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래스카는 1867년 러시아로부터 매우 싼 값에 매입한 것이다. 알래스카는 넓이가 172만 ㎢로써 미국에서 가장 넓은 주이며 미국 전체 국토의 17%, 콜로라도의 6배, 대한민국 남북한을 합한 면적의 8배 정도 되는 넓은 땅이다. 이 땅 가격은 720만 달러였는데, 1 에이커(4000㎡ = 1200평)에 2센트도 안 되는 싼값으로써 물가 상승률을 고려해도 공짜나 다름없는 것이었다.
땅 매입을 추진하던 사람이 William Seward 국무장관이었는데, 의회에서도 반대가 심했고 모든 언론과 국민으로부터 온갖 비난과 손가락질을 받았다. 당시 알래스카는 얼음과 눈으로 뒤덮인 쓸모없는 땅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땅 매입을 반대하던 사람들 중에는 “이렇게 큰 아이스박스가 왜 필요합니까? 정말로 얼음이 필요하다면 미시시피 강의 얼음을 깨다 장관의 집에나 채우시오!” 라고 직접 대놓고 반박하는 의원들도 많았다.
우여곡절 끝에 한 표 차로 매입 법안이 통과되었다. 그런데 법안이 통과되고 나니 여론이 더 악화되기 시작했다. 쓸모없는 땅을 매입하기 위해서 엄청난 예산을 낭비했다고 비난하였고 심지어 다시 매입을 취소하는 법안을 만들려는 움직임도 있었다.
그래서 알래스카라는 이름 대신 국무장관의 이름을 넣어서 ‘스워드가 한 멍청한 짓’(Seward’s Folly)이라고 부르기도 했다. 그런데 이렇게 조롱당하면서 매입한 땅이 100년도 지나기 전에 어마어마한 유전과 광물이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을 뿐 아니라 러시아와 대치하는 냉전 시대에 군사적으로 무척 중요한 가치가 있음이 확인되었고 알래스카로 인하여 미국이 얻은 경제적 이익은 계산할 수도 없는 천문학적 액수였다.
Seward 장관은 반대하는 사람들에게 “나는 눈 덮인 땅을 보는 것이 아니고 우리 세대를 위하여 매입하려는 것도 아닙니다. 나는 그 땅 밑에 감추어져 있는 무한한 보물을 바라보며 우리 후손들을 위해서 그 땅을 사려고 합니다”라고 하였다. Seward 장관은 미래를 볼 수 있는 탁월한 통찰력을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미래를 볼 수 있는 눈을 가진 사람은 황량한 사막이나 산속에서도 도시를 볼 수 있으며, 현재에 100년 후를 볼 수 있고, 미래에 일어날 일을 미리 볼 수 있는 사람이다.
미래를 볼 수 있는 눈은 누구나 가질 수 있지만 아무나 가질 수 없다. 끊임없이 노력하는 사람, 항상 사물의 이치를 생각하는 사람, 늘 자신을 돌아보는 사람, 쉬지 않고 책을 읽는 사람, 이 모든 것을 통하여 지혜를 터득한 사람만이 미래를 볼 수 있는 눈을 가질 수 있다.
성경에도 이와 비슷한 이야기가 기록되어 있다. 아브라함과 조카 롯이 같은 땅에 살면서 서로 자주 다툼이 일어나고 있었다. 아브라함이 롯에게 “우리는 한 친족인데 우리의 목자들이 서로 다투게 하지 말자. 네 앞에 땅이 있으니 나를 떠나가라. 네가 왼쪽을 택하면 나는 오른쪽을 택할 것이고 네가 오른쪽을 택하면 나는 왼쪽을 택할 것이다”라고 하였다.
이 말을 들은 롯은 망설임 없이 소돔과 고모라 땅을 선택하였다. 롯의 눈에는 소돔과 고모라는 물질적으로 풍성했고 요단강이 흐르는 지역이었기 때문에 물이 넉넉하게 있어서 가축을 키우기에 좋은 비옥한 땅이었다. 그러나 그 땅은 패악한 땅이었고 죄악이 들끓는 땅이었으며 타락한 땅이었다. 결국, 소돔과 고모라는 유황불로 멸망 당하게 되었다.
롯은 그 땅에 사는 사람들이 악하고 죄로 가득한 땅이라는 것을 보지 못했던 것이다. 롯은 영적 눈이 없었기 때문에 눈에 보이는 것만으로 판단하였고 그 결과 유황불이 내려서 멸망 당하고 말았다. 영적 분별력이나 통찰력이 없어서 세상을 정확하게 볼 수 없었던 것이다.
어떻게 하면 분별력이나 통찰력을 기를 수 있을까? 분별력은 “세상 물정의 옳고 그름을 정확하게 판단하는 능력”이라고 설명하고 있고 영어로는 discrimination, discernment로 번역될 수 있다. 통찰력은 “사물이나 현상을 꿰뚫어 보는 능력”이라고 정의하고 있으며 영어로는 insight라고 할 수 있다. 통찰력이 분별력보다 더 높고 깊은 개념이며 통찰력을 기르기 위해서는 삶을 통하여 지혜를 터득해야 한다.
지혜는 하루 아침에 길러지는 것이 아니다. 지혜를 기르는 지름길이 있는 것도 아니고 지혜를 기르는 특별한 방법이 있는 것도 아니다. 지혜는 오랜 기간 살면서 스스로 터득해야만 얻어지는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통찰력도 하루 아침에 길러질 수 없다. 삶의 긴 여정을 통하여 오랜 기간 공부하고 체험하고 돌아보고 반성할 때 자연스럽게 길러지는 것이다. 이렇게 통찰력을 기르는 과정에는 반드시 독서가 동반되어야 한다. 대부분의 성공한 리더의 독서량은 엄청나게 많다. 수천 권 이상의 책을 섭렵하면서 자연스럽게 터득한 것이 지혜이고 이렇게 얻어지고 길러지는 것이 통찰력이다.



책 읽는 습관은 어릴 때부터 훈련되어야 한다. 더구나 스마트 기기에 적응한 젊은 세대는 종이로 된 책을 잘 읽지 않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종이책은 활자만 읽는 것이 아니라 행간의 의미를 깨달을 수 있고 여백 속에 숨겨진 깊은 뜻을 생각할 수 있으며, 스마트 기기에서는 얻지 못하는 내용을 깨우칠 수 있다.
종이책을 읽는 습관과 훈련을 통하여 분별력이 길러지고 분별력이 깊어지면서 지혜가 터득되므로 결국 통찰력이 길러지는 것이다. 미래를 볼 수 있는 통찰력을 기르므로 세계를 변화시키고 Seward 장관처럼 후세에 귀한 선물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