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서 치솟는 라임 값…그 뒤에는 카르텔의 검은 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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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새 2.7배 값 올라…카르텔의 농가 약탈에 생산량 급감

(멕시코시티=연합뉴스) 멕시코인들이 즐겨 먹는 과일 라임의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그 배경에는 라임 재배농에 대한 범죄조직의 횡포가 있다고 멕시코 언론들과 영국 일간 가디언이 전했다. 멕시코 통계청에 따르면 11일(현지시간) 기준 씨 없는 라임의 평균 도매가격은 1㎏당 67.50페소(약 3천940원)다. 1년 전 25.12페소에 비해 2.7배나 비싸고, 불과 일주일 전에 비해서도 30% 가까이 올랐다.    12일 멕시코시티의 한 슈퍼마켓에서 라임 1㎏은 84페소(약 4천900원)에 판매되고 있었다. 멕시코의 하루 최저임금(172.87페소)의 절반에 가깝다.

멕시코인들은 타코를 비롯한 대부분의 음식을 먹을 때 라임 즙을 곁들인다. 식당은 물론 노점상에서도 라임이 무제한으로 제공되곤 하는데 최근 가격이 치솟자 라임 인심도 박해졌다.

라임 값을 올린 것은 마약 카르텔들이다.

멕시코의 주요 라임 생산지인 서부 미초아칸주에서 최근 카르텔들의 영역 다툼이 거세진 가운데 전투 비용을 마련하기 위한 범죄조직의 주민 약탈도 더 심해졌다. 카르텔은 라임 농가들에게 보호비 명목으로 돈을 뜯어내는데, 더 많은 돈을 받아내기 위해 생산량을 제한하거나 가격을 설정해 인위적으로 라임 값을 올렸다.

미초아칸의 한 라임 포장업자는 일간 레포르마에 “그들(범죄조직)이 라임 가격을 정하고 수확할지 말지도 결정한다”며 재배와 수확, 포장, 운송 등 전 과정에 조직이 관여한다고 말했다. 카르텔의 횡포에 시달리다 못한 농민들은 라임 재배를 포기하기도 한다.

미초아칸주의 농민들은 현지 텔레비사 뉴스에 “치안 불안 탓에 많은 농지가 놀고 있다”며 “그들(범죄조직)이 우리 땅과 집을 빼앗고 라임 농장을 약탈했다”고 하소연했다. 그 결과 미초아칸주의 라임 생산량은 지난해 12월 기준 전년도보다 48% 이상 줄었다고 멕시코 통계청은 밝혔다.

멕시코에서 카르텔의 횡포 탓에 시장이 교란된 농작물은 라임만이 아니다. 역시 미초아칸주에서 주로 생산되는 아보카도 농가도 카르텔의 손아귀에서 신음하고 있다. ‘녹색 황금’으로 불리는 아보카도 재배 수익을 착취하기 위해 카르텔이 몰려들었고, 카르텔들의 보호비 강탈과 납치, 절도 등 범죄가 늘어나자 주민들은 자경대까지 만들어 스스로 지켜야 하는 상황이 됐다.

그 과정에서 전 세계 아보카도 값도 계속 오르고 있다. 멕시코 정부는 최근 전국적으로 라임 공급량이 부족하다며 이달 중순에서 이달 말 사이에는 라임 가격이 안정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