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12월 3, 2022
Home 오피니언 김상훈 칼럼 모처럼 주목 받는 대한민국의 존재감

모처럼 주목 받는 대한민국의 존재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극복을 위한 국제 공조방안을 논의하는 주요 20개국(G20) 특별정상회의가 얼마 전 열렸다. G20 정상들을 화상으로 연결한 이 회의에선 감염병 대응 협력과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전략 등이 두루 논의됐다. 코로나19와 같은 전염병의 글로벌 팬데믹(대유행)은 국경·인종·종교를 가리지 않아 국제적 공조 없이는 해결할 수 없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정상회의였다.

 이번 정상회의에서 한국의 방역 사례는 다른 나라 정상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코로나19의 1차 파고를 겪은 한국은 초스피드 대량 진단과 방역, 모범적 의료시스템, 성숙한 시민의식 등에 힘입어 비교적 안정적으로 감염 확산을 막고 있다는 평가를 해외로부터 받고 있다. 지금 한창 코로나19의 2차 파고를 맞은 미국과 유럽에는 좋은 참고 사례가 될 만하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문재인 대통령과의 전화통화(24일)에서 진단키트 등의 긴급 지원을 요청한 것도 한국의 존재감을 드러낸 단면이었다.

 국제 외교무대에서 한국이 이처럼 주목 받은 것도 참으로 오랜만이다. 문재인 정부 들어 한국은 국제관계에서 소외감을 느낄 정도로 외교력을 잃었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코로나19 사태 와중에 상당수 국가가 우리에게 한마디 사전통보도 없이 한국인의 입국을 막고, 도착한 비행기마저 되돌려 보내는 일들을 당하면서 실감한 현실이다. 누가 뭐래도 중국과 북한만 바라봐온 ‘올인 외교’의 부작용으로 봐야 할 것이다.  한·미 동맹은 불안하고 한·일 관계는 파탄 지경인 것도 사실이다. 강제징용 판결과 일본의 수출규제, 한국의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 파기 등을 거치면서 한국은 미국으로부터 ‘골치 아픈 나라’, 일본으로부터는 ‘믿지 못할 나라’라는 취급을 받고 있다. 전통 우방들과의 관계가 이토록 위험했던 적이 또 있었나 싶다.

 국제 공조가 절실한 지금, 한국이 모범사례로 주목 받고 있는 것은 불행 중 다행한 일이다. 한국의 외교 위상을 되찾을 기회로 활용할 수 있어서다. 그러려면 방역 경험을 공유하고, 진단키트 등도 적극 지원하는 등 국제협력에 앞장서야 한다. 감염자가 연일 수만 명씩 늘고 있는 미국, 하계 올림픽까지 1년 연기한 일본, 의료시스템의 한계에 봉착한 유럽 각국에 우리가 먼저 따뜻하고 영리한 손길을 내밀어야 한다. 중국 일본 등이 한국인 입국을 제한할 때 끝까지 버텨주고, 600억달러의 한·미 통화스와프까지 체결한 미국의 외교를 곱씹어볼 필요가 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비롯하여 콜로라도를 포함한 각 주의 주지사들이 비상사태에 대한 브리핑을 할 때마다 대한민국이라는 모범사례가 반복적으로 언급이 되고 있다.  코로나19, 또는 COVID-19 이라는 명칭이 공식화 되기 전, 우한폐렴이니 차이나 바이러스니 하는 얘기가 나오기 시작할 때부터 동양인을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 않다는 것을 미국에 사는 교포들로서는 불안해 하지 않을 수 없었던 터라 지금의 방역모범생의 지위가 더욱 큰 위로와 위안이 되어준다.

 벌써 월 스트리트저널을 비롯한 여러 주요 매체들과 경제 연구소들이 팬데믹 이후의 변화된 세상을 예측해 보는 특집기사와 논문을 내 놓고 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범 국가적으로 가장 큰 영향을 주고 있는 코로나 사태가 지금까지의 국제관계 헤게모니(주도권)의 질서를 재개편 할 수 있다는 데에 그 초점이 맞춰져 있다. 정보화 혁명에는 앞섰지만 4차 산업혁명에는 미국 중국 등에 크게 뒤처져 있는 대한민국에게는 세계적 재앙이 된 이번 사태가 역설적으로 선진국과의 간극을 좁힐 마지막 기회가 될 수도 있다. 이 기회를 살리는 데 국가적 역량을 집중한다면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극적 반전을 이룰 수 있을 것이다.

김상훈 칼럼니스트
The Wine & Spirit Education Trust (WSET) Level II, 소믈리에

뉴스레터 구독하기

이메일을 남겨주세요. 중요한 최신 소식을 보내드립니다.

콜로라도 타임즈 신문보기

Most Popular

LA 코로나 감염 8월 이후 최고…실내 마스크 의무화 가능성

미국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카운티인 로스앤젤레스(LA) 카운티에서 겨울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하고 있다. ABC 방송은 2일 LA 카운티의 일평균...

[월드컵] ‘알라이얀의 기적’ 한국, 포르투갈 꺾고 12년 만의 16강

선제골 내준 뒤 김영권 동점골 이어 후반 추가시간 황희찬 결승골로 2-1 극적 역전승1승 1무 1패로 우루과이와 승점·골득실 차까지 같지만 다득점 앞서...

[월드컵] 우루과이 “2002년 한·일 월드컵 이후 이런 기분 처음”

20년 만에 조별리그서 좌절…매체·팬들, 아쉬움·실망감 역력 포르투갈과 한국에 밀려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문턱을 넘지 못한 우루과이는 침울한...

美 ‘동성커플 가구’ 100만 돌파…13년만에 100% 증가

美 전역 분포…워싱턴DC 동성커플 가구 비율 2.5%로 최고상원 이어 하원도 연말까지 동성결혼인정법안 가결할듯 미국에서 동성커플로 이뤄진 가구의 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