자는 아니고, 영화필름을 배급 받아 극장에서 상영하는 일을 하셨는데, 이미 서울은 대형극장들이 자리를 잡았으니 지방에 가서 영화를 상영하시곤 했다고 합니다. 어떤 경우는 동네 토박이 건달들이 들이닥쳐 공짜로 영화를 보겠다고 우기면 한 바탕 싸움이 나는 것은 다반사였습니다. 그 덕에 어렸을 때의 단칸방의 밤은 아버지가 가지고 오신 영사기와 극장용 필름이 돌아가는 극장이 되곤 하였습니다.

그렇게 영화를 좋아하시는 아버지는 하루 종일 아내에게 TV 채널을 양보하다, 그녀가 안방에 기도하러 들어가면서 건네 주는 리모컨으로 밤 11시부터 영화를, 그것도 한글 자막이 나오는 할리우드 액션 영화를 보시곤 합니다. 제가 한국에 갈 때 마다 하는 일은, TV 리모컨 주도권 싸움에서 확실히 열세인 아버지를 편들어, 아버지의 시청권을 확보하는 일이지요. TV를 한 대 더 놓자고 해도 좁은 집에 뭐 필요하냐 시며 아옹다옹 하시는 모습이 정겹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두 아들 미국으로 떠나 보내고 외로이 사는 두 분에게 TV 가 위로가 되는 것 같아 마음이 짠합니다. 그 마음으로 시월 한국 방문을 위해 여름에 이벤트를 준비했는데, 바로 이문세 콘서트입니다.

여행의 최종 목적지인 여수로 가는 길에 있는 군산예술의 전당에 1시간 전에 입장하기로 계획했지만, 가는 길이 이상하다고 하는 아버지 말씀을 무시하고 네비女의 확신에 찬 안내를 따라 가다 빙 돌아가는 국도로 들어가서 간신히 공연 40분 전 밭게 도착합니다. 그런데 이미 주차장에 차들이 꽉 차서 아예 들어가지도 못하게 입구에서부터 주차요원이 길을 막고 서 있습니다. 거동을 못하시는 어머님이 타고 계시니 행사장 입구 근처에 사람들만 내려주고 나오겠다고 불쌍한 목소리로 호소해 보지만, 다른 사람들도 다 그렇게 이야기하고는 나오지 않는다며 주차요원은 매몰차게 거절합니다.

주차를 한 곳은 행사장 까지 아무리 못해도200미터 정도 거리가 됩니다. 숨을 몰아쉬며 티켓을 받는 분들에게 휠체어를 빌려달라고 하니, 없다는 겁니다. 이럴 수가! 놀이 동산, 호텔, 공항 어디에서나 휠체어를 빌릴 수 있는 한국인데, 휠체어가 없다니, 야단 났습니다. 행사 주최측에서 파견 나온 듯한 머리를 빡빡 민 남자 직원이 여기 저기 수소문을 하다 안돼서 바퀴 달린 의자라도 괜찮겠냐 길래 좋다고 대답합니다. 하지만, 그도 없습니다. 당황한 직원이 건물 왼쪽에 나 있는 행사관계자용 주차장에 차를 댈 수 있도록 배려해 주어서 식구들이 기다리고 있는 곳으로 뛰기 시작합니다. 다시는 보지 못할 이문세를 부모님께 보여드리기 위해 마구 뜁니다, 군대에서 선착순 뛰었던 것 보다 더 절박함으로.

좋은 곳에 차를 대고 드디어 공연장에 제 시간에 앉아 공연을 기다리는데, 어쩌다 보니 저만 따로 앉게 되었습니다.  자, 이제 공연이 시작됩니다. 어릴 때 라디오에서 늦은 밤에 듣던 ‘별밤지기’ 이문세가 육십이 넘은 나이에 뛰며 노래를 부릅니다. 옛 추억을 끌어내는 귀에 익은 노래들도 부르는데, 정작 제 눈을 사로잡는 것은 다른 것입니다. 오늘의 주인공 이문세 뒤에서, 때로는 앞과 옆에서 춤을 추는 백댄서들이 모자를 흔들며 웃으며 함께 노래하고 이문세를 돋보이게 하는 춤들을 흔들 흔들 신나게 추는데, 순간 저와 우리 모두의 삶이 무언가 잘못되어도 단단히 잘못되었다는 것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온 우주와 이 세상의 주인이 예수님이라며, 그 분께 모든 영광을 돌린다며 예배를 드리고 그리스도인의 삶을 산다고 말하지만, 정작 우리의 모습은 말과 다릅니다. 사람들이 나의 설교에 만족하지 않는 것 같고, 나의 목회에 불만을 이야기 하면 화가 나고 실망합니다. 작은 교회 목사라고 남들이 몰라주면 안그럴려고 하는데도 풀이 죽는 때가 있습니다. 그런데 이게 사실 저만 그런가요? 성도님들도 각자의 삶에서 모양은 다르지만 저와 비슷한 고민과 느낌을 가지고 계시지 않나요?

눈물이 납니다. 제가 내 인생 무대의 주인공이 되려고, 스팟라이트를 받으려고 이리 저리 죽어라 뛰어다닐 때, 나의 사랑하는 주님은 가만히 어두운 무대 구석에 놓여진 십자가에 달리셔서 제가 그 앞으로 나아가 말을 걸기를 기다리고 계신 것 같아 가슴이 아픕니다. 공연 마지막에, 앵콜 곡 “난 너를 사랑해”를 식구들과 서서 춤을 추며 부르며 마음 먹은 것이 있습니다. 저는 앞으로 예수님의 백댄서가 되어 즐겁고 행복하게 춤을 추며 살렵니다.
대림절, 예수님의 오심을 기다리는 12월이 시작되었습니다. 저와 함께 예수님 오심을 기다리며 백댄서로 신나게, 멋지게 춤추실 분 누구신가요?

예수의 백 댄서
이성한 목사 올림

woori.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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