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폐지된 강화 버전 재도입, “미국적 정체성 통합” 목표
미국 시민권이민국(USCIS)이 18일 연방관보를 통해 2025년부터 대폭 강화된 시민권 시험을 시행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는 2020년 말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도입했다가 바이든 행정부 초기에 폐지된 어려운 버전의 시험을 되살리는 조치로, 미국 시민권 취득 과정이 다시 까다로워지게 됐다.
새로 시행되는 ‘2025 시민권 시민학 시험’은 기존 10문제에서 20문제로 늘어나고, 합격을 위해 맞춰야 하는 정답 수도 6개에서 12개로 두 배 증가한다. 질문 은행 역시 100개에서 128개로 확대되어 더 폭넓은 미국 역사와 정부 지식을 요구한다.
트럼프 행정명령이 촉발한 정책 전환
이번 변경은 지난 1월 20일 트럼프 대통령이 발표한 행정명령의 직접적인 결과다. “외국 테러리스트 및 기타 국가안보·공공안전 위협으로부터 미국 보호”라는 제목의 행정명령 14161호는 국토안보부에 “통합된 미국적 정체성과 헌법, 법률, 건국 원칙에 대한 애착을 증진하는” 조치를 마련하도록 지시했다.
USCIS는 이에 따라 2020년 시험이 “미국 역사와 정부 원리에 대한 이해를 더 포괄적으로 평가”하며 “표준화되고 체계적이며 공정한” 시험이라고 판단해 재도입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5개월 만에 사라진 2020년 시험의 부활
역설적으로 이번에 부활하는 시험은 불과 5개월의 짧은 생명을 살았던 정책이다. 2020년 12월 1일 시행된 강화 시험은 바이든 행정부 출범 직후인 2021년 2월 22일 폐지 발표되며 같은 해 3월 1일부터 다시 2008년 버전으로 되돌아갔다.
당시 바이든 행정부는 “시험 개발 과정과 내용, 시험 절차, 시행 일정이 의도치 않게 귀화 과정에 잠재적 장벽을 만들 수 있다”며 폐지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나 USCIS는 이번 공고에서 “이전 판단은 데이터나 증거에 의해 뒷받침되지 않았고, 개정된 시험이 너무 짧은 기간 동안만 시행되어 합리적 평가가 불가능했다”고 반박했다.
단계적 시행으로 혼란 최소화
새 시험은 10월 20일부터 적용되지만, 기존 신청자들의 준비 기간을 고려해 단계적으로 시행된다. 이미 신청을 완료했거나 공고 후 30일 이내에 신청하는 경우에는 기존 2008년 버전을 적용받는다.
30일 후인 10월 20일 이후 신청하는 사람들만 새로운 2025년 시험을 치르게 되며, 실제 면접은 신청 후 처리 기간을 고려할 때 대부분 올해 말이나 내년 초부터 이뤄질 전망이다.
65세 이상이면서 영주권자로 20년 이상 거주한 신청자들에 대한 특례는 그대로 유지된다. 이들은 여전히 10문제 중 6문제만 맞추면 되지만, 신청 시기에 따라 2008년 또는 2025년 문제 은행에서 출제받게 된다.
효율성 개선으로 시험 시간 단축
2020년 버전과 비교해 한 가지 개선된 점은 시험 운영의 효율성이다. 2020년에는 결과와 관계없이 20문제를 모두 물어봤지만, 이번에는 수험자가 12개 정답(합격) 또는 9개 오답(불합격) 조건을 충족하면 즉시 시험을 중단한다. 이를 통해 시험 시간을 단축하고 면접 과정의 부담을 줄였다.
철저한 준비 과정을 거친 시험
USCIS는 2018년부터 2008년 시험을 면밀히 검토하여 개선점을 찾기 시작했다. 2020년 여름에는 지역사회 기반 단체들과 함께 시범 테스트를 실시했고, 코로나19로 인해 가상 시험으로 전환하면서도 문제의 언어적·인지적 난이도를 조정하고 적절한 문제들을 선별했다.
새 시험 내용의 약 75%는 기존 2008년 버전에서 가져왔으며, 25%가 새로운 내용이다. 일부는 기존 문제와 동일하고, 일부는 수정이나 재구성을 거쳤다. USCIS는 시행에 앞서 128개 전체 질문과 답안이 포함된 새로운 학습 자료를 제공하고, 과도기 동안 2008년 버전 자료도 병행 유지할 예정이다.
시민권의 의미 재정의
USCIS는 이번 공고에서 시민권의 본질적 의미를 강조했다. “미국 시민권은 미국의 안보와 안전, 공통된 미국적 정체성 중심의 통합, 미국인의 공동 복지에 대한 헌신에 필수적인 권리, 특권, 책임을 부여한다”며 시민권 취득이 단순한 법적 지위 변경이 아닌 국가에 대한 헌신을 의미한다고 명시했다.
시민의 권리로는 투표권과 공직 출마권을, 책임으로는 배심원 참여, 미국과 헌법 지지·수호, 미국에 대한 충성과 다른 국가 충성의 포기, 정부 요청 시 군복무나 민간 봉사 등을 열거했다.
이민 정책 강화의 신호탄
이번 조치는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강력한 이민 정책 의지를 보여주는 상징적 조치로 평가된다. 새로 취임한 USCIS 국장 조셉 에들로는 앞서 현재 시민권 시험이 “너무 쉽다”며 대대적 개편을 예고한 바 있어, 향후 추가적인 변경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시민권 신청을 고려하는 영주권자들은 신청 시기에 따라 적용받는 시험 버전을 정확히 파악하고, 해당 학습 자료로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 특히 새로운 시험은 더 광범위한 지식을 요구하므로 충분한 준비 기간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