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앞마당에 있는 돌들을 걷어내고 천(Landscape fabric)을 까는 일을 A 에게 맡겼다가 아주 힘든 일을 겪었습니다. 총공사비 $1,600 이 들었는데, 그 사이에 여러 번 가격을 올리려 했고, 딸 생일이라며 돈을 미리 달라고 해서 주었더니, 일하러 오기로 한 날에 오지 않았을 뿐 더러, 일이 다 끝나지 않았는데 나머지 돈을 다 달라고 해서 애를 먹었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일은 끝났고 비싼 경험했다 치고 넘어갔습니다. 헤어질 때는 A의 고등학생 조카를 위해 따로 팁을 챙겨 주기까지 했습니다.
그렇게 여름이 지나갔고, 4개월이 지난 지금 쓰레기통이 들고 나는 앞 마당 길에 잡초나지 말라고 깔아 놓은 검은 천이 듬성 듬성 드러나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문제가 무엇인지 이전에 이미 알고 있었습니다. A 가 작업할 때, 돌을 제대로 긁어내지 않고 일을 하길래 뭐라 했더니, 원래 다 이러는 거라고. 다른 집주인들은 돌 위에 천을 깔고 돌을 그 위해 부어 깐다고 하길래, 찜찜 하면서도 믿어 보았습니다. 하지만, 원래 작업은 이랬어야 합니다. 돌들을 다 걷어내고 땅이 드러나면 그곳에 검은 천을 새로 깐 다음에 걷어낸 기존의 돌들을 깔아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안에 있던 돌들에 천이 찢겨져 구멍이 나고 금방 잡초가 올라올 것입니다. 그래서 오늘은 마음을 다 잡아먹고 이 문제를 좀 해결해 보려고 앞마당에 쭈그리고 앉았습니다.
위에 있는 돌을 삽으로 조심해서 걷어내니, 예상대로 돌들이 천 밑에 그대로 박혀 있습니다. 이렇게 돌들이 천 밑에 있으니, 천 위에 있는 돌들의 양이 부족해서 검은 색 천이 곳곳에 보일 수 밖에 없었고 두꺼운 천에 구멍을 낸 것입니다. 잡초 뽑는 쇠꼬챙이(Hand Weeder)로 땅을 파서 돌들을 파내니 옆에 수북이 쌓입니다. 그렇게 꼬박 두 시간을 쭈그리고 앉아 했지만 겨우 제 다리 3개 정도 밖에 되지 않는 공간만 해결했을 뿐입니다. 일하는 시간 내내, 저의 마음을 사로 잡았던 것은, ‘처음 할 때 제대로 했으면 좋았을 것을…’, ‘에이, 힘든데 그냥 놔둘까?’ 였는데, 이것이 우리의 믿음생활에 교훈을 줍니다.
바울은 자신이 개척한 고린도 교회에 여러 문제가 발생하자 편지를 썼습니다. 그의 신실한 동역자인 아볼로와 자신을 두고 사람들이 두 패로 나뉘자, 건물을 짓는 예를 들며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 나는 하나님께서 나에게 주신 은혜를 따라, 지혜로운 건축가와 같이 기초를 놓았습니다. 그런데 다른 사람이 그 위에다가 집을 짓습니다. 그러나 어떻게 집을 지을지 각각 신중히 생각해야 합니다. 아무도 이미 놓은 기초이신 예수 그리스도 밖에 또 다른 기초를 놓을 수 없습니다.
누가 이 기초 위에 금이나 은이나 보석이나 나무나 풀이나 짚으로 집을 지으면, 그에 따라 각 사람의 업적이 드러날 것입니다. 그 날이 그것을 환히 보여 줄 것입니다. 그것은 불에 드러날 것이기 때문입니다. 불이 각 사람의 업적이 어떤 것인가를 검증하여 줄 것입니다. 어떤 사람이 만든 작품이 그대로 남으면, 그는 상을 받을 것이요, 어떤 사람의 작품이 타 버리면, 그는 손해를 볼 것입니다. 그러나 그 사람은 구원을 받을 것이지만 불 속을 헤치고 나오듯 할 것입니다.”
(고린도전서 3:10-15. 새번역)
교회에 가다가 믿음에서 멀어진 분들이 있습니다. 이민 2세대의 젊은 이들 중에 어른들이 교회에서 멱살 잡이에 서로 고발하는 것을 보면서 아예 기독교를 떠났다는 이야기들은 이제 놀랍지도 않습니다. 교회가 답답한 세상의 해방구여야 하고 어두움 속에 빛이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것은 집을 엉뚱하게 지었기 때문입니다. 예수로 시작하였어도, 명예, 돈, 욕심, 중독, 시기, 질투, 교만, 성적 타락등 이루 말할 수 없는 나쁜 건축자재를 섞어 날림으로 내 멋대로 집을 지으면 언젠가 반드시 불에 타버리고 후회할 것이라고 바울은 경고합니다. 대강 대강, 좋은게 좋을 수 없습니다.
돌 파내기를 그치고 일어나 허리를 펴려 하나 안 펴집니다. 노모의 굽은 등이 생각납니다. ‘지난 봄, 이 아픔과 불편함으로 아들 미국에서 왔다고 한 상 그득히 음식을 하셨겠구나’. 구부정한 채 거실로 들어와 마루 바닥에 어구구 소리 내며 드러누워 근육이 펴질 때 까지 기다립니다. 도저히 혼자서 이 일을 하는 것이 억울하고 힘에 겨워 A에게 용기를 내서-아실지 모르겠는데 저는 싸움을 잘 하지 못합니다- 앞 마당을 찍은 사진과 함께 텍스트 메시지를 보냅니다. 대답이 없다가 사진을 nextdoor.com 이라는 동네 사람들의 이야기 마당에 올리겠다 하니 즉각 답이 옵니다. 책임을 서로에게 돌리다 둘 다 조심하면서 11월초에 만나 이야기 하기로 했습니다.
A 는 이 기회를 통해 또 다시 돈을 받아내려고 할까요? 저는 착한 사람 신드롬에 사로 잡힌 채 기분 나빠하며 또 휘둘릴까요? 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앞 마당의 문제를 대강, 대강, 좋은게 좋은거라며 덮고 넘어갈 수는 없습니다. 이야기가 잘 안되면 저 혼자서라도 바닥에 깔린 돌을 파낸 후, 검은 천을 그 위에 새로 깐 다음 다시 돌을 덮어 잡초가 올라오지 않도록 제대로 단단히 만들어 놓아야만 하겠습니다. 그것은우리의 믿음의 집을 그 어떤 불에서도 견뎌낼 수 있는 집으로 세워가겠다는 약속의 돌들이니까요.
2024년 10월 16일 (수)
믿음의 집 공사 현장에서
이성한 목사 올림













