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일, 3월 21,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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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처럼 주목 받는 대한민국의 존재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극복을 위한 국제 공조방안을 논의하는 주요 20개국(G20) 특별정상회의가 얼마 전 열렸다. G20 정상들을 화상으로 연결한 이 회의에선 감염병 대응 협력과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전략 등이 두루 논의됐다. 코로나19와 같은 전염병의 글로벌 팬데믹(대유행)은 국경·인종·종교를 가리지 않아 국제적 공조 없이는 해결할 수 없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정상회의였다.

 이번 정상회의에서 한국의 방역 사례는 다른 나라 정상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코로나19의 1차 파고를 겪은 한국은 초스피드 대량 진단과 방역, 모범적 의료시스템, 성숙한 시민의식 등에 힘입어 비교적 안정적으로 감염 확산을 막고 있다는 평가를 해외로부터 받고 있다. 지금 한창 코로나19의 2차 파고를 맞은 미국과 유럽에는 좋은 참고 사례가 될 만하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문재인 대통령과의 전화통화(24일)에서 진단키트 등의 긴급 지원을 요청한 것도 한국의 존재감을 드러낸 단면이었다.

 국제 외교무대에서 한국이 이처럼 주목 받은 것도 참으로 오랜만이다. 문재인 정부 들어 한국은 국제관계에서 소외감을 느낄 정도로 외교력을 잃었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코로나19 사태 와중에 상당수 국가가 우리에게 한마디 사전통보도 없이 한국인의 입국을 막고, 도착한 비행기마저 되돌려 보내는 일들을 당하면서 실감한 현실이다. 누가 뭐래도 중국과 북한만 바라봐온 ‘올인 외교’의 부작용으로 봐야 할 것이다.  한·미 동맹은 불안하고 한·일 관계는 파탄 지경인 것도 사실이다. 강제징용 판결과 일본의 수출규제, 한국의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 파기 등을 거치면서 한국은 미국으로부터 ‘골치 아픈 나라’, 일본으로부터는 ‘믿지 못할 나라’라는 취급을 받고 있다. 전통 우방들과의 관계가 이토록 위험했던 적이 또 있었나 싶다.

 국제 공조가 절실한 지금, 한국이 모범사례로 주목 받고 있는 것은 불행 중 다행한 일이다. 한국의 외교 위상을 되찾을 기회로 활용할 수 있어서다. 그러려면 방역 경험을 공유하고, 진단키트 등도 적극 지원하는 등 국제협력에 앞장서야 한다. 감염자가 연일 수만 명씩 늘고 있는 미국, 하계 올림픽까지 1년 연기한 일본, 의료시스템의 한계에 봉착한 유럽 각국에 우리가 먼저 따뜻하고 영리한 손길을 내밀어야 한다. 중국 일본 등이 한국인 입국을 제한할 때 끝까지 버텨주고, 600억달러의 한·미 통화스와프까지 체결한 미국의 외교를 곱씹어볼 필요가 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비롯하여 콜로라도를 포함한 각 주의 주지사들이 비상사태에 대한 브리핑을 할 때마다 대한민국이라는 모범사례가 반복적으로 언급이 되고 있다.  코로나19, 또는 COVID-19 이라는 명칭이 공식화 되기 전, 우한폐렴이니 차이나 바이러스니 하는 얘기가 나오기 시작할 때부터 동양인을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 않다는 것을 미국에 사는 교포들로서는 불안해 하지 않을 수 없었던 터라 지금의 방역모범생의 지위가 더욱 큰 위로와 위안이 되어준다.

 벌써 월 스트리트저널을 비롯한 여러 주요 매체들과 경제 연구소들이 팬데믹 이후의 변화된 세상을 예측해 보는 특집기사와 논문을 내 놓고 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범 국가적으로 가장 큰 영향을 주고 있는 코로나 사태가 지금까지의 국제관계 헤게모니(주도권)의 질서를 재개편 할 수 있다는 데에 그 초점이 맞춰져 있다. 정보화 혁명에는 앞섰지만 4차 산업혁명에는 미국 중국 등에 크게 뒤처져 있는 대한민국에게는 세계적 재앙이 된 이번 사태가 역설적으로 선진국과의 간극을 좁힐 마지막 기회가 될 수도 있다. 이 기회를 살리는 데 국가적 역량을 집중한다면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극적 반전을 이룰 수 있을 것이다.

김상훈 칼럼니스트
The Wine & Spirit Education Trust (WSET) Level II, 소믈리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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