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10월 1,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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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기고-한국행 입출국 생생후기 2탄]팬데믹 속의 귀국길

전세계가 코로나로 들썩이는 요즘 지난 7월말부터 한 달 반 동안 우리 가족은 한국에 다녀왔다. 한국은 세계에서 코로나 방역에 성공했다고 평가 받는 몇 안되는 나라 중의 하나이기에 귀국하기 전부터 한국의 방역 상황에 관한 정보 수집을 하느라 바빴다. 정부에서 실시하는 내용들도 많지만 각 지방 자치 단체마다 운영되는 방식과 내용이 달랐기 때문에 귀국해서 어디에 머무는가에 따라 정보도 상당한 차이를 보인다. 그러나 한국에서 지내는 동안 나는 마음이 편했다. 코로나 증상이 있어도 의료 기관을 방문하기 어려운 미국과는 달리 조금이라도 증상이 보이면 바로 전문가에게 물어볼 수 있고 치료를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이 내 마음의 불안을 잠재웠던 것 같다. 그러나 돌아보면 귀국길이 절대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무사히 다녀왔기에 지금은 이렇게 기록을 남길 수 있는 여유까지 생겼지만 비행기 예약부터 어느 것 하나 순조롭게 진행되는 것이 없었다. 누군가 팬데믹 속에서 귀국을 해야만 한다면 내가 한국 귀국 길에서 보고 듣고 알게 된 것들이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먼저 비행기 예약. 귀국 한 달 전부터 비행기 티켓을 알아 보고 있었는데 재미있는 것이 몇 시간 차이로 있던 티켓이 갑자기 사라지거나 같은 조건에 훨씬 싸거나 혹은 훨씬 비싼 가격의 티켓이 올라오곤 했다. 시시각각으로 비행기 가격이 변하고 내가 예약한 비행기가 몇 번이나 취소되는 일이 벌어졌다. 많은 여행사들이 일단 판매를 시작하지만 예약자가 많지 않으면 항공사에서 그 비행기편 자체를 취소하는 일이 빈번하다고 한다. 결국 몇 번이고 다시 예약을 해야 하는 번거로움은 전부 여행자의 몫이다.

덴버 공항 탑승 게이트 앞 (한국으로 들어갈 때, 7월20일

티켓의 가격 역시 수시로 변한다. 인터넷에서 가격 비교 사이트를 찾아 적절한 가격과 내 일정에 맞는 티켓을 사기 위해서 나는 꼬박 1주일을 컴퓨터 앞에 앉아 있어야 했다. 그렇게 1주일만에 구한 티켓은 평소보다 가격이 많이 쌌다. 한 명에 약 $750정도에 유나이티드 항공 티켓을 구입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마저도 항공편 취소로 여러 번 변경을 해야 했었다. 항공사에서 직접 예약을 했다면 취소나 변경 사항에 관한 내용이 메일로 온다. 그러나 여행사를 통해서 예약했다면 항공사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직접 수시로 확인해야 한다. 실재로 내 경우, 돌아오는 항공편이 취소됐는데 여행사에서는 아무런 연락이 오지 않았다. 다른 일 때문에 확인할 것이 있어서 항공사 홈페이지를 보다가 내가 예약한 항공편의 취소 사실을 알았는데 항공사에서도 여행사에서도 연락이 오지 않았다. 항공사 상담실로 연락을 했더니 나처럼 여행사를 통한 예약인 경우, 그 여행사를 통해서만 변경이 가능하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그래서 여행사로 50여번이나 전화를 했지만 마지막까지 연결이 되지 않았다. 결국 미국을 떠나는 날 공항 항공사 카운터에 부탁해서 겨우 변경을 할 수 있었다. 지금처럼 비상시에는 항공권 구매시 여행사와 긴밀하게 연락을 취할 수 있도록 미리 알아두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또 수시로 항공사 홈페이지를 통해서 항공편의 변경을 직접 확인하는 것도 잊지 않도록!!

티켓을 손에 넣은 다음에는 숙소 찾기에 들어 갔다. 한국 정부는 외국에서 입국한 사람에게 무조건 귀국한 다음 날부터 14일간의 의무적인 자가격리 기간을 갖도록 하고 있다. 그래서 숙소를 정할 때는 14일간의 자가 격리가 가능한 곳을 찾아야만 한다. 가족이 한국에 있어서 집에 가는 것도 생각했지만 자가격리 기간 동안은 같은 공간을 이용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한국에 있는 가족과 철저한 분리가 가능하다면 모를까 보통의 경우 같은 집을 사용하는 것에는 상당한 무리가 따른다. 그래서 나는 Airbnb를 이용했다. 자가 격리가 가능한 곳은 사이트에 미리 명시를 해 둔 곳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곳이 더 많다. 결국 마음에 드는 집을 고르면 직접 호스트에게 연락을 해서 자가 격리 가능 여부를 물어 봐야 한다. 자가 격리를 환영하는 숙소는 그리 많지 않기 때문에 마음에 드는 숙소에 들어갈 수 있는지 없는지의 여부는 호스트에게 달려 있다. 내 경우 마음에 드는 4곳에서 자가 격리 불가능이라는 연락을 받아야 했다.

평소라면 7월, 8월은 학생들의 방학과 직장인의 휴가가 맞물려 어디를 가든 여행객으로 넘쳐나겠지만 팬데믹이라는 상황은 사람들의 생활과 생각을 바꿔 버렸다. 덴버 공항에서 샌프란시스코 공항까지 국내선을 이용했는데 덴버 공항은 생각보다 사람들이 많았다. 나는 모든 가게가 문을 닫고 최소한의 인원만으로 공항이 움직이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평소보다는 적었지만 일하는 사람들도 많았고 공항 내에 있는 가게는 영업중(레스토랑 안에서는 사람들 사이의 간격6피트가 유지되고 있었다)이었으며 각 게이트는 비행기를 타려는 사람들로 붐비고 있었다. 국내선이라서 그런지 특별한 검역 절차는 하나도 없었다. 또 지금은 비행기 좌석도 모든 승객의 옆자리 한 자리를 비우는 것이 일반적인데 국내선은 그렇지 않았다. 물론 곳곳에 빈 좌석이 눈에 띄기는 했지만 가족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3명이 나란히 앉아야 하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텅 빈 비행기 좌석들
 (7월20일, 샌프란시스코 공항에서 인천 공항, 유나이티드 항공)

샌프란시스코 공항은 덴버 공항과 상황이 많이 달랐다.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당시 캘리포니아주는 확진자의 폭발적인 증가로 다시 ‘Stay at Home Order’가 내려진 상황이었다. 공항 안에 있는 모든 레스토랑은 ‘CLOSED’가 걸려 있었고 레스토랑 내부의 의자들은 거꾸로 뒤집어 놓았다. 간신히 햄버거 가게를 하나 찾아서 끼니를 해결할 수 있었는데 문을 연 가게가 없다보니 한참을 기다려 겨우 햄버거 하나를 살 수 있는 그런 상황이었다. 또 공항 내에 있는 사람들도 덴버에 비해 상당히 적었고 탑승 게이트 앞에 앉아 탑승을 기다리는 사람들의 수도 덴버에 비하면 눈에 띄게 적었다.

한국의 인천 공항을 향하는 국제선 숭객은 대부분이 한국인과 주한 미군이었다. 비행기 좌석을 보면 가족이 아닌 사람들은 옆 좌석을 비웠고 이렇게 에코노미 클래스는 꽉 찼다. 그리고 이코노미 플러스 승객은 전부 5명, 비즈니스 승객은 2명이었다. 코로나 이후 대부분의 항공사 재정 상태가 좋지 않다는 말을 많이 들었지만 비행기를 타고 보니 그 말이 실감났다. 언제쯤이면 여행객으로 북적이던 예전의 활기를 되찾을 수 있을까. 텅텅 빈 비행기 안의 모습은 13시간의 비행 동안 나에게 많은 생각 거리를 던져 주었고 덕분에 나는 지루하지 않은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이기적이지만 보편적인 생각을 했다. 옆 좌석이 비어 있으니 좁은 이코노미석도 여유가 생겨 피곤하지 않은 비행을 할 수 있었다고. 사람의 마음이란 참으로 주관적이다.

‘자가격리자 안전보호 앱’ 설치 안내 (인천공항 도착, 7월21일)

약13시간의 비행 끝에 드디어 우리 가족은 인천 공항에 도착했다. 비행기 안에서는 3종류의 서류가 배포되는데 보통의 상황이라면 세관 신고서만 제출하면 되지만 이번에는 그 외에도 Health Declaration Form(건강 상태 조사표)와 Travel Record Declaration(특별 검역 신고서)를 제출해야 한다. 내 경우 비행기에서 내릴 때 스튜어디스가 이 서류들을 수거해 가는 바람에 입국 심사 전 검역 담당관 앞에서 모든 사항을 다시 적어야만 했다. 검역 담당자 말이 서류들은 자신이 가지고 있다가 처음 들르게 되는 검역 신고장에서 제출하는 것이라고 한다. 그러니 다 적은 서류는 꼭 자신이 가지고 가도록!

첫 검역 신고장에서 이 서류들을 제출하고 한국에서의 숙박지, 한국내 전화 번호, 주소를 확인한다. 물론 체온을 재서 개인 서류에 기입하는 작업도 이곳에서 이루어진다. 그리고 가지고 있는 핸드폰에 ‘자가 격리자 안전 보호앱’을 설치해야 하는데 젊은 사람이라면 간단하게 끝나지만 평소 이런 기능을 쓰지 않는 사람이라면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그러니 탑승 전에 미리 앱스토어에서 다운로드해 두는 것이 좋다. 물론 공항에도 앱 설치에 관해서 도움을 주는 사람들이 있지만 모두가 도움을 받기는 어렵다. 이렇게 앱 설정이 끝나면 마지막 화면에 나를 담당하는 공무원의 연락처와 이름이 나온다. 자가 격리가 끝날 때까지 모든 연락은 이때 정해진 공무원과 이루어진다.

인천공항 입국자 검역장

두번째 검역장을 담당하고 있는 사람들은 군인이었다. 역시 숙박지와 연락처를 적어 내야 하는데 여기서는 내가 적어낸 번호로 전화를 걸어 입국자와의 관계, 입국자와 빈번하게 연락을 취할 수 있는지의 여부를 확인한다. 그러니까 한국에서 연락 가능한 사람을 미리 찾아둘 필요가 있다. 이렇게 같은 작업을 3번이나 반복하고 난 후에 겨우 짐을 찾으러 갈 수 있었다. 짐을 찾아서 도착 출구로 나오면 다시 한번 서류를 작성하고 숙박지까지의 이동 방법을 확인 받아야 한다. 일반 대중 교통은 이용할 수 없고 입국자 전용 버스 또는 콜밴을 이용해야 하는데 전용 버스는 도착 출구 바로 앞에 행선지별로 부스가 있어서 신청을 하면 시간에 맞춰서 탈 수 있다.

모든 검역이 끝나고 받는 검역 확인증 (인천공항 도착, 7월21일)

서울과 경기도는 버스편이 제법 있었지만 지방은 콜밴으로 이동하는 것 밖에는 방법이 없다. 콜밴은 공항에 등록이 되어 있어서 만일 확진자가 나올 경우 추적이 가능하게 되어 있다. 콜밴은 인터넷에서 미리 예약을 해도 되지만 만약 그렇지 못했다고 해도 도착 출구에서 안내를 해주니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서울 시내는 대략 $60-70정도. 그러나 지방으로 가게 되면 지역에 따라 가격이 달라지는데 부산까지는 약 $300정도 든다고 한다. 이렇게 2시간 이상 걸린 입국 수속이 끝나고 가까스로 숙소에 도착할 수 있었다.

자치단체에서 공항 대기중 (인천공항 도착, 7월21일)
인천 공항 마지막 검역장-이동수단 확인 (인천공항 도착, 7월21일)

모든 입국 수속이 끝나면 의무적으로 코로나 검사를 받아야 하는데 우리가 한국에 도착한 시간이 저녁이라 당일 검사를 받을 수 없어 안내만 받고 다음 날 관할 보건소에서 검사를 받았다. 숙소에서 보건소까지는 걸어서 30분 정도 거리라 담당 공무원은 걸어서 오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했지만 그 날은 비가 왔기 때문에 택시를 타도 괜찮다고 했다. 택시를 탈 경우는 모두 뒷좌석에 앉아야 하고 창문을 열어야 하며 마스크를 하고 절대 말을 하지 말라고 신신당부를 했다(지방에 사는 지인의 경우 구급차로 담당 공무원이 숙소까지 데리러 오고 검사를 받고 돌아갈 때는 다시 구급차로 숙소까지 바래다 줬다고 했다. 그런 걸 보면 역시 자치 단체별로 차이가 있는 것 같다). 그렇게 보건소에서 코로나 검사를 받고 나면 작은 박스를 하나씩 주는데 이 안에는 손 세정제, 쓰레기 봉투, 마스크, 체온계, 격리 통지서 수령증이 들어 있다(사진 참조). 격리 통지서 수령증은 바로 작성해서 사진을 찍거나 스캔해서 담당 공무원에게 보내야 한다. 이렇게 우리의 자가 격리가 시작됐다.

(마포구) 보건소, 해외입국자 코로나 검사 (한국입국 다음날, 7월22일)

자가 격리 이틀째 되는 날 아침 일찍, 전날 받은 코로나 검사 결과 가족 모두 음성이라는 통지가 문자로 날아들었다. 다행이었다. 격리 기간 동안 매일 해야하는 일이 있다. 공항에서 설치한 앱으로 하루에 2번 체온을 재고 몸 상태를 담당 공무원에게 보고해야 한다. 만약 이 연락이 없거나 종일 움직임이 감지되지 않으면 앱을 통해서 엄청난 소리의 알람이 울린다. 알람은 바로 끄면 아무 문제가 되지 않는다. 이 작업은 14일 동안 계속된다.

자가 격리 기간 가장 큰 문제는 식사와 쓰레기다. 그래도 한국은 배달 문화가 발달되어 인터넷으로 검색해서 바로 주문을 하거나 전화를 걸어 주문하면 어디서든 맛난 음식을 먹을 수 있다(앱스토어에서 ‘배달의 민족’을 찾아 설치하면 자신이 있는 곳에서 배달 가능한 모든 종류의 음식점을 찾을 수 있고 바로 주문도 가능하다. 그러나 이 앱을 사용할 때는 한국 핸드폰 번호와 한국의 은행에서 발행된 신용 카드가 필요하다. 외국에서 살고 있는 내 경우 한국 전화 번호가 없고 한국 은행에서 발행한 신용 카드가 없어서 주문하는데 애를 먹었다. 카드를 사용하지 않고 음식을 가지고 왔을 때 결제를 하는 방법도 있으나 코로나 때문에 많은 음식점들이 카드 결제를 원했다. 우리는 대부분 다른 사람에게 부탁해서 주문을 했었다)

구청에서 받은 자가격리자용 방역 물품

쓰레기 처리는 몹시 힘들다. 특히 여름이다보니 금새 벌레가 생기고 냄새가 나서 집 안에 2주간의 쓰레기를 모아 두는 것이 쉽지 않았다. 보통 음식물 쓰레기는 물기를 빼서 냉동실에 보관한다. 격리 기간 동안에 음식물 쓰레기는 물론이고 일반 쓰레기나 재활용 쓰레기도 밖으로 배출할 수 없게 되어 있다. 이 모든 쓰레기는 14일간의 격리가 끝나면서 한꺼번에 내놓아야 하는데 이 때 보건소에서 받은 봉투를 이용한다. 흰색 일반 쓰레기 봉투와 오렌지색 봉투가 있는데 오렌지색 봉투는 원래 감염 가능성이 있는 의료용 폐기물 전용이다. 여기에 음식물과 일반 쓰레기를 모두 담아서 다시 한번 흰색의 구 전용 쓰레기 봉투에 담아 정해진 날짜에, 정해진 장소에 내 놓는다. 그러나 이에 대한 처리는 자치 단체마다 다르다. 어떤 자치 단체는 그 쓰레기를 직접 가지러 오기도 한다는데 내가 머물렀던 마포구는 전화했더니 그냥 정해진 곳에 내놓으라고 해서 그렇게 했다. 14일 동안의 격리는 생각보다 힘든 시간이었다. 특히 어린 아이가 있는 경우 충분한 놀거리를 제공해주지 않으면 상당히 어려운 격리 생활을 해야할 것이다.

우리가 14일간의 격리를 끝내고 밖으로 나왔을 때는 공한 방역 덕분에 사람들의 경계심이 느슨해져 있었다. 저녁이 되면 음식점과 술집에는 사람들이 넘쳐 났고 낮에도 곳곳에서 마스크 없이 모여 담배를 피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그래도 마스크에 대한 인식이 서양 사람들과 달라 마스크 착용률은 비교적 높았던 것 같다. 이렇게 한국의 코로나 상황은 안정되는 것처럼 보였다. 그러다 8월15일을 기점으로 한국에서 확진자는 다시 늘어나고 걷잡을 수 없는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었다.

그런 상황에서 나는 다시 미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생각보다 공항 이용객은 많았다. 미국의 학기가 시작된 탓인지 유학생들이 많이 눈에 띄었다. 출국 심사를 마치고 게이트를 찾아 이동하면서 묘한 광경을 목격했다. 공항내 면세점에 물건이 하나도 없다는 사실이었다. 문을 닫은 것이라기 보다는 텅 빈 진열대를 정리하는 점원들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이유를 물을 수는 없었지만 언제쯤이면 물건으로 꽉 차고 손님들이 북적이는 면세점의 모습을 되찾을 수 있을지 생각하니 씁쓸했다. 출국에는 탑승 전 체온을 재는 것 외에 어떤 특별한 절차도 없었다.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면서 11시간의 비행 끝에 샌프란시스코에 도착했다. 이 곳 역시 7월에 미국을 떠나올 때와는 사뭇 다른 모습을 하고 있었다. 더나 올 때는 썰렁해서 찬 기운마저 느껴질 정도였는데 8월의 샌프란시스코 공항은 많은 사람들로 북적이고 있었다.


입국자가 워낙 많아서 입국 심사만 1시간30분이 넘게 걸린 탓에 덴버행 비행기 시간에 늦을까봐 얼마나 마음을 졸였는지 모른다. 탑승 20분전에 무사히 게이트까지 올 수는 있었지만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몰려 있을 줄은 정말 몰랐다. 더 놀란 사실은 덴버 공항. 이미 평소의 모습을 찾았다고 해도 될 정도로 공항은 사람들로 넘쳐났다. 놀랐다.

북적이는 샌프란시스코 공항(돌아오는 길, 8월 31일)

덴버 공항에서 집까지는 Green Ride를 이용했다. 평소에는 행선지에 따라서 남아 있는 좌석을 만들지 않고 여러 그룹이 함께 출발하는 형태였으나 지금은 코로나로 인해서 운행 방식이 바뀌었다. 단 한명이 예약을 하더라도 그 차는 그 한 사람만 태운다. 택시와 같은 개념이라고 하겠다. 나와 아들은 공항에서 Louisville 집까지 $125를 냈다. 물론 이건 인터넷으로 예약하면서 미리 결제해야 한다. 그러면 내가 공항에 도착하는 시간에 맞춰서 집합 장소로 차가 온다. 그리고 도착 시간이 가까워지면 운전사가 문자로 자신의 위치를 알려준다. 한가지 주의할 점은 비행기가 연착되거나 문제가 생겨서 약속 시간보다 늦어질 경우 한 시간에 25달러가 추가된다는 사실. 나는 한 시간이나 일찍 도착해서 한참을 기다려야 했다. 담당 운전사에게 일찍 연락을 받아서 좀 일찍 올 줄 알았지만 처음 예약할 때의 시간에 정확히 맞춰서 나타났다. 그렇게 6주간의 귀국 일정은 끝났다.


한 달 반만에 돌아온 집은 변함없이 날 반겨 주었고 콜로라도의 맑고 푸른 하늘은 한국에서 내내 비만 보다 온 나와 아들에게 더없이 행복한 미소를 짓게 했다. 팬데믹 상황에서 비행기를 타고 장시간 떠난다는 사실은 많은 불안감을 느끼게 만들지만 꼭 가야 할 일이 있는 경우, 정확한 정보를 수집해서 준비하고 주의한다면 불안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다. 언제쯤 이 상황이 종료될지 아무도 모르지만 지금은 스스로가 자신을 지키기 위한 노력을 해야할 때가 아닌가 싶다.

이문숙 (Ph.D., Visiting scholar, University of Colorado Boulder)

coloradotimeshttps://coloradotime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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