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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일, 10월 21,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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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안해.” 사과하는 방법 가르치기

5년 전 미국에 이주해 왔을 때, “I’m sorry.”라는 말을 툭툭 쉽게 말하는 사람들을 보고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 지 혼란스러웠다.

한국에서는 “미안해”라는 말이 꺼내기 어렵고도 조심스러운 말인데, 어쩜 미국 사람들은 얼굴 표정 하나 안 바뀌고 “I’m sorry.”를 쉽게 말 할 수 있을까? 사람들이 쿨하고 매너가 좋아서 그런건가? 하지만, 그것은 “I’m sorry.”를 “미안해.”라는 사과의 의미로만 해석했던 나의 착오였음을 뒤늦게 깨달았다.

한국어의 “실례합니다.”, “유감입니다.”, “미안합니다.”, “아쉽습니다.”의 다양한 표현이 영어로는 “I’m sorry.”의 단일 표현으로 쓰이는 것이다. 또한 “미안합니다.” 의미의 “I’m sorry.”에도 뉘앙스와 상황에 따라 진정성 있는 사과라기 보다는 그 상황을 쉽게 모면하거나, 예의상 하는 멘트일 경우가 많다는 것도 나중에서야 깨달았다. 

아이들이 자라다 보면 다른 아이와 다투기도 하고,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기도 한다. 이럴 때, 자기 잘못을 쿨하게 인정하고 사과를 통해 그 관계를 다시 이어갈 줄 아는 능력이 사회성의 기본이 된다. 우리 아이에게 올바르게 사과하는 방법을 어떻게 가르쳐야할까?

문제 행동은 꼭 짚고 넘어간다

만 2세 미만의 유아들은 자기 중심적으로 세상을 바라보기 때문에, 어떤 행동이 다른 사람에게 잘못이 되고 피해를 주는 지를 판단하기 어렵다. 예를 들면, 다른 아이가 놀고 있던 인형이 마음에 들어 그 아이를 밀치고 인형을 빼앗은 경우, 인형을 빼앗긴 아이는 옆에서 억울해서 울고 있는데 인형을 획득한 아이는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그 인형과 신나게 놀 수 있는 것이다.

아이가 만 3~4세가 되면, 다른 사람을 다치게 하거나 피해를 주었을 때  잘못을 인정하고, “미안해.”라고 사과하는 것이 중요함을 가르치기 시작해야 한다. 발달 단계상 다른 사람의 감정을 충분히 이해하는 것은 아직 어려운 나이이기  때문에, 부모가 나서서 아이가 동정심을 가질 수 있도록 격려하고 도와주어야 한다. “ㅇㅇ가 울고 있네. ㅇㅇ의 기분은 어떨까? 누가 네 인형을 갖겠다고 널 밀치고, 네 인형을 빼앗아 간다면, 네 기분은 어떻겠니?” 여기서 중요한 것은, 아이가 잘못된 행동을 했다는 것을 이해하고 다음 부터 똑같은 문제 행동을 하지 않도록 지도하는 것이다.

세상에는 나 말고 다른 사람들이 있으며, 그 사람들을 다치게 하거나 피해를 주는 행동은 잘못된 것임을 강조하자. “ㅇㅇ는 그 인형이 무척 갖고 싶었구나. 하지만 그렇다고 다른 사람을 밀치거나, 물건을 빼앗는 행동은 옳지 않아. “ㅇㅇ야, 그 인형 내가 갖고 놀아도 돼?” 라고 먼저 물어보는거야.”

사과를 강요하지 않는다

화가 잔뜩 나 있는 상황이라도, 상대방이 잘못을 인정하고 진정성있는 태도로 사과를 한다면, 마법과도 같이 용서가 되고 화도 스르르 풀린다. 하지만, “미안해”라고 건성으로 말하고 그 상황을 대충 모면하려는 태도에는 오히려 화가 더 치밀기 마련이다. 어렸을 때부터 진정성 있는 사과를 올바르게 할 수 있도록 지도 하자.

아이가 전혀 미안한 감정을 못 느낀다면, 억지로 “미안하다고 말해!”라고 강요하지 않도록 유의하자. 그런 과정이 반복된다면, 아이들은 무조건 미안하다고만 말하면 그 상황을 쉽게 벗어날 수 있 수 있다고 생각하게 되고, 쉽게 “미안해”라고 말은 하지만 문제 행동은 개선되지 않고 반복하게 된다. 피해를 입은 상대방 아이를 먼저 살피는 것이 우선이지만, 내 아이가 왜 그런 행동을 하게 되었는 지, 전체 상황을 보는 것도 중요하다. 앞의 상황에서, 사실은 다른 아이가 먼저 내 아이가 가지고 놀던 인형을 빼앗아 달아나서, 화가 난 아이가 다시 빼앗아 오는 행동을 했다고 가정해보자.

아이는 상대방에 대한 미안한 감정 보다는 억울한 감정이 더 클 것이다. 문제 행동이 일어났을 때 무조건 사과하기를 강요하기 보다는, 왜 그 행동이 잘못되었고, 왜 사과를 해야하는 지를 이해 시키는 데 초점을 맞추자. 

사과하는 모습 보여주기

내 딸 아이 같은 경우는 초등학교 1학년 때까지도 또래 친구들에게 “미안해”라고 사과하는 것을 굉장히 힘들어 했다. 미안하다고 말하면 지는 것 같고 뭔가 자신이 손해 보는 느낌도 있을 뿐더러, 자신의 잘못을 인정함으로써 “나는 나쁜 아이”라고 인정하는 것 같은 두려움이 컸기 때문이다. 자신이 잘못을 해놓고도, 미안하다는 말 한마디 없이 오히려 뿔난 듯 도망가거나 등 뒤에 숨어버리는 딸 아이때문에 부모로서 무안한 감정을 느낀 적도 많았다. 그럴 땐, 딸 아이 대신 상대방 아이의 상태를 확인하고, 미안하다고 말하는 본보기를 보여주었다.

딸 아이와는 아이의 감정이 차분히 가라 앉았을 때 둘이서만 따로 그 상황에 대해 이야기 하며 무엇이 잘못 되었는 지 꼭 짚고 넘어갔다. 내 자신도 딸 아이한테 본의 아니게 실수하거나 미안한 감정이 들었을 때, 사과하는 것을 잊지 않았다. “아까 엄마가 소리 질러서 미안해. 아무리 화가 나도 소리지르는 것은 잘못된 건데, 미안해. 다음부터는 그런 일 없도록 너도 엄마가 말하는 것을 잘 들어주고 도와주면 좋겠어.” 언젠가부터 미안한 상황에서 자연스럽게 “미안해.”라고 말하는 딸 아이를 보고 뛸 듯이 기쁘고, ‘드디어 한 발짝 더 성장했구나’라는 대견함을 느꼈다. “미안하다”는 말은 상대방의 입장을 돌아볼 수 있는 지혜로움만 있다면 그리 어렵지 않다는 것을 어렸을 때 부터 깨달을 수 있도록, 부모가 먼저 “쿨하게 인정하고 사과하는 행동”을 아이에게 본보기로 보여주자.

격려와 칭찬해주기

이렇게 “미안해”라고 사과하는 방법을 배우는 것은 쉬운 과정이 아니다. 상대방의 감정을 이해하는 능력도 있어야하고, 자신의 잘못을 인정할 줄 아는 용기도 필요한 것이다. 아이가 실수를 인정하고 상대방에게 사과를 한다면, 격려해주고 칭찬을 아끼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용기있는 행동을 보였을 때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면, 아이의 자존심이 상하지 않고 유연한 대인관계를 갖는 데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정신의학의 3대 거장 중의 한 명인 칼 구스타프 융은 “유감스럽게도 아이들은 부모가 말하는 것을 보고 배우지 않고, 부모가 행동하는 것을 보고 배운다.”라고 말했다. 오늘부터라도 “미안해”라고 말할 줄 아는 쿨한 부모가 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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