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로라도 곳곳에서 산불 소식이 이어지면서 “예전처럼 오후에 소나기라도 한차례 내려줬으면 좋겠다”는 주민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덴버와 프런트레인지 지역은 여름철 오전에는 맑고 덥다가, 오후가 되면 서쪽 산악 지역에서 구름이 피어오르고 해질 무렵 짧은 소나기나 천둥번개가 지나가는 몬순 날씨(Monsoon weather)가 많있다. 그러나 올해 6월 말부터 7월 초까지는 이런 전형적인 오후 소나기가 예년보다 덜 보인다는 체감이 크다.
먼저 몬순은 한국어로 계절풍이라고 부른다. 계절에 따라 바람의 방향과 수증기 흐름이 달라지면서, 여름철에는 따뜻하고 습한 공기가 대륙 안쪽으로 들어와 비와 뇌우를 만드는 현상이다. 한국에서는 장마와 연결해 이해하기 쉽지만, 콜로라도의 몬순은 며칠씩 이어지는 장맛비라기보다 로키산맥을 따라 오후 소나기와 뇌우가 자주 발생하는 여름철 기상 패턴에 가깝다.
콜로라도의 여름 소나기는 단순히 날씨가 덥다고 생기지 않는다. 멕시코만, 캘리포니아만, 동태평양 쪽의 따뜻하고 습한 공기가 남서쪽에서 북상하고, 이 공기가 로키산맥을 타고 상승해야 구름이 크게 발달한다. 여기에 대기 불안정과 바람 방향이 맞아야 오후 소나기와 뇌우가 만들어진다. 콜로라도 기후센터는 북미 몬순이 특히 남서부 콜로라도의 7~9월 강수에 큰 영향을 준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올해 초여름에는 이 수증기 통로가 덴버 메트로까지 안정적으로 열리지 않았다. 국립기상청 덴버·볼더 사무소는 6월 말 고산지대에 따뜻하고 건조하며 바람이 강한 조건이 이어졌고, 화재 위험이 커졌다고 밝혔다. 이는 습한 몬순성 공기보다 건조한 남서풍과 강한 바람의 영향이 더 컸다는 뜻이다.
7월 초에도 비가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었다. 산악 지역이나 일부 평원에는 고립성 소나기와 뇌우가 나타났지만, 덴버 전역에 매일 오후 소나기가 내려오는 안정적인 몬순 흐름은 아니었다. 특히 강한 고기압성 더위가 자리 잡으면 뜨거운 공기가 대기 위쪽을 덮는 ‘뚜껑’처럼 작용해 구름 발달을 막을 수 있다. 이 경우 산악 지역에 구름이 생기더라도 덴버까지 비를 끌고 내려오기 어렵다.
엘니뇨도 배경 요인으로 볼 수 있지만, 덴버의 6~7월 오후 소나기 부족을 엘니뇨 하나로 단정하기는 어렵다. 엘니뇨의 영향은 계절 전체의 큰 대기 흐름에 나타나는 경우가 많고, 특히 가을과 겨울에 더 뚜렷하다. 덴버의 특정 시기 소나기 부족은 지역적인 수증기 유입, 바람 방향, 고기압 위치가 더 직접적인 원인으로 보인다.
다만 몬순이 끝난 것은 아니다. 7월 들어 수증기가 조금씩 증가하면서 오후와 저녁 소나기·뇌우 가능성이 다시 확대될 수 있다는 전망도 화요일(7일) 나오고 있다. 올해 덴버의 오후 소나기는 사라졌다기보다, 시작이 늦고 수증기 흐름이 불안정한 상태에 가깝다.
산불이 잦은 여름에는 짧은 소나기라도 반갑게 느껴진다. 그러나 콜로라도의 몬순성 소나기는 지역별 차이가 크고, 때로는 비보다 번개와 돌풍을 먼저 몰고 올 수도 있다. 필요한 것은 단순한 한차례 비가 아니라, 멕시코만과 캘리포니아만 쪽 수증기가 프런트레인지까지 안정적으로 연결되는 지속적인 몬순 흐름이다. 그 흐름이 열리면 덴버의 여름 오후 하늘에도 다시 먹구름과 천둥소리가 돌아올 가능성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