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미국 주도의 유인 달 탐사 프로그램 ‘아르테미스’를 추진하기 위한 국제협력 원칙인 ‘아르테미스 협정’에 27일 공식 서명하면서 10번째 참여국에 이름을 올렸다. 아르테미스 프로그램은 미국이 1972년 아폴로17호 달 착륙 이후 50여년 만에 달에 우주인을 보내기 위한 국제 유인 달 탐사 프로그램이다.
지난해 10월 영국, 일본, 이탈리아, 호주, 캐나다, 룩셈부르크, 아랍에미리트(UAE)가 미국 주도의 아르테미스 협정에 서명했고 같은해 11월 우크라이나가 추가로 서명하며 합류했다. 그동안 발사체 ·위성에 초점을 맞췄던 한국의 우주개발은 내년 8월 한국형 달 궤도선(KPLO)을 발사하며 우주 탐사 문을 본격적으로 두드린다. 아르테미스 참여는 이같은 국내 우주 탐사에 대한 의지와 시너지를 내며 우주산업이 한단계 도약하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미국은 2017년 12월 11일 ‘미국의 유인 우주 탐사 프로그램 활성화’를 담은 우주정책 지침에 당시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하며 아폴로 프로젝트 이후 50여년 만에 유인 우주 탐사 계획을 공식화했다. 이후 2019년 5월 2024년까지 우주인을 달에 착륙시키는 프로그램의 이름을 ‘아르테미스’로 정했다.
아르테미스 프로그램은 크게 2단계로 나뉜다. 1단계는 2024년 유인 달 착륙 성공이다. 이를 위해 올해와 내년 우주인을 태운 달 궤도 비행에 나선다. 2023년에는 우주인이 거주할 수 있는 전력 모듈, 주거 및 물류 모듈 등을 달에 실어나른다. 2단계는 우주 탐사를 위한 달 기지 ‘루나 게이트웨이’를 2028년까지 구축하고 2030년대 화성 유인 탐사를 위한 전초기지를 만든다.
아르테미스 협정(Artemis Accords)은 미국 중심의 아르테미스 프로그램에 협력하는 국가들의 협력 원칙을 담고 있다. 평화적 목적의 탐사, 투명한 임무 운영, 탐사시스템 간 상호운영성, 비상상황시 지원, 우주물체 등록, 우주탐사시 확보한 과학 데이터의 공개, 아폴로 달 착륙지 등 역사적 유산 보호, 우주자원 활용에 대한 기본원칙, 우주활동 분쟁 방지, 우주잔해물 경감 조치 등이 주요 내용이다.
NASA는 아르테미스 계획을 보조하기 위해 달에 과학 실험 장비와 로버를 실은 착륙선을 민간에 위탁해 보내는 ‘상업 달 탑재체 서비스(CLPS)’를 진행하고 있다. NASA 혹은 다른 협력국이 개발한 과학 탑재채를 보낼 우주 택배사를 선정하는 것이다.
택배사는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스페이스X, 제프 베이저스의 블루 오리진 등 14개 기업이 참여하고 있다. 올해에는 애스트로보틱스가 달에 11개의 탑재체를, 인튜이티브 머신즈가 5개를 보낼 예정이다.
NASA는 광범위한 원칙뿐만 아니라 아르테미스를 추진하며 민간 우주기업과 국제 파트너와의 협력도 강조했다. NASA가 작성한 문서 ‘아르테미스 플랜’에도 더 많은 국가와 기업들의 참여를 유도하는 동시에 미국의 리더십을 강조하고 있다. 미국이 구 소련과의 냉전 시대 독자 추진한 아폴로 프로젝트와는 차별화된다.
미국을 포함한 아르테미스 협정 참여국들의 민간기업들도 이미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보잉은 아르테미스를 위한 NASA의 우주발사체 ‘스페이스론치시스템(SLS)’ 개발을 책임지고 있다. 달 착륙선 제작사는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스페이스X가 단독 선정됐다.
아르테미스 협정 참여국들의 민간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지만 아르테미스 협정에 뒤늦게 합류한 한국은 아직 분명한 역할은 없다. 미국 중심이긴 하지만 국제 우주탐사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일원이 된 것만으로 민간 우주산업 육성과 우주 분야 국제협력에 도움을 줄 것이라는 기대감은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