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떨기 나무와 나무 십자가 아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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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사람들 같았으면 자신의 조상이 묻힌 곳에 누웠을 여든이라는 꽤 많은 나이에 모세는 그 누구도 걷고 싶어하지 않는 광야 길을 지나 호렙산에 까지 장인의 가축들을 데리고 갔습니다. 어제와 마찬가지로 먹고 살아야 하니까요. 그곳에서 하나님은 기다리셨다는 듯이 모세가 지나가는 길에 흔하게 자라고 있던 특별 할 것 없는 떨기 나무 가운데서 불꽃으로 나타나 당신을 소개하십니다. 아브라함과 이삭과 야곱의 하나님…


40년전 까지만 해도 이집트의 언어로 교육을 받고 파라오 가족들이 누릴 수 있었던 최고의 교육과 음식을 먹었던 그가, 자신이 살던 왕궁에서 멀지 않은 마을에서 막노동하며 살던 히브리 노예들의 400년도 더 되었을 옛 조상들의 이름을 이전에 들어나 보았을까요? 그 이름들을 들은 후 과연 어떤 마음이 들었을까요? 우리가 조선 왕조를 이끌었던 전주 이씨들의 자손이라고 생각해 봅시다.


1600년대의 조상들은 궁궐 안에서 온갖 혜택을 누리며 살았겠지만, 현재의 나는 일하지 않으면 이번 달을 버텨낼 수 없는 가난한 노동자로 살고 있다면 옛 조상들의 이름이 나에게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 말입니다. 현실의 어려움을 해결해 주지 못한 이름들이라면 그냥 그런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은 아마 모세가 어렸을 때 히브리 민족의 친모에게서 잠시 자라나면서 어렴풋 들었을지도 모르는 그 이름들을 다시 들려 주시며 모세를 새로운 삶으로 인도하려 하십니다.


얼마전 세계적인 보이 그룹 BTS 가 군대를 마치고 세계공연을 하러 나가기 전 출정식 처럼 광화문에서 한 시간 짜리 무료공연을 펼쳤습니다. 팬도 아닌 제가 가슴이 찡하고 한국인인 것이 자랑스러웠던 것은, 그들의 완벽한 춤과 노래가 있는 화려한 무대 그리고 외국인들 마저 열광케 하는 한국인의 높아진 위상 때문이겠지요. 네, 우리는 이런 것을 좋아합니다. 내가 미국에 와서 남들이 부러워하는 자리에 있고, 혹 내가 아니면 자식들이라도 좋은 대학과 직장에 다니며 좋은 집에 살고 있으면 삶이 제법 괜찮은 것만 같습니다. 그런데, 우리 하나님께서 세상을 살아가시는 방식은 많이 다른 것 같습니다.
떨기 나무, 호렙산, 광야, 인생 다 산 것 같은 팔십대 남자, 자기 것이 아닌 장인의 가축떼나 돌보고 있는 무능해 보이는 남자에 도망자라니! 세상의 눈으로 어떻게 잘 봐줄 구석이 하나도 없습니다. 아마 이집트 언어도 40년 동안 광야를 돌아다니느라 안써 정말로 말이 어눌해졌을 수 있습니다. 이스라엘을 대표해 파라오 앞에 설 자신이 없었을 그런 모세인데, 하나님은 당신의 거대한 구원계획을 맡기기에 그리 이력이 좋지 않은 이에게 다가가고 계시니 하나님은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며 사시는지 이 좁은 마음과 나쁜 머리로는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예수님의 생애는 모세에 비하면 더 보잘 것이 없습니다. 동물들의 잠자리에서 태어나시고 사람들이 무시하는 시골 동네 나사렛에서 평범하기 그지 없는 목수로, 노총각으로 사시다 좀 뜬다 싶었는데 로마 제국의 잔인한 나무 십자가에서 외롭게 죽임 당하셨습니다. 죄의 노예로 살며 화려한 로마 문화를 은근히 사모하는 우리에게 하나님의 이런 방식들이 불편합니다. 아무리 성경을 뒤져 읽어봐도 탐욕과 즐거움, 화려함과 사람들로 부터 박수 받고자 하는 우리의 숨은 마음을 만족시켜주는 곳은 없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오늘도 부활주일을 월요일, Ridgeview 에서 Our Church 로 모입니다.


정성껏 준비한 장미와 안개꽃 묶음을 저희 집에 모여 함께 만들어 들고 가지만, 예배에 오라 해도 지속적으로 오지 않는 이들이 있습니다. 예배에 열심으로 참석하던 LC 형제님은 지난 주 몸이 아프면서 예배에 빠지더니만 오늘은 권유해도 별 볼일 없는 TV 를 보겠다며 예배에 참석하지 않습니다. 복도에 늘 나와 있는 인상 좋은 한 분은 밝게 우리에게 인사하지만 소중하게 준비한 복음을 들으려 하지 않습니다.


예수님의 십자가 길에 쉬지않고 늘 서성였던 사탄은 이때, 우리 보고 실망하고 좌절하라 합니다. 하지만 떨기 나무의 하나님, 높이 들린 나무 십자가의 하나님께서 이 소외되고 낡은 건물 안으로 들어와 기쁘게 찬양하라 하시니 오늘 이렇게 목이 터져라 노래합니다.
“예수 부활했으니 할~렐루야… 우리 부활 하겠네 하아아아 하알레엘루우야!”


2026년 4월 6일 (월)
Our Church
이성한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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